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56>충북 내륙2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56>충북 내륙2
  • 경남일보
  • 승인 2015.11.0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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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삼봉에서 되새겨보는 정도전의 이야기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56>충북 내륙 이야기 2
 
도담삼봉


우리나라 최초의 천연용출 온천인 수안보는 남북의 연결통로 주변에 위치해 옛날부터 지나는 사람들의 거처역할을 많이 했다. 욕창을 치료차 찾은 태조 이성계를 비롯, 권람 권상하 안맹담 등 귀족들은 물론 일반 백성들까지도 온천욕을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또, 영남 선비들의 과거길은 반드시 조령을 넘어 수안보온천과 한양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선택했다. 이는 추풍령과 죽령을 지나면 썰매를 탄 것과 같이 과거에 미끄러진다는 속설 때문에 꼭 조령을 넘어 과거길에 올랐다고 하니 3번 국도가 수안보를 지나게 된 이유도 알 것 같다. 수온이 53℃나 되고 불소 규산성분 함량이 높아 신경통 류머티즘 피부병 위장병 부인병 등에 효과가 있고 특히, 불소가 함유되어 있어 충치도 예방할 수 있는 유황 라듐천으로 여유 있게 온천을 즐긴 후 아침 겸 점심식사로 장군식당을 찾았다. 수안보에서 가장 자랑할 만한 꿩 샤브샤브 코스요리를 주문해놓고 기다리니 기본상차림에 꿩 샤브샤브부터 꿩 수제비매운탕까지 일곱 가지 요리가 이어지는데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육수에 꿩 가슴살을 살짝 익혀 명이나물을 비롯한 각 쌈 재료와 함께 한 입하니 사르르 녹는 기분이다. 간과 눈에 좋으며 성인병예방에 도움이 되는 웰빙음식인 꿩 코스요리를 육회 꼬치 잡채 전 만두 수제비매운탕 순서로 푸짐하게 즐기고 나니 더 건강해진 기분이다.



 
충주미륵사지
미륵사지의석불입상


수안보를 나서 충주 미륵사지로 향한다. 사적 317호인 미륵사지는 신라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던 중 꿈에 관세음보살로부터 석불을 세우라는 계시를 받고, 충북과 경북을 연결하는 하늘재를 넘자마자 지세를 확인하고 지금의 미륵리에 석불을 세워 절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1977~1978년 청주대학 제2차 발굴조사를 통해 절의 명칭은 미륵대원사이었음을 밝혔고, 1980년 이화여대 3차 발굴을 통해 석굴사원이 경영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만4000평 정도의 직사각형 미륵사지에는 탑과 금당이 하나씩 한 줄로 선 일탑일금당으로 배치되었고, 보물 95호인 5층석탑과 96호인 석불입상 외에 지방 유형문화재 19호인 사각석등과 33호인 3층석탑 돌거북 등 많은 석조물을 볼 수 있다.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미륵사지의 석불입상을 뒤로하고 월악산의 대표계곡인 송계계곡으로 들어간다. 송계계곡은 월악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어 가히 아름답기 그지 없고, 충주호와 연계한 단풍 관광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337호인 망개나무 덕주사와 덕주산성 등의 관광명소가 흩어져 있어 1984년 12월 31일에 월악산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곳이다. 계곡 주변에 있는 월광폭포 학소대 자연대 청벽대 와룡대 팔랑소 망폭대 수경대 등은 송계팔경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팔랑소는 200여 평의 화강암 반석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는 곳으로 옛날 하늘나라 공주가 하강하여 목욕을 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597번 지방도를 따라 송계계곡을 빠져나와 월악나루 쯤에서 36번 국도를 달려 옥순봉과 구담봉을 지나 장회나루로 향한다. 옥순봉은 제비봉과 금수산 월악산에 감싸여 있어 구담봉과 함께 낭만과 활력이 넘치는 충주호 유람선관광의 절경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옥순봉이 구담 아래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며 여러 특이한 석봉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그 빛깔이 깨끗하고 맑으며 빼어나게 좋으니 마치 새로 나온 죽순이 여기저기서 싹 터 나온 듯하다. 구담봉은 장엄한 기암절벽 위의 바위가 마치 거북이 모양과 닮았다고 하여 구담이었으나 후세 사람들이 옥순봉과 가까이 있어 구담봉이라 부르게 된 것 같다.



