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59)
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59)
  • 경남일보
  • 승인 2015.10.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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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거제 19번째 선상문학예술축제 열리다(2)
거제 선상 문학예술축제는 한국문인협회와 거제문인협회가 공동으로 여는 축제라 한국문협의 본부팀과 문인들이 일정부분 참여하면서 이루어진다. 지난 9월 12일 오후 3시부터 유배문학 세미나가 열렸고 이번 주제는 고려말 정서가 지은 ‘정과정’노래를 거제와 동래 어디서 지었는가에 대한 열띤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사실 시나 노래가 어디서 창작되어졌는가를 아는 일은 시가 가지는 정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과정’의 경우 동래설이 오랫동안 굳혀져 있었는데 그 이후에 거제설이 제기되었다. 정서라는 신하와 고려 의종과의 관계에서 나온 것이므로 거제에 의종이 폐왕이 되어 유폐되어 있었다는 것과 관련지워 보는 것도 하나의 강력한 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날 동래정씨 종중 대표가 나와 인사말을 한 것이 이색적이었다. 우리 종중에서는 우리 선조가 동래에서 지었다는 것이나 거제에서 지었다거나 하는 것은 그 하나로의 결론이 그리 중요하지 않고 어디든 우리 선조를 이름으로 높여 주시기만을 바란다고 했다. 이날 토론이 끝난 다음 좌장인 양왕용 교수는 동래와 거제로 잇는 고려가요 노래 벨트를 형성하는 관광 콘텐츠 개발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언한 것이 주목이 되었다.

유배문학세미나가 있기 전에 문효치 이사장의 특강이 있었는데 제목은 ‘환경의 변화와 시적 대응’이었다. 원고에는 자연생태와 공생 교감하는 시를 들 수 있고, 생태계 파괴현상 고발의 시를 들 수 있고, 공해로 인한 인간 피해상황 고발의 시를 들 수 있는데 이를 통합하는 복원 모색의 시를 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문효치 이사장은 원고 밖에서 체험론을 펼치는 것이 이날 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나는 요즈음 나비나 날파리나 굼뱅이 같은 미물들을 소재로 많이 씁니다. 이때의 주제는 이들 미물도 인간과 똑 같은 자격으로 자연과 우주질서에 참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어릴 때 뱀과 관련된 체험을 한 바가 있습니다. 한 번은 하학하고 집으로 오는 논길에서 뱀 한 마리를 만나 막대기로 쳐서 상처를 입혔습니다. 그런 뒤 큰 어미뱀이 우리집 마당이나 울타리 아래로 빙 빙 도는 것이었어요. 그때 우리 할머니가 야야, 니 어제 뱀을 건드린 일이 있어? 하고 묻는 것이었지요. 그렇다고 했더니 어미뱀이 집안을 도는 것은 일종의 시위이고 그러지 말라는 의미의 시위인 것이야. 미물이라 하여 깔보거나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것이야.하고 말씀하셨어요. 요즘 쓰는 시는 그런 미물의 역할이거난 공유하는 정서 같은 것입니다.”

그날 문효치 이사장의 특강, 세미나에 이어 거제무용협회가 제작한 기획 공연 ‘거제 의종 폐왕무’가 공연되었다. 고려시대 무신란으로 거제 둔덕 기성(폐왕성)으로 유배를 왔던 의종의 의지와 심경을 긍정적으로 재조명하는 창작 무용극이었다. 스케줄이 밀리어 늦은 저녁을 먹는 가운데 참가자들을 위한 음악공연이 베풀어졌다. 즐거운 공연과 오락이 이어졌고 이어 ‘소망풍등제’를 거제예술회관 4층 호텔 연회장 바깥 테라스에서 가졌다. 거제문인협회(양재성 회장)는 거제시인협회를 관리 협회로 운영하면서 회장과 몇몇 회원들이 구성원으로 있는 밴드공연부를 운영하는 것이 특색이다. 직전 경남문인협회 회장이자 직전 경남문화예술위원회 이사장인 고영조 시인이 이들 공연부의 실기 고문격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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