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눈물의 영결식 '마지막 인사'
YS 눈물의 영결식 '마지막 인사'
  • 김응삼 기자
  • 승인 2015.11.26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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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 김영삼 전 대통령의 국가장이 엄수된 2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안장식에서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와 차남 현철씨를 비롯한 가족과 조문객이 고인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화 운동의 ‘거산(巨山)’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26일 국회 잔디광장에서 유족과 측근, 정계인사, 일반 시민의 애도 속에 엄수됐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빈소인 서울대병원을 출발한 운구차는 오후 2시께 슬픔을 가득 싣고 영결식장인 국회에 도착했다.

최연소 국회의원, 최다선(9선) 의원, 최연소 야당 총재 등 한국 헌정사의 기록제조기, 현대사의 산증인인 YS는 이렇게 마지막으로 국회에 등원했다.

오전부터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던 눈발. 영결식장 곳곳에선 “서설(瑞雪·상서로운 눈) 아니냐”면서 전날 장지에서 발견된 7개의 ‘봉황알 바위’와 연관짓는 말도 들렸다.

이날 YS를 영결(永訣·죽은 사람과 영원히 헤어짐)하기 위해 모여든 인사는 예상보다 적었다.

애초 1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마련한 영결식장 좌석은 곳곳이 비어 7000명가량 참석한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궂은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 사람들은 마음으로 첫 문민 대통령 YS의 영면을 기원했다.

영결식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던 손명순 여사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 애통한 표정으로 좌석 맨 앞줄에 위치했고, 그 오른편으로는 장남 은철·차남 현철씨를 비롯한 유족이 앉았다.

국민의례와 YS의 약력 소개로 시작된 영결식에서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총리는 조사를 통해 “온 국민과 더불어 거산(巨山·YS의 호) 김영삼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어 YS의 민주화 운동 동지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추도사를 하자 영결식장은 무겁게 내려앉았다.

추도사 내내 북받치는 감정을 꾹 참던 김 전 의장은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작별 인사’를 건네는 대목에서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의 얼굴은 봇물 터진듯 흐른 눈물로 범벅이 되고 말았다.

영결식 동안 손 여사는 슬픔을 가누기 버거운 듯 휠체어에 앉은 채 고개를 비스듬히 떨어뜨리고 있었고, 핏기없는 안색과 초점잃은 두 눈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손 여사는 국민의례 때도일어서지 못했으며, 헌화 때는 휠체어에 앉은 채 YS의 영정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고. 헌화는 수행원이 대신 했다.

영결식에선 개신교를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원불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거행됐고, 지난 1993년 대통령 취임식 때 축가를 불렀던 바리톤 고성현씨가 YS가 생전에 즐겼던 노래 ‘청산에 살리라’를 추모곡으로 부르며 넋을 기렸다.

영결식 마지막에는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조총(弔銃) 21발이 발사됐다. 조총 발사 이후 묵념으로 1시간20분에 걸친 영결식은 끝났다.

YS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은 눈물 속에 식장을 빠져나가 YS의 상도동 사저를 거쳐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향했고 현충원 장군 제3묘역에 마련된 묘소로 이동해 국군 의장대에 의해 안장식장 제단으로 봉송됐다.

김응삼기자·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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