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시월 (이문재 시인)
시월 (이 문재 시인)
투명해지려면 노랗게 타올라야 한다
은행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은행잎을 떨어뜨린다
중력이 툭, 툭, 은행잎들을 따간다
노오랗게 물든 채 멈춘 바람이
가볍고 느린 추락에게 길을 내준다
아직도 푸른 것들은 그 속이 시린 시월
내 몸 안에서 무성했던 상처도 저렇게
노랗게 말랐으리, 뿌리의 반대켠으로
타올라, 타오름의 정점에서
중력에 졌으리라, 서슴없이 가벼워졌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시월
노란 은행잎들이 색과 빛을 벗어던진다
자욱하다, 보이지 않는 중력
-------------------------------
* 중력은 모든 것을 끌어내리고 시간과 상처마저 내려 앉힌다.
잎사귀에 가려있던 하늘이 더 푸르고
성가시게 어지러운 것들을 앙금으로 제 모습으로 찾게 한다.
시월은 누구라도 시인이 되게 하고 눈가에 이슬을 요구한다.
얼른 옛 애인에게 편지라도 쓰고 싶은 계절.(주강홍 시인)
시월 (이 문재 시인)
투명해지려면 노랗게 타올라야 한다
은행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은행잎을 떨어뜨린다
중력이 툭, 툭, 은행잎들을 따간다
노오랗게 물든 채 멈춘 바람이
가볍고 느린 추락에게 길을 내준다
아직도 푸른 것들은 그 속이 시린 시월
내 몸 안에서 무성했던 상처도 저렇게
노랗게 말랐으리, 뿌리의 반대켠으로
타올라, 타오름의 정점에서
중력에 졌으리라, 서슴없이 가벼워졌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시월
노란 은행잎들이 색과 빛을 벗어던진다
자욱하다, 보이지 않는 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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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력은 모든 것을 끌어내리고 시간과 상처마저 내려 앉힌다.
잎사귀에 가려있던 하늘이 더 푸르고
성가시게 어지러운 것들을 앙금으로 제 모습으로 찾게 한다.
시월은 누구라도 시인이 되게 하고 눈가에 이슬을 요구한다.
얼른 옛 애인에게 편지라도 쓰고 싶은 계절.(주강홍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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