 
장회나루에서 본 구담봉 옥순봉
사인암



옥순봉은 재미있게도 두 고장에서 나란히 절경에 포함시킨 아름다운 봉우리다. 제천에 속해 있으면서도 제천 10경뿐 아니라 단양 8경에도 포함된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단양 관기 두향이 옥순봉의 절경에 감탄하여, 예부터 청풍부에 속해 있었던 옥순봉을 단양군수로 부임한 이황에게 단양에 포함시켜 달라고 청원했다. 이에 이황이 청풍부사에게 건의했지만 허락하지 않자 옥순봉 절벽에 단구동문이라 새기고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고 한다. 이런 이황과 두향의 순수하고 강한 비성적인 플라토닉 사랑은 충주호반의 잔잔한 물결처럼 애잔하게 남아 장회나루 건너편에는 이황과 두향이 정을 나눴다는 강선대와 두향의 묘가 남아 있다.

옥순봉에 올라서면 뻗어가는 산세와 잔잔한 호반이 어우러져 감탄사가 저절로 난다. 아름다운 경치가 아니라 신선만이 즐길 수 있는 선경이지만 탐방로가 제법 오르락내리락할 뿐 아니라 암릉과 험한 절벽이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장회나루는 충주호 잔잔한 물길을 따라 유람선이 수시로 드나드니, 옥순봉과 구담봉에 올라 선경을 감상한 후 유유히 흐르는 물길을 따라 편안하게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다시 차를 달려 단양으로 접어들어 선암계곡을 거쳐 사인암으로 간다. 명승 제47호인 사인암은 남조천변에 병풍처럼 넓은 바위가 직벽을 이루며 위엄을 자랑하고 있는데 추사 김정희가 이곳을 두고 하늘에서 내려온 한 폭 그림과 같다고 찬양했을 정도로 그 경관이 특이하고 아름답다. 고려 때 경사와 역학에 능통했던 역동 우탁 선생이 정4품 벼슬인 사인으로 재직 시 이곳에서 머물렀다는 사연이 있어 조선 성종 때 단양군수였던 임재광이 사인암이라 명명했다고 전하며, 암벽에는 우탁의 글이 남아 있다.

 

▲ 망폭대


담양읍을 지나 도담삼봉에 닿았다. 단양팔경 중 하나인 도담삼봉은 정도전의 일화로도 유명하다. 정선군의 삼봉산이 홍수 때 떠 내려와 현재의 도담삼봉이 되어 이후로 매년 단양에서는 정선군에 세금을 내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어린 정도전은 우리가 삼봉을 달라 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물길을 막아 피해만 많지 아무 소용도 없는 봉우리 때문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으니, 원하면 도로 가져가라고 한 후로 세금을 면하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남한강 가운데에 솟은 세 봉우리인 장군봉 첩봉 처봉을 도담삼봉이라 부르는데, 정도전은 호가 삼봉일 만큼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하며, 이 도담삼봉이 단양팔경의 1경이고 가까이에서 2경인 석문을 만날 수도 있다.

단양에 들어서서 단양팔경 중 5경을 보았으니 여행 마무리 겸 고장의 맛 마늘 음식을 내는 전원회관을 찾았다. 마늘솥밥정식에 한우마늘떡갈비를 주문했는데 한우의 담백한 맛은 물론 몸에 좋은 부추와 표고버섯의 식감이 일품이었다.

/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장군식당-꿩 샤브샤브
꿩 잡채

전원회관-한우마늘떡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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