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감자에 대한 오해와 이해
[농업이야기] 감자에 대한 오해와 이해
  • 경남일보
  • 승인 2015.10.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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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실 (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 장은실 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포슬 포슬‘ 잘 삶겨진 햇감자는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그냥 감자만으로도 맛있지만, 감자는 우리 식탁에서 반찬으로도 쓰임새가 너무나 많은 작물이다.

오래전 식량이 부족했던 시절 감자는 굶주림을 달래는 구황작물로, 가난을 대변하는 작물이기도 했지만 요즘 감자는 그 지위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감자를 주재료로 한 고급 과자에서부터 우리 식탁을 풍요롭게 하는 온갖 요리 재료로, 또는 메인으로, 그 역할과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여기에 최근에는 웰빙 바람을 타고 감자가 함유하고 있는 영양성분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감자에 대한 큰 오해 중 하나가 탄수화물 덩어리여서 ‘살찌는 식품’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감자를 자세히 관찰해보면 금방 오해가 풀린다.

감자에는 비타민C, 비타민B군 복합체, 칼슘, 칼륨, 철분, 마그네슘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해 지방과 당질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고 공복감도 줄여줘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감자는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아 옛날부터 함께 해 왔을 것 같은 친근한 작물이다. 그런데 감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기를 보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데 놀란다.

약 180여 년 전, 조선후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심겨지기 시작했다는 여러 기록들이 있지만, 정확한 경로는 알 수가 없다.

그리 오래지 않은 감자가 우리 삶에, 또 식탁에 빠르게 보급된 이유는 무엇일까? 옛날부터 우리 민족은 칡뿌리, 더덕, 인삼 등 뿌리 식물을 식용과 약용으로 이용을 해 왔기 때문에 감자에 대한 거부감이 덜했던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다.

감자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나 많다. 요리는 물론이고, 인류 역사에까지 등장하는 작물이기도 하다.

우리보다 감자를 많이 먹는 유럽에서도 기근을 해결한 역사가 있고, 우리나라도 보릿고개를 겪던 시절 굶주린 배를 채워주던 고마운 작물이 바로 감자다. 최근에는 이 감자가 또 한 번 인류를 구할 슈퍼 푸드가 되려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도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지구의 종말이 점점 다가오면서 새로운 터전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과학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 내용에서 상세히 다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이 과정에서 우주 비행사들이 수십 년 동안 기약 없는 우주 비행을 하는 동안(물론 동면에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신진대사는 필요할 듯) 먹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 했을까 하는 의문도 가질 수 있다.

여기에 감자가 또 나온다. 앞으로 다가올 우주시대를 대비해 미국 항공우주국인 NASA(나사)가 준비한 프로젝터가 바로 우주 감자다.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고, 재배조건도 까다롭지 않은데다 단위면적당 수확량도 다른 작물에 비해 월등히 많은 감자가 우주식량으로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지난 1995년 미국에서는 우주왕복선 콜럼비아호에 감자를 실어 우주재배시험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나는 감자를 좋아한다. 그래서 시장이나 마트에서 토실토실한 감자만 봐도 마음이 설레고 뿌듯해짐을 느낀다.

감자가 어디서 왔건 언제 들어왔건 그건 나에게 중요치 않다. 지금 감자는 내가 좋아하는 식품이며, 앞으로 우리 국민, 아니 인류와 오랫동안 함께할 중요한 작물임에 틀림없다는 결론을 조심스레 내려 본다.

장은실 (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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