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과 화합
통합과 화합
  • 경남일보
  • 승인 2015.11.2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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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동 (경남문인협회 회장)
김연동
전날 밤 세계야구대회 우승으로 떠들썩하던 분위기가 아침에는 전국이 숙연한 분위기로 바뀌어버렸다. 한 분의 지도자가 우리의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서거 하셨다는 특집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노환으로 병석에 계신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파란만장한 현대사의 주인공이 쉽게 떠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해왔다. 외국에 나가 계시다가도 나라가 위태롭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하여 난국의 한복판에 서셨고, 정치인으로서는 최장 기록인 23일간의 단식으로 정국의 변화를 주도했던 영웅이다. 현대 정치사에서 그분의 용기 있는 결단력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이 온다,’고 하신 그 말씀은 한국 민주화의 밑거름이 되어 왔었다. 양김시대에서 3김시대로 변화의 물꼬를 만들어 가신 그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민주화의 양대 산맥을 이루며 오늘의 민주한국을 만들어 왔던 두 분이 이제 모두 떠나셨다.

죽음은 때가되면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3김 시대를 함께 열었던 김종필 전 총리 한 분이 남아 휠체어를 타고 조문하는 모습을 보면서 콧등이 시큰해 왔다. 그분들의 시대가 청산되고 있는 역사적인 한 장면이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김영삼 대통령을 IMF를 부른 대통령으로 쉽게 폄하해버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때는 누가 대통령이라 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허물에 비해 남긴 공적이 더 많은 대통령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금융실명제, 공직자 재산공개, 하나회 척결, 역사 바로 세우기, 지방 분권제 시작 등 巨山이 아니었더라면 결단하고 추진하지 못할 많은 일들을 하시고 가셨다. ‘민주주의는 피의 강을 건너 죽음의 산을 넘어야 이루어진다.’는 명언을 남기신 巨山은 위대한 삶을 살다 가신 우리 역사의 큰 영웅이라는 데 토를 달 사람이 있을까.

지금의 현실 정치지도자들이 과연 3김의 뒤를 이어 한국을 선진 민주국가로 인도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후광이 먼저 가시고 巨山이 뒤를 따라 가셨다. 두 분이 라이벌 관계를 이루며 일궈낸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깊이 뿌리내려 아름다운 열매가 맺어지기를 바라고 계시리라. 건강한 민주사회 건설을 위해 ‘통합과 화합“하라는 巨山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 끝날까지 나라 걱정을 거두지 못한 우리 민주주의의 영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빈다.
김연동 (경남문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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