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딸기야, 네가 참 좋다
[농업이야기]딸기야, 네가 참 좋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10.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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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수출농식품연구과 과장)
딸기야, 새콤달콤한 맛으로 입안을 군침 돌게 만드는 네가 나는 참 좋다.

한입에 쏙 들어오는 크기, 그래서 자르지 않고, 깍지 않아도 먹기 편한 네가 참 좋다. 네 몸에는 참 좋은 성분이 듬뿍 들었다지. 그 중에서 비타민C는 레몬과 오렌지보다 훨씬 많아 면역력을 높여서 감기예방 효과가 크다고 하데. 또 너는 피부에 멜라닌 색소 축적을 막고, 그래서 기미와 주근깨를 예방하고, 무엇보다도 네가 품고 있는 유황성분은 여드름을 완화시켜준다니. 나는 네가 좋다.

당당한 경남 시대를 알리는 붉은 색 만큼이나 매혹적으로 다가서는 네가 나는 참 좋다. 너는 장미와 함께 ‘장미과(科)’라는 집안 소속이더구나. 70~80년대 영화에 너의 이름을 딴 산딸기 시리즈 애로영화가 있었지. 아마 고혹적인 너의 아름다움 때문 일거야. 요즘 노래제목 중에 ‘어머님이 누구니’ 라는 노래가 있지. 엄마로부터 아름다움을 물려받았을 거라는 추측 때문에 붙여진 제목인 것 같다. 너의 매혹적인 모습을 보니, 나 또한 너의 엄마와 아빠가 누군지 0~ 찾아보니 네가 잉태된 것이 참 오래 되었구나.

콜럼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시기가 1492년이니까, 그 무렵 네 엄마와 아빠를 유럽으로 데려다가 네덜란드에서 결혼시켜 네가 태어났단다. 물론 그때는 지금처럼 예쁘진 않았어. 그냥 길쭉한 것이 별로였어. 그러던 것이 자꾸 개량되어서 요즘의 모습을 갖게 되었지. 그런 네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조선말 경이란다. 10여 년 전 까지만 해도 대부분 외국산 품종이 재배되었는데, 최근에 품종을 열심히 만들어서 금년에는 우리 품종이 재배면적의 87%를 차지할 정도로 힘을 키운 네가 참 장하다. 그런데 사람들의 마음은 너무 빨리 변하지. 네가 아무리 예쁘더라도 금방 싫증을 느껴. 그런 마음을 붙들려고 참 열심히 노력했지. 이번에 농업기술원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사랑을 듬뿍 받을 만한 품종 2개를 만들어 호적에 올릴 준비를 마쳤다지.

케이팝 가수들만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게 아니야. 너도 홍콩에서,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에서 거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고 있더구나. 90% 이상이 우리 경남 출신이야. 참 대견한 일이야. 그리고 너는 경남 농산품 중에서 두 번째로 돈벌이가 되는 품목이더라. 벼가 첫 째라지만 면적이 넓다보니 그렇다 치고, 너는 2,398ha정도의 좁은 면적에서 4천 5백억 원 정도를 벌어주니 입이 벌어질 수밖에. 몸에도 좋고, 국제적으로 사랑도 받고, 또 호주머니도 두둑이 채워주는 네가 나는 참 좋다. 달콤하고, 새콤하고, 한입에 포근히 다가오는 매혹적인 너의 모습에 빠질 수밖에 없구나. 만날 날이 참 기다려진다. 딸기야 나는 네가 참 좋다.

홍광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수출농식품연구과 과장)

 
홍광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수출농식품연구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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