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열풍 '득'될까 '독'될까
케이블카 열풍 '득'될까 '독'될까
  • 정희성
  • 승인 2015.11.2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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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거위 ‘통영 케이블카’
 
지난 2008년 4월 14일 첫 운영에 들어간 후 올 11월 현재 누적관광객 954만명을 달성한 통영케이블카. 통영케이블카의 성공 으로 도내를 비롯한 전국에 케이블카 설치 붐이 일고 있다./사진제공=통영케이블카


경남을 비롯해 전국에 케이블카 설치 광풍이 불고 있다. 전국의 각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앞 다퉈 케이블카 설치에 혈안이다. 특히 경남의 경우 케이블카 열풍의 진원지는 통영. 통영 케이블카는 천혜의 관광자원인 한려수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타 시도와 차별화 된 관광루트와 인프라 개발로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

12년 동안의 산고를 끝내고 지난 2008년 4월 19일 첫 상업운행을 개시한 통영 케이블카는 현재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자리매김했다.

한려수도 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통영 케이블카는 통영시 도남동 하부역사에서 미륵산 상부역사까지 연결하는 1975m 길이로 국내 최장이다.

◇누적 탑승객수 954만명=지난 2008년 4월 19일 운행에 들어간 통영 케이블카는 올 11월 20일 현재 누적 탑승객수 954만명을 돌파했다. 운행일수 2328일, 1일 평균 탑승객수는 4089명이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에 탑승객수 1000만명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시간이 지나도 꾸준한 탑승객수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2년 6월 개장 4년 만에 누적 탑승객수 500만명을 돌파한 통영케이블카는 2013년에는 137만여명이 찾아 연간최대 탑승객수를 갱신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3일에는 800만명을, 올해 7월 27일에 마침내 900만명을 돌파했다.

◇쌍방향, 가장 긴 코스가 매력=통영 미륵산에 설치된 통영 케이블카는 한국에서 유일한 2선(bi-cable) 자동순환식 곤돌라 방식으로 스위스 최신기술에 의해 설치됐다. 길이도 1975m로 국내 일반관광객용 케이블카 중에서는 가장 길다. 특히 이렇게 긴 길이에도 친환경적인 설계에 의해 중간지주는 1개만 설치해 환경보호는 물론 탑승객에게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또 8인승 곤돌라 47대가 연속적으로 탑승객을 운송함으로써 지체 없이 탑승이 가능하며 가족, 친구, 연인끼리 오붓하게 아름다운 한려수도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곤돌라에 올라타면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미륵산 모습과 창밖으로 펼쳐진 한려수도의 풍경은 그림같다.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 정상에 오르면 국내 최고의 일출을 바라볼 수 있다. 또 옹기종기 크고 작은 섬들이 바다와 어울려 절경을 빚어내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날씨가 좋으면 대마도를 볼 수 있는 행운까지 얻을 수 있다.

◇지역경제 효자 노릇 ‘톡톡’=통영 케이블카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소등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통영관광개발공사에 따르면 케이블카의 연간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1300~1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케이블카 건설에 173억(국비 87억·도비 23억·시비 63억)의 사업비가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지역경제에 큰 이익을 안겨주고 있는 셈이다. 또 조사결과 케이블카 승객 가운데 4명 중 3명은 외지인들로(경남·부산권 26%, 수도권 37%, 대구·경북권 14%, 광주·전라권 11%, 대전·충청권 10% 등)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발전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직접효과로 인건비 및 운영비 등으로 연간 100억원이 지출됐고 이용객들로 인해 파생되는 간접효과는 연간 1300억에서 15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특히 케이블카를 타본 관광객들이 서호시장과 중앙시장 등 전통시장으로 몰리는 점도 긍정적효과다. 공사는 이런 경제적 효과 이외에 케이블카에 따른 통영의 지역브랜드 가치가 크게 높아졌으며 굴, 멸치, 멍게, 꿀빵, 김밥 등 통영 특산물 판매가 활성화되는데 케이블카가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내년 이용객 1000만명 시대를 맞게 되면 이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케이블카는 통영시 재정 확충에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케이블카 운영주체인 통영관광개발공사는 2008년 4월 케이블카 개장 이후 지난해 말까지 통영시에 현금 139억원을 배당했다고 최근 밝혔다. 여기에 통영시의 각종 수탁시설물 운영지원비로 60억원을 지원했고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로 100억원을 납부하는 등 지방비 200억원과 국비 100억원 등 모두 300억원의 재정 확충에 기여했다고 공사는 설명했다.

◇12년 ‘산고(産苦)’…‘대박’=통영케이블카는 지난 1996년 6월 계획이 수립돼 다음해인 1997년부터 사업이 추진됐다.

통영시는 2001년 완공을 예정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환경단체 등 반대 여론에 막혀 7년 만에 첫 삽(2003년)을 떴고 정식 개통까지 5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2008년 4월 19일 상업운행이 시작될 까지 12년이란 세월 동안 통영은 찬반으로 나눠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고발과 공사금지가처분 신청 등 지루한 법정싸움에 시민단체들은 양쪽으로 갈라져 찬반집회를 열었다. 12년 산고 끝에 탄생한 통영케이블카의 성공은 그래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통영시는 친환경적 건설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업을 추진하면서 반대여론을 꾸준히 설득했고 그 결과 지금 통영케이블카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정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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