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빨간 고기가 암을 유발한다고 하는데요?
[객원칼럼] 빨간 고기가 암을 유발한다고 하는데요?
  • 경남일보
  • 승인 2015.11.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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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G최원준(명암)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구(IARC·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가 ‘붉은 고기와 가공육의 섭취가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보고’를 했다. IARC는 붉은 고기와 가공육과 연관된 약 800여편의 역학연구들을 검토했는데, 가장 영향력 있는 데이터는 지난 20년간 수행된 대규모의 전향적인 코호트 연구들로부터 나왔다고 한다. 보고서에 의하면 붉은 고기의 섭취가 인간에게 암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제한적인 근거와 발암효과를 지지하는 강한 발암기전 근거를 바탕으로 붉은 고기를 발암물질 2A군(Group 2A)으로 분류했다. 이는 주로 대장암과 연관성이 있었고 또한 췌장암과 전립선암과도 연관성을 보였다.

또한 가공육은 인간에게 대장암을 야기한다는 충분한 근거에 기인해 발암물질 1군(Group 1)으로 분류했다. 붉은 고기는 쇠고기, 송아지 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말과 염소 등 포유류의 근육 고기의 모든 유형을 말한다. 가공된 고기는 염장, 발효, 훈제, 그리고 맛을 좋게 하거나 저장을 향상시키기 위해 변형된 고기를 말한다. 대부분의 가공육류는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포함하지만 가공육은 다른 붉은 고기, 가금류, 그리고 내장 혹은 혈액과 같은 부산물을 역시 포함할 수 있다. 가공육의 예는 핫도그, 햄, 소시지, 콘비프, 육포 또는 통조림 고기와 고기를 재료로 하는 조리나 소스 등이 포함된다.

이번 보고서를 주도한 쿠르트 스트라이프(Kurt Straif) 박사는 “개별적인 가공육 섭취로 인한 대장암의 위험도는 작지만, 이 위험도는 소비하는 고기 양에 따라 증가한다. 각 나라의 보건·의학적 측면이 고려된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알아보자. 2010~2013년까지 국민건강 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가공육 섭취량은 1일 평균 6g 수준으로 IARC 발표자료의 암발생률이 18% 증가하게 되는 50g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므로 우리 국민의 가공육 섭취는 많지 않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붉은 고기의 경우도 1일 평균 섭취량이 61.5g수준으로 매 100g 섭취 시 암발생률이 17%씩 증가한다는 내용을 참고하면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다만 붉은 고기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은 성인 남성과 가공육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은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채소 등 다양한 식품 섭취와 함께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있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붉은 고기와 가공육에 대한 IARC 발표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지만 과도한 가공육 섭취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일 뿐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너무 앞서 간 것이다. 고기에만 들어 있는 영양소도 있으며 양질의 단백질 섭취도 반드시 필요하므로 적당히 먹으면 된다. 적절한 양을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며 건강한 조리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고기나 햄을 안 먹을 생각을 하느니 담배를 끊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최원준  (경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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