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인구 백만의 서부시대를 열자
[경일시론] 인구 백만의 서부시대를 열자
  • 경남일보
  • 승인 2015.11.0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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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수필가)
진주와 사천시를 중심으로한 서부경남에 새 기운이 돌고 있다. 오는 12월이면 진주에 경남도청 서부청사가 들어서고 혁신도시는 자리를 잡기 시작, 지역발전의 새 동력이 되고 있다. 대동공업의 이전으로 쇠퇴의 길을 걸었던 뿌리산업도 진주 정촌산단이 들어서면서 옛 융성의 재건을 꿈꾸고,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4개의 종합대학은 풍부한 인적자원을 배출해 인력수급의 원천이 되고 있으며 산학연과 관이 함께하는 클러스터도 타 지역에 견줘 뛰어난 자원이 되고 있다. 산청은 약초산업으로 특화되고 있고, 하동은 슬로시티, 천혜의 자연조건을 바탕으로 도약을 거듭하고 있다.

여기서 최근 KAI의 최고 경영자가 제시한 ‘새 플랜’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진주시와 사천시는 장차 인구 100만명의 도시를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KAI의 생산성은 향후 15년 이내에 20조원을 돌파할 것이고, 그러한 생산성은 이 지역의 인프라가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천시와 진주시, 어느 한 지역이 그 모든 것을 수용하고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상호 공조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진주시는 주거환경과 교육, 문화, 인적인프라가 풍부하고, 사천은 바다를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과 개발여지가 많은 부지를 보유하고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양 시를 끼고 있는 서부경남은 이들 도시를 지원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거대한 공동생활권으로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양 시는 지엽적 문제로 다투거나 헤게모니 싸움을 벌일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성장동력을 공유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랜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항공우주산업의 일부분인 항공수리산업의 일부가 진주에 유치되는 것을 계기로 촉발된 지역이기주의는 소탐대실이라는 준엄한 경고이다. 차세대 전투기의 기술이전 불발로 수면위로 떠오른 KF-X는 내년 예산에 670억원이 책정돼 가시화되고 있다. 대전과 전남 고흥, 사천으로 흩어져 있던 항공산업의 축이 우리지방으로 기울면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랜은 필수적이다.

이제는 양 시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위한 플랜에 착수해야 한다. 역할을 분담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 기득권자들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새 기운을 기회로 만들 역사적 사명에 부응해야 한다. 창원을 중심으로한 중부경남과 김해, 양산 등 동부권역의 블록화된 경제권을 능가하는 서부 경제권의 건설과 도청서부청사를 중심으로한 새로운 서부도정시대를 열어가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지역이기주의와 기득권이다. 지역민의 이익을 내세우면서도 속으로는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소아적 행태는 철저히 배제돼야 한다. 인구 100만명의 항공우주도시를 위해서는 양 시가 같은 목적으로 용해되는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양 시를 통합하는 문제도 금기시해서는 안된다. 그 중심에 자치단체와 의회, 각종 시민단체와 이익집단이 있고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있다.

지금은 서부경남이 융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울산의 자동차공업, 거제의 조선산업이 지역을 국내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곳으로 성장시켰듯이 항공우주산업이 서부경남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발판이고 융성의 기반이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수필가) 경일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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