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 떠난 스타들
2015년에 떠난 스타들
  • 경남일보
  • 승인 2015.11.23 1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기 (마산문화원 영화자료관장)
이승기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한 스크린 속의 주인공이 홀연히 세상을 떠난 소식을 들으면 괜한 허탈감으로 한동안 우울해진다. 한번 태어나면 언젠가 떠나는 것이 인생이지만 사랑하는 스타와의 결별은 대리만족의 기회를 상실하는 서운함이 있다. 올해 세상을 떠난 스타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해외에서는 오마 샤리프, 국내에서는 이대엽과 김혜정을 꼽을 수 있다.

오마 샤리프는 데뷔 초기부터 이집트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신인이었다. 세계무대를 노리며 할리우드로 간 그는 첫 출연작인 ‘아라비아의 로렌스’(1962)로 단번에 전 세계 영화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닥터 지바고’(1965)로 월드 스타가 됐다. 매력적인 콧수염, 깎아놓은 듯한 외모, 우수에 찬 눈매의 매력은 압권이었다. 젊은 관객들에겐 담배이름으로 더 유명한 그는 지난 7월 10일 불귀의 객이 됐다.

지난 2월 6일 세상을 떠난 이대엽은 1960, 70년대 최고 스타였다. 마산 출신으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 한형모 감독의 눈에 띄어 1958년 ‘나혼자 만이’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1960년 ‘경상도 사나이’에서 거칠면서 인정 깊은 이미지로 일약 대스타의 자리를 차지했고, ‘돌아오지 않는 해병’, ‘철조망’, ‘흰구름 가는 곳’ 등 무려 6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980년대 들어 영화계를 떠난 그는 정치에 입문해 3선 국회의원에 2선 성남시장을 지냈다. 그는 말년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복역하던 중 건강악화로 돌연 세상을 떠났다.

불과 며칠 전인 19일, 김혜정도 세상을 떠났다. 역시 마산 출신으로 1958년 ‘봄은 다시 오려나’로 데뷔했고, ‘비련의 섬’(1958)에 출연하면서 육체파 배우라는 닉네임이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오발탄’ 등 100편 남짓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던 그녀는 1969년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영화계를 떠났다. 그후 공식적인 석상에서 한 번도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는데 며칠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젊은 시절 우상이었던 그들을 떠나보내면서 인생의 무상함을 느낀다. 하지만 오늘도 전 세계의 스크린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고, 그들과 함께 울고 웃는 팬들도 생긴다. 이렇게 영화는 100년의 역사를 이어왔고 이 역사는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이승기 (마산문화원 영화자료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