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일모일발무비병이 급금불개필망국
一毛一髮無非病耳 及今不改必亡國
[경일시론] 일모일발무비병이 급금불개필망국
一毛一髮無非病耳 及今不改必亡國
  • 경남일보
  • 승인 2015.11.02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수기 (논설고문)
망국과 동족간 전쟁을 거친 비극의 땅이란 역경 속에서도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60여년 전 67달러에 불과했던 GNP가 3만 달러로 커졌다. 광복 70년 만에 무역규모 1조 달러에 세계 경제대국인 10위권 반열에 올랐다. 세계에 뜨거운 한류열풍을 일으킨 민족임을 상기한다면 자긍심과 애국심을 치켜세울 여지는 여전히 충분하게 남아있다. 14억 명에 세계 2위라는 중국의 여권은 45개국밖에 갈 수 없지만 대한민국의 여권은 172개국을 갈 수 있다.

하나 전쟁, 천재지변, 경제 등 언제든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그럴 때 어떻게 하면 위기를 빨리 극복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그간의 어려움에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절실함을 갖고 헤쳐 나갔기 때문에 경제대국이 됐다. 문제는 온 나라가 안보, 경제 등 공포에 휩싸여 있는데도 여야는 국정화 등을 놓고 갈등이 여전하다. 경영을 책임진 여권·대통령·정부와 야당은 불안과 공포를 잠재울 조치가 너무나 허술, 국민들을 분노케 한다. 최근 해외경제 전망이 더 불확실해지면서 ‘누구도 안녕하지 못한 갈길 먼 살얼음판 세계경제’가 아무래도 심상찮다


살얼음판 세계경제 아무래도 심상찮다

정치 수준이 후진국에 머무는 이유는 정치인들과 국민 모두에게 있다. 특히 정치판을 흐리는 데는 국민들이 한몫했다. 정당과 정치권이야 자기 이익을 챙기려 상대를 헐뜯고 대립하게 마련이지만, 그런 행태를 보고 동조하는 국민의식이 더 문제다. 능력도, 철학도, 의지도 없는 3무(無)정치권이 되면 국민과 나라는 불안하고, 고달프고, 희망도 없는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게 된다. 이만하면 충분히 경험했고, 대가를 치르지 않았는가. 함께 일어나 준엄한 역사의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다.

정치권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선동전문’가들이 판을 치고 있다. 무엇보다 부활하는 일본 제조업에 비해 몰락하는 한국의 제조업이 사상 첫 매출이 감소, 되살릴 방안이 급하다. 정치권이 밥그릇 싸움에 몰두하는 동안 아파트값 폭등, 청년 실업 등 해결해야 할 민생과제가 방치되고 있다. 정치권의 ‘사생결단식 밥그릇 싸움’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총선 밥그릇 싸움도 지겹다. 내년 총선 때 국기를 흔든 무책임한 여야 의원들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개혁이 시급하다. 내부가 건강하지 않을 때 밖에서 찬바람이 불어닥치면 생각지도 못한 곤경에 빠진다. 원래 죽어야 하는데 죽지 않고 살아남기는 했으니 시체와 같은 상태인 영업이익으로 은행이자도 못내는 ‘좀비기업의 급증’이다. IMF 때보다 더 불황이라는 경제는 바닥에다 민생이 파탄에 빠지도록 해 신망을 받지 못하면 국가나 정당이 아니다.


정치권, ‘선동전문’가들이 판 치고 있다

다산 정약용은 ‘경세유표(經世遺表)’ 서문에서 “털 하나 머리카락 하나 병들지 않은 게 없다.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일모일발무비병이(一毛一髮無非病耳) 급금불개필망국(及今不改必亡國)’의 개혁 불가피성을 강조한 점을 지금 정치권이 새겨들어야 할 말씀이다. 경고음이 울렸지만 개혁의 ‘혁신정책’이 실종한 정부여당의 실망, 야권의 재·보선 참패 등 궤멸수준의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결국 무엇이 찾아오는지는 자명하다.

이수기  (논설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