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공공디자인 숨결을 불어넣다 <3>서울
진주, 공공디자인 숨결을 불어넣다 <3>서울
  • 강진성·박성민
  • 승인 2015.11.2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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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 시스템으로 정착시키다
서울시는 전임 오세훈시장 시절 ‘디자인 서울’을 표방하며 국내에서 선도적인 공공디자인 정책을 실시했다.

국내에서 개념조차 생소했던 공공디자인을 정착시키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었고 팀의 수장 역시 부시장급으로 격상시켜 적극적인 정책개발을 유도했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파급효과가 나타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서울시가 이미 실시한 정책들을 하나둘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서울시가 국내 공공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하고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공공디자인의 맏형이 된 것이다.

◇시스템 속에 스며든 서울 ‘공공디자인’

현재 서울시 공공디자인팀은 안내체계, 팩토그램, 공공시설물 인증제도, 시민공모전, 영세업체 디자인클리닉 등 공공시설물에 대한 디자인을 총괄한다. 올해부터는 다중 이용시설에 안전확보할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하는 안전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20여 년 동안 경공업 지역이었던 성수동을 ‘성수동 수제화거리’라는 이름으로 특화사업을 진행 중이다. ‘수제화를 디자인하는 사람들의 거리’라는 테마로 사업은 경제부서에서 시작했지만 디자인팀이 먼저 나서 사업 특성에 맞는 새 지도를 만드는 등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또 버스·택시·시티투어·마을버스 정류장의 디자인을 디자인팀이 가이드라인을 주면 교통과는 이에 따라 정책을 집행한다.

지속적인 디자인정책으로 서울시가 집행하는 모든 사업게 디자인개념이 녹아들어간 것이다. 일각에서는 외형적이으로 디자인팀이 축소됐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이제는 각 조직속에 디자인요소가 스며들어갔다고 볼 수있다. 이처럼 디자인이 먼저들어가서 콘텐츠를 확보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지자체는 서울시가 유일하다. 또 수도권지역 지자체는 디자인심의위원회를 두고 모든 부서의 사업계획서가 디자인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공공 공간에 대한 건축물은 물론 시각매체, 조명, 보도블럭, 안내사인 등 디자인심의위원회가 제시하는 표준가이드라인을 따른다. 다만 5억 미만 사업은 자치구에서 자체 심의를 실시한다.



 
서울시 시민청의 건물 천장에 화장실와 수유실 등을 알리는 사인이 달려 있다. 서울시는 글자대신 픽토그램을 이용해 누구나 알기 쉬운면서 디자인성을 살린 표지판을 확대하고 있다.


◇ 공공디자인, 지역경제 살린다

공공디자인 주목받는 이유는 지역경제와 도시이미지 개선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개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ongdaemun Design Plaza)는 하루 관광객 2만3000명 방문할 만큼 명소로 떠오르며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 버금가는 세계적 랜드마크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 자리잡은 고척스카이돔 역시 전국 유일 돔구장으로 전국적인 랜드마크가 됐다. 교통체증과 구조적인 문제점이 남아있지만 내년부터 넥센히어로즈의 홈구장으로 결정되면서 주변상권형성과 서울 서남권 균형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경제 외에도 서울시 가장 중점으로 실시하는 정책을 교통디자인이다. 특히 안전디자인 차원에서 위급한 상황시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가장 빠르게 대피할 수 있게 하는 디자인 작업 진행 중이고 공공자전거 정책도 새 브랜드 ‘따릉이’를 런칭했다. 또 지난 2008년에는 시각적으로 훨씬 우수한 환경미화원 근무복을 지급해 무재해 기록을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장영호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 공공디자인팀장은 “공공디자인으로 탄생한 랜드마크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애착심과 자부심을 높여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서울시청사 로비에 위치한 안내데스크. 안내데스크를 의미하는 ‘i’로고와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로 관청이라는 딱딱한 느낌을 없앴다.

 

“잘된 건 공유해야죠…서울 디자인 나눠드립니다”
장영호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 공공디자인팀장


장영호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 공공디자인팀장은 서울시의 성공적인 메뉴얼을 함께 나눌 것을 제안했다.

장 팀장은 “서울시는 디자인개발이 끝나면 서울시가 특허를 내고 특허료 없이 배포하고 있다. 서울시 환경미화근무복도 안산시의 요청으로 그대로 공유했다”며 “이같이 좋은 공공디자인 정책은 그대로 가져다 쓰면 된다. 좋은 것을 두고 서로 좋을 것을 만들겠다고 돈을 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장 팀장은 공공디자인 정책 수립시 공공시설물을 이용하는 시민을 위한 배려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단체장은 자신의 치적 쌓기로 공공시설물을 추진하는 경우가 있다. 공공디자인은 사용자인 시민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공공디자인’과 ‘디자인’은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확실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공공시설물이 디자인 대상이 되면 안된다. 오히려 불필요한 것은 다 제거해야 한다”며 “상징물도 특정지역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것만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히 눈에 띄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불편했던 시설물의 질서를 잡아주고 정돈시킨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무조건 보여주기 위한 방식은 옳지 않다. 공공디자인을 하면 돈이 많이 든다는 고정관념부터 버리고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서울시와 진주시는 유등축제 갈등을 극복하는 계기로 상생협약을 맺었다. 진주시가 공공디자인에 대한 노하우가 필요하고 요청할 경우 언제라도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강진성·박성민기자

 

장영호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 공공디자인팀장이 서울시의 공공디자인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진주, 공공디자인 숨결을 불어넣다 <3> 공공디자인을 함께 나누는 서울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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