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전통문화축제 맛보기 (9)진해 연도여자상여소리
경남전통문화축제 맛보기 (9)진해 연도여자상여소리
  • 이은수 기자
  • 승인 2015.10.07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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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의 손길로 망자를 애도하는 섬마을 장례

경남전통문화축제 맛보기 (9)진해 연도여자상여소리

 

뒷풀이


진해연도여자상여소리는 여자들이 상여를 메고 장례를 치를 수 밖에 없었던 섬마을인 연도마을 고유의 장례풍습이다.

◇ 유래

연도여자상여소리는 남자들이 멀리 고기잡이를 나갔기 때문에 여자들만이 섬에 남아있을 수 밖에 없었던 섬 고유의 실제생활에서 여자들이 행한 장례풍습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섬 실제생활 속에서 근거를 두고 있다.

옛날 연도 동편에는 장사샘이 있었는데 이 샘물을 마시면 장사가 되거나 아니면 불구자가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전에는 이 연도에 힘센 사람과 불구자가 많았는데 장사가 되면 반드시 뱃길을 괴롭히는 악인이 되어야 하는 운명을 지녀야 했으므로 이런 화를 면하기 위하여 섬사람들은 장사샘을 아예 메워 버렸다 한다.

그 뒤로 연도에는 힘센 남자를 기피하는 인식이 생겼고 여자들이 생활을 주도하게 되었다. 어업으로 섬을 비우는 남자들, 장사샘을 메워 힘도 별로 없게 된 남자들, 그래서 여자들이 상여를 메고 장례를 치를 수 밖에 없었던 생활상으로 인해 연도여자상여소리가 탄생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발인제
평토제


◇전승과정

연도여자상여소리는 육지로부터 4km 떨어져 있는 자그마한 섬인 진해 웅천1동 연도마을에 행해져 온 이 마을 고유의 장례풍습이다. 총면적 0.5㎢에 현재 72세대 145명이 살고 있는 연도는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고려 말 또는 조선초기부터 주민이 거주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고기잡이로 생계를 이어 왔으며 남자들은 대부분 고기떼를 찾아 거의 1년 내내 집을 떠나 있었기 때문에 마을에 초상이 나면 부득이 여자들이 장례를 지내온 것이 유래가 되어 이 마을의 고유한 풍속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또한 이곳은 워낙 작은 섬이라 묘지로 인하여 그나마 작은 생활터전이 잠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을 맞은편에 있는 무인 도서인 솔섬을 장지로 정하여 수백 년간 이를 철저히 지켜왔다. 연도여자상여소리는 이곳 섬마을 여인네들의 꿋꿋한 생활의지를 잘 묘사해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례식의 애절함을 더 한층 짙게 하는 이 고장의 전통적인 장례의식이다.

◇특징

연도여자상여소리의 특징은 앞소리꾼으로부터 상여꾼에 이르기까지 여자들만으로 상여행렬이 이루어지며 안장 후 봉분을 만들 때에도 남자들은 궂은 일만 하고 여자들이 대야, 바지게 등으로 흙과 잔디를 운반하는 철저한 여자중심의 장례풍습이다.

여인들이 부르는 상여소리는 망자를 애도하는 애절함을 더 한층 짙게 해주며 장례의식이 모두 끝난 후 흥겨운 가락과 율동으로 봉분 주위를 돌며 고된 상여의 피로와 슬픔을 털어 버리고 내일을 위해 다시 마음을 가다듬으며 마을로 돌아오는 섬마을 여인들의 강한 의지가 돋보인다.

연도여자상여소리는 이곳 주민들의 유일한 보금자리인 섬을 지키기 위한 슬기가 담겨 있으며 망자의 마지막 가는 길이 뱃길이라는 점은 섬에서 태어나 평생을 바다와 함께 살아 온 섬 주민들의 숙명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상여운구


◇작품내용

이번 제3회 경남전통예술축제에 참가하는 진해연도여자상여소리는 총 5개의 출연과장으로 진행된다.

△제1과장 : 하직인사

장례전일 빈 상여를 메고 앞소리꾼의 소리에 맞추어 동네 주위를 돌며 하직을 고하는 의식으로 본 작품에서는 출연단의 입장으로 대신한다.

△제2과장 : 발인제

영구가 묘지로 행하기 직전에 행하는 발인제는 고인이 평생을 살아온 정든 섬을 이제 영원히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며 온 마을 사람들이 참석하여 애도한다.

△제3과장 : 상여 운구

상여의 운구는 도보로 선창까지 운구하고 선창에서 장지인 솔섬까지는 배로 운구한 후 가파른 산정을 오르기 위해 문상객들도 합세하여 상여에 줄을 달아 앞에서 끈다.

△제4과장 : 상여안장 및 평토제

흙이 귀한 솔섬에서 봉분을 만들기 위하여 여인들이 지게, 바지게, 삼태기, 함지 등으로 흙과 잔디를 운반하는 군일을 하고 평토제도 지낸다.

△제5과장 : 뒤풀이

봉분작업이 모두 끝나면 장례에 참석했던 모든 여인들은 타고 온 배에 타고 연도섬으로 돌아오면서 소리꾼과 함께 풍물을 치면서 망자의 혼을 위로하고 상주와 유가족의 슬픔을 덜어주는 한편 섬에서 태어나 평생을 험한 바다와 함께 살아온 섬 여인들의 처절한 한풀이로 끝난다.

◇진해 연도여자상여소리를 만드는 사람들

▲민유식=앞소리, 상여끌기 ▲심순이=앞소리, 상여끌기 ▲박정순=꽃상여, 징 ▲여명자=곽, 가래 ▲전순선=곽, 북 ▲정수련=곽, 꽹과리 ▲오복환=꽃상여, 장구 ▲김길옥=지고 ▲박봉여=꽃상여, 가래 ▲배영애=곽, 가래 ▲김영애=곽, 가래 ▲조영선=곽, 가래 ▲김은예=꽃상여, 가래 ▲박종애=방틀, 가래 ▲이임선=운아 ▲이말선=운아 ▲이찬순=명정 ▲이갑선=공포 ▲김순희=앵이 ▲김은희=앵이 ▲정동찬=축문 ▲이영대=상제 ▲허정기=상제 ▲최윤연=여상제 ▲문영술=상여소리깃대 ▲김숙이=발인, 평토제 ▲문정숙=발인, 평토제, 술먹이기 ▲김정윤=만장, 방틀, 삽 ▲조영숙=만장, 평토술마시기, 함지 ▲장현주=만장, 평토술마시기, 함지 ▲윤옥순=만장, 지게 ▲이덕순=만장, 괭이 ▲김순열=만장, 방틀, 삽 ▲김수선=만장, 괭이 ▲최외숙=만장, 곡괭이 ▲윤외숙=만장, 괭이 ▲김상연=만장, 곡괭이 ▲유명혜=만장, 방틀, 짚소쿠리 ▲조정수=만장, 항아리 ▲전정희=만장, 가래 ▲공병택=백관, 군일꾼 ▲서종철=백관, 군일꾼 ▲김종국=백관, 뱃사공 ▲홍석언=백관, 군일꾼 ▲나민준=백관 ▲박현주=만장, 가래 ▲김나연=만장, 삽 ▲이조이=앞소리 ▲김정현=만장, 가래 ▲김소영=만장

자료·사진 제공=진해여자연도소리보존회
이은수기자



 
하직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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