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김장 하셨나요?
[농업이야기] 김장 하셨나요?
  • 경남일보
  • 승인 2015.12.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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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자원이용담당)
▲ 장은실

사회가 변하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우리 생활은 예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변했다.

그 와중에 변하지 않고 꿋꿋이 지켜오고 있는 전통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김장문화이다. 농부가 봄부터 가을까지 곡식과 채소를 길러 수확을 하고, 곡식은 저장하고, 채소는 소금에 절여 김치를 담그는 김장을 하였다. 겨울을 준비하는 가장 큰일 중에는 언제나 김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 가정에서도 ‘김장’이야 말로 겨울을 앞두고 치러야 하는 통과의례였고, 창고에 가득 채운 연탄과 김장독을 보면서 만족해했다는 어르신들의 옛날이야기를 자주 듣곤 했다. 그만큼 김장은 우리 국민의 정신적 안정감을 주는 음식이었다. 어쩌면 단순한 음식 이상의 가치를 지닌 민족정서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장’의 어원은 과연 어디서 온 것일까? 한번쯤 생각해볼 때가 있다. 김장의 어원은 ‘침장(沈藏)’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팀장’과 ‘딤장’ 순으로 음운이 변하다가 오늘날의 ‘김장’이 되었다. 날씨가 따뜻한 우리 지방의 김장시기는 보통 12월이다. 요즘은 김치냉장고와 같이 저장기술이 발달하여 시기에 크게 구애를 받지는 않지만, 배추와 무가 가장 맛이 있는 시기이면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2월 중순경에 김장을 하는 가정이 가장 많다. 김치의 종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배추김치와 무김치에서 끝나지 않고 수십 가지에 이른다. 또 지역에 따라 재료와 양념을 달리하는 김치들도 무수히 많다. 우리 지방에서 나오는 김치는 담글 때 전통적으로 짜게 담근다. 마늘과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하여 얼얼할 정도로 매우면서 소금과 젓갈로 간을 충분히 하여 짜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날씨가 따뜻해 저장 중에 쉽게 시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요즘 우리 김치가 발효음식의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과학적으로도 여러 가지 효능들이 입증되어 건강식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10여 년 전 세계적으로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전염병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기억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적절한 대응과 국민의 안정된 협조로 WHO(세계보건기구)로부터 예방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이때 김치가 사스예방에 도움이 되었다는 진실인지, 아닌지 애매한 소문이 돌면서 김치의 가치가 한때 본의(?)아니게 치솟았던 적이 있다. 이것이 사실이었던지, 아니면 그냥 바람이었던지 간에 우리 김치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은 매우 잘된 일이다. 어쨌든 김치가 덤(?)으로 좋은 평가를 받게 된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김치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두터웠기 때문에 생긴 일들이 아닌가 싶다.

올해도 김장을 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매년 하는 김장이지만 김치 맛은 매년 다르다. 가족의 건강과 맛을 챙기고, 하루도 빠짐없이 만나게 되는 김치를 준비하는 김장을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비록 노동은 힘들지라도.


장은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 자원이용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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