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무지개동산 저녁개방, 시민행복이 먼저다
[의정칼럼] 무지개동산 저녁개방, 시민행복이 먼저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12.08 16: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길선 (진주시의원)
진주시가 2016년 예산안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다. 특히 이번 예산안에서는 남강유등축제 유료화를 통한 13억원 절감을 시작으로 각종 행사와 축제를 폐지하고 규모를 줄여 무려 30억원의 예산 절감을 이뤄냈다. 진주의 예산 1조원 시대의 개막, 거침없는 혁신도시의 추진과 공공기관들의 이전, 대규모 민간 투자유치를 비롯한 우주항공 국가산단과 뿌리산단의 추진 등 근래 5년간 상전벽해와 같은 진주의 변화를 보면서 이를 이끌고 추진하고 있는 진주시 행정의 역할에 대해 정말 많은 시민들이 놀라움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눈부신 발전과 예산 1조원 시대를 여는 와중에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시민의 행복이 행정의 제1 목표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큰 성취에 취해 근본 원칙을 잊어버리면 모르는 사이에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무지개동산’ 저녁시간 개방 불허문제는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진주에는 300명 이상의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발표 행사장소가 많지 않다. 그래서 과거 전 진주시장이 만들었던 ‘무지개동산’은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소시켜 준 소중한 시설로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 특히 200명가량 수용이 되는 문화예술회관 소강당을 경남도가 없애면서 ‘무지개동산’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지난 9월부터 이곳 ‘무지개동산’ 저녁시간 개방을 원천 불허하면서 진주시의 크고 작은 협회들에 비상이 걸렸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 학부모들과 유아교육시설들은 날벼락이 떨어졌다.

많은 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내 아이가 평소와 다르게 용기 내어 무대에 선 모습을 보며 함박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기억, 또 누군가에게는 재롱잔치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공연하고 내려오는 나를 항상 바쁘시던 아버지가 안아주시던 기억 등등. 이제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서 저녁 시간이 아니면 엄두도 못 낼 이런 연말 어린이 행사들이 된서리를 맞게 되었으니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더 아쉬운 점은 “저녁시간, 개방이 왜 안 되느냐”는 의원의 질문에 일생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멧돼지 위험을 운운하고 겨울에는 기계고장이 더 자주 난다는 어이없는 변명만이 돌아오는 행정의 현실이었다. 명품 행정기관이라 자부하던 진주시가 애처로운 학부모와 어린이들의 호소에 이런 답을 하다니 귀가 의심된다. 후에 뒤로 들려온 진실은 공무원들의 야간수당을 아껴 인건비를 줄이려는 방책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시민의 행복보다 행정의 편의를 앞세운 참으로 속상한 처사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안전과 고장을 핑계로 막았지만 뒤로는 매월 야간 영화상영이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앞뒤 말이 다른 것도 있을 수 없는 문제이지만 애처로운 부모들의 호소와 조그만 아이들을 제쳐두고 형평성마저 깨뜨리며 행정편의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시민을 위한 행정을 표방할 수 있을까 하는 큰 걱정뿐이다.

‘무지개동산’은 처음부터 오직 시민편의를 위해 만들어졌고, 그동안 시민을 행복하게 하며 잘 운영되어 왔던 시설이다. 그 본래의 취지 속에 지금 진주시 행정이 자신도 모르게 놓치고 있는 작은 것들이 들어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 보고 깊이 되새겨 보면 좋겠다. 잃어버린 ‘무지개동산’을 아이들이 다시 되찾을 수 있게 말이다.

강길선 (진주시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