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54>대전 이야기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54>대전 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10.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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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톳길 맨발로 걷다보면 발바닥이 "야호"
계족산황톳길 안내도
▲ 튀김소보로


대전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1956년 대전역 앞에서 작은 찐빵집으로 시작된 성심당 튀김소보로와 부추빵.

이외에 딱히 내세울 만한 것은 별로 없다. 하지만 대전 사람들은 매운 두부 두루치기가 바로 대전 음식 중 으뜸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다.

1박 1일 일정의 대전에서 처음으로 찾은 곳은 청주해장국이다. 1937년 청주 무심천변에서 해장국을 처음 만들기 시작하여 70년대 초 대전으로 이전 현재에 이르기까지 60년 넘게 대를 이어 해장국을 만들어온 전국 최대 규모의 해장국전문점이다. 우리 고유 전통의 우수한 토속 음식을 현대에 맞게 개발하여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내는 집이다. 모처럼 동행한 산우들과 마주하여 통오징어 선지해장국 황태해장국 등을 시켜놓고, 가을 초저녁 만찬을 여유 있게 유성에서 즐겼다.

맛있는 선지국과 통오징어가 짱이라고 즐거워하며 바로 앞에 있는 족욕체험장을 찾았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한 족욕체험장은 4개 족욕장을 갖추고 있어 200명을 동시에 수용 가능하고, 연중무휴로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 16시간 운영된다.

깨끗하게 씻은 발을 41℃의 온천수에 담그니 순식간에 한 주간의 피로가 날아가는 듯하다.

밤이 깊어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부는 시간이 되어도 그칠 줄 모르는 정담은 숙소인 월평동무지개아파트로 옮겨 계속하다 대전 투어를 위해 꿈나라로 들었다.

 
▲ 한밭수목원


이틑날 아침, 둔산선사유적지를 찾았다. 대전광역시기념물 제28호로 지정된 둔산선사유적지는 한국토지개발공사에서 택지개발 공사를 하던 중 우연히 발견하여, 충남대학교박물관과 한국선사문화연구소에 의해 발굴작업에 들어가 마무리된 유적지다.

발굴 결과 둔산 정상부의 능선을 따라 동남쪽에서 청동기시대 유적, 그 동쪽에서 구석기시대 유적, 북쪽에서 신석기시대 유적이 발굴되었다.

그중 청동기시대의 집터 3기는 도로개설을 위해 원래 발견된 자리에서 북쪽으로 약 15m 지점으로 옮겨 선사유적공원으로 조성하였는데, 망치돌 몸돌 격지 등의 석기가 출토되어 공주 석장리와 비슷한 특징을 띠고 있다.

유적지를 나와, 시원하게 뚤린 청사로를 걸어 정부대전청사를 찾았다. 중앙행정기관의 지방이전으로 균등한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국토 균형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건립된 정부대전청사는 기능성 상징성 개방성 문화예술성 등을 적절히 조화시키면서 행정의 효율성과 대민 서비스 향상을 위한 근무환경 조성에 주력하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구축한 최첨단 빌딩이다. 20층 높이의 4개동으로 건물 면적은 20만㎡. 청 단위 11개 중앙행정기관들이 입주해 있으며, 공무원 41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밭수목원으로 향했다. 정부대전청사와 엑스포과학공원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한밭수목원은 근린공원으로 지정된 둔산대공원의 일부로 대전예술의전당, 평송청소년문화센터,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등과 함께 명실상부한 문화 예술의 메카다.

전국 최대 인공수목원으로 각종 식물종의 유전자를 보존하고 있다. 한밭수목원의 동절기 관람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일요일과 휴원하는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수목원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할 수도 있다. 열대식물원 참나무원 대나무원 특산식물원 목단원 등을 둘러보며 도심에서도 이런 정겹고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음에 감사했다. 산우들을 재촉하여 계족산 용화사로 갔다.

 
▲ 계족산성
 
▲ 계족산황톳길


용화사는 계족산 기슭에 있는 작은 절. 대웅전 옆에는 10세기 초 후백제 때의 것으로 추정되는 석불입상이 있어 아주 오래된 사찰이다. 석불입상이 모셔져 있던 용화전이라는 전각과 불 탄 초가 한 채만 있던 곳에 인성스님이 불사를 일으켜 대웅전과 요사채를 짓고, 전각 안에 있던 높이 약 2.5m의 용화사석불입상을 현 위치로 옮겨 대전광역시유형문화재 제26호로 지정되었다. 불상 머리의 육계는 뾰족한 편이고, 얼굴은 타원형에 눈 코 입이 작은 편이며, 다소 경직된 듯 보이지만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불의는 양 어깨를 모두 덮은 통견 양식으로서 가슴에서 유자 형태의 두꺼운 주름선을 표현했다. 인상은 부처님이 결가부좌한 상태로 전체적으로 왼손은 내리고 오른손은 들어 올린 아미타인을 취하고, 왼손을 내려서 손바닥을 앞으로 향하게 한 여원인은 중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 준다는 의미가 있어 유명하다.

이제 절 왼쪽의 임도를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오르막이 아닌 내리막길을 걸으니 이상한 기분도 들지만 신선하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니 너무 행복하다. 죽림정사 앞에서부터는 제법 깎아지른 길이라 땀깨나 흘린 후 봉황정에 올라서니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휴식과 함께 경치를 즐긴 후 숲길삼거리에 도착하니 말로만 듣던 황톳길이다. 넓은 황톳길에 물을 뿌려 이겨놓아 맨발로 걷기 좋게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황톳길걷기를 즐기고 있다. 숲속맨발걷기라는 주제로 전국 최초로 시도한 건강여행길은 여행전문기자들이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으로, 한국관광공사에서는 꼭 가봐야 할 명소로 선정했다. 유엔환경어린이회의에 참석한 100개국 500여명의 외국 어린이들과 세이셸공화국의 미셸 대통령이 맨발로 걸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황톳길걷기와 계족산성답사 팀으로 나누어 이제 또 다른 볼거리인 계족산성을 향한다. 식장산을 잇는 능선을 따라 약 30여 기의 크고 작은 산성들이 분포하고 있는데, 이처럼 많은 산성이 분포하는 것은 대전이 백제의 수도를 방어하기 위한 요충지로서 그 전략적인 중요성이 매우 컸던 곳으로 생각된다.

그 규모와 전략적인 중요성에서 단연 돋보이는 곳이 바로 이 계족산성이다. 백제의 부흥군과 신라의 김유신이 싸웠다는 기록이 있으며, 군사전략상 신라에서 지금의 공주인 웅진에 이르는 웅진도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였던 주요거점의 하나로 삼국쟁패기의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성내에는 남문터 우물터 장대터 건물터 등이 남아 있고 1991년 사적 제355호로 지정된 곳이다.

지름길을 찾아 용화사로 바로 내려와 황태명가로 달려간다. 황태구이와 황태어글이를 주문했다. 황태어글이는 황태를 껍질 채 발효시켜 양파 황기 녹각 등을 넣어 무쇠솥에 24시간 고아 발효시킨 보양식. 식감 좋고 고소한 두부를 황태어글이에 넣고 새우젓으로 간하여 한 입하니 한마디로 굿이다. 숙취해소에는 물론 속을 따뜻하게 데우는데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 용화사석불입상
통오징어
황태구이와 황태어글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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