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열풍 ‘득’ 될까 ‘독’ 될까
케이블카 열풍 ‘득’ 될까 ‘독’ 될까
  • 정희성
  • 승인 2015.11.2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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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 “관광객 유치·경제적 이익” 기대
환경단체들 “적자 운영·환경훼손 우려” 반발
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가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며 이용객 1000만 시대(2015년 11월 현재 누적 탑승객수 954만명)를 눈앞에 둔 가운데 케이블카 사업이 관광객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자사업’으로 인식되면서 도내를 비롯해 전국에 케이블카 설치 붐이 일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강원도 양양군이 제출한 설악산 오색지구 케이블카 사업을 조건부 승인한 것을 계기로 케이블카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무분별한 케이블카 설치로 인한 자연훼손 논란과 성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도내에는 통영과 밀양 두지역에서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고 사천과 산청함양 거제 하동 등 모두 6개 지역에서 추진중이거나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경남지역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는 지자체들에 대한 운영실태와·추진 상황, 찬반 논란, 케이블카 성공을 위한 전문가 조언 등을 연속으로 보도하는 시리즈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통영케이블카로 인해 관광객들이 몰려온다는 평가속에 도내 지자체들은 앞 다퉈 케이블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여기에 설악산 오색지구 케이블카 사업 승인을 계기로 산청군과 함양군이 추진하고 있는 지리산케이블카(함양 백무동~산청 중산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이블카가 지역경제 활성에 효자노릇을 할 것이란 기대감속에 각 지자체가 사업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도내 2곳 운영…6곳 설치 추진=경남에서는 현재 통영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밀양 영남알프스 얼음골 케이블카 등 2곳이 운영 중이며 지리산을 비롯해 남해, 사천, 하동, 창원, 거제 등 6곳에서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내에서 케이블카 사업이 이처럼 추진되고 있는 이유는 통영 케이블카의 성공이다. 지난 2008년 4월 19일 첫 운행을 개시한 통영 케이블카는 1일 평균 탑승객수 4089명을 기록하며 올 11월 현재 누적 탑승객수가 954만명으로, 내년 상반기에 탑승객 1000만명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케이블카의 성공으로 통영에 연간 1300~15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영케이블카의 성공에 자극 받은 도내 지자체들은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케이블카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올 연말 착공해 내년 말께 완공을 목표로 한 사천 바다 케이블카는 동서동 각산∼늑도동 초량도 구간 2.43㎞를 잇는다. 정류장은 3곳이 설치된다. 산청과 함양은 물론 전남 구례와 남원 등 4개 자치단체는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서로 유치하려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산청군과 함양군은 각각 지난 2013년 케이블카 승인 신청을 했지만 환경부가 부결했다. 경남도는 현재 케이블카와 관련,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용역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남도는 지리산케이블카에 대한 입장표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거제시는 420억원을 투입해 학동 고개∼노자산 전망대를 잇는 총연장 1.93㎞의 학동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중이다.

거제시는 2017년 3월 케이블카가 준공되면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거제시를 찾는 등 연간 2000억원 이상의 경제 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동군도 금오산 레포츠단지 조상사업의 일환으로 금남면에 금오산에서 청소년수련원까지 2.4km구간의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현재 민간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업 시기나 예산은 나오지 않았지만 남해 한려해상케이블카, 창원 로봇랜드 케이블카, 하동 금오산 케이블카 사업도 추진 중이다.



◇ ‘대박’의 기대와 ‘쪽박’의 우려=도내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케이블카 설치에 나서면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통영을 예로 들며 케이블카가 관광객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영케이블카의 경우 지역경제파급효과가 연년 1300~1500억원에 이르며 특히 시 재정 확충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케이블카 운영주체인 통영관광개발공사는 2008년 4월 케이블카 개장 이후 지난해 말까지 통영시에 현금 139억원을 배당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들은 노약자 등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길 권리를 보장해야 하며 도보로 하는 등산 역시 적지 않은 환경훼손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며 케이블카 설치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환경단체들은 지자체가 내세우는 지역경제 활성화 등 장밋빛 청사진과는 달리 케이블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건설과정에서 대규모 환경훼손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도내에서 2012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의 경우 누적적자와 함께 억새밭 등 환경훼손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환경단체들은 전국의 관광형 케이블카 20곳 가운데 제대로 수익이 나는 곳은 통영과 서울 남산, 속초 설악산 등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전문가들도 찬반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어 향후 케이블카 설치를 두고 지자체와 환경단체간의 치열한 갈등이 예상된다.

정희성기자




 
지난 2008년 4월 14일 첫 운영에 들어간 후 올 11월 현재 누적관광객 954만명을 달성한 통영케이블카. 통영케이블카의 성공 으로 도내를 비롯한 전국에 케이블카 설치 붐이 일고 있다./사진제공=통영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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