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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 여행] 곡성, 섬진강 둘레길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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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14  21: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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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선이 된 철길을 걸어가고 있는 탐방객들

◇아름다운 이름, 섬진강의 유래

다압면 도사리 섬진마을에 위치한 섬진나루에 섬진강 이름의 유래가 된 섬진강 두꺼비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고려 말에 왜구들의 노략질이 극심하였는데, 어느 날 왜구가 강 하구에서 칩임을 해 오자 진상면 섬거에 살던 두꺼지 수십만 마리가 섬진나루로 몰려와 울부짖자 왜구들이 놀라서 도망을 갔다고 전해지며 또 한번은 강 동편에서 왜구들에게 쫓기던 우리 병사들이 섬진나루 건너편에서 꼼짝없이 가로막히자 두꺼비 떼들이 물 위로 떠올라 다리를 놓자 우리 병사들이 무사히 건널 수 있었는데, 이것을 본 왜구들이 두꺼비를 타고 건너던 중 강 중앙쯤에서 두꺼비들이 모두 물속으로 들어가 왜구들이 몽땅 물속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그때까지 다사강, 두치강, 모래내 등으로 불리던 이름이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섬진강(蟾津江)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곳이든 호국이나 나라 사랑과 관련된 얘기들이 많지만 미물인 두꺼비의 힘을 빌려 호국과 백성들의 목숨을 지켜낸 얘기는 그리 많지 않다. 이는 그만큼 왜구의 노략질이 심했고 우리 백성들의 목숨을 많이 위협했다는 의미와 함께 왜구를 물리치는 길 또한 관군에게만 맡길 수 없어 자연의 힘을 빌리거나 아니면 미물인 두꺼비에게 백성들의 운명을 의탁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섬진강, 단순한 물길이 아니라 백성들의 애환이 서린 삶의 길이요, 목숨의 길이다. 그 강을 끼고 펼쳐진 둘레길을 걸어보면서 민초들의 아픔 속으로 들어가 그 아픔을 이해하고, 그것을 나눠 함께 강물 위에 띄어 보내는 일도 매우 의미 있는 일임과 동시에 걷는 이들에게 힐링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 열두 번째는 국민체력센터(원장 이준기) 명품 걷기 클럽인 ‘건강 하나 행복 둘’ 회원들과 함께 ‘선진강 둘레길’을 찾아 나섰다.

 
   
▲ 아름다운 힐링 숲길로 이어주는 통나무 길


◇곡성, 기찻길 따라 걷는 섬진강 둘레길

섬진강 둘레길에도 여러 코스가 있다. 대표적인 코스로 광양 망덕포구와 하동 송림에서 출발하여 평사리와 화개장터를 걷는 섬진강 둘레길(하동)과 섬진강 시인이라 불리는 김용택 시인의 진뫼 마을을 포함한 섬진강 둘레길(임실)이 있고, 순창 적성면 강경마을을 출발해 섬진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야생 갓꽃 군락지, 용궐산 치유의 숲을 돌아오는 10km 구간으로 2시간 30분이 걸리는 섬진강 둘레길(순창)과 곡성 기차마을에서 오곡시내를 거쳐 제방길로 이어지고 숲길과, 철로길, 그리고 섬진강 강길로 구성되어 다양한 걷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섬진강 둘레길(곡성)이 있다. 이 중에서 우리는 레일바이크를 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찻길을 걷고 아름다운 비경을 지닌 섬진강을 따라 난 강길을 걷는 곡성 기차마을 섬진강 둘레길을 선택했다.

곡성 기차마을에서 레일 바이크를 타고 가는 코스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연의 진정한 맛을 느끼고 힐링을 하기 위해서는 곡성 기차마을(침곡역)에서 가정역을 지나 압록오토캠핑장까지 총 9.6km 구간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면서 걷는 재미와 자연 풍경에 안기면서 걷는 즐거움을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것이다.

침곡에서 시작하는 힐링 숲길은 소나무, 편백나무와 더불어 각종 활엽수림의 혼합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작은 계곡들 사이로 예쁘게 꾸며 놓은 통나무다리들이 자연의 아름다운 정취를 한껏 돋우어 준다. 이 숲길이 끝나면 1999년 폐선된 구간 중 가정에서 압록역 구간 2.1km의 기찻길을 걷는 힐링 철길이 나오는데, 두 개의 레일 위를 연인과 손을 잡고 100 걸음을 함께 걸으면 백년해로를 이룬다는 설이 있고, 연세가 많은 노인들이 한쪽 레일로 100 걸음을 걸으면 100년을 장수할 수 있다는 설이 있다. 이런 까닭으로 이 힐링 철길은 연인과 어르신, 그리고 가족 모두에게 인기 있는 코스라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2.4km의 강길 구간인데, 아름다운 섬진강과 나란히 함께 걸을 수 있는 흙길과 대나무 숲길이 있는 매우 서정적인 코스다.

이 중에서도 숲길 구간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우 이색적인 힐링 코스였다. 숲길을 따라 걸어가는 탐방객과 폐선이 된 기찻길 위로 레일바이크를 하는 사람들이 나란히 걷기와 타기를 하며 대화도 나누면서 걷는 이 코스는 서로 처음 보는 사람인데 마치 십년지기를 보는 것처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1998년 곡성을 지나는 전라선을 직선화하면서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옛 철길을 곡성군에서는 곡성에서 가정역까지 왕복 20km 구간에 관광용 증기기관차를 운행하고, 특히 쓸모없던 옛날 역에다 기차마을로 조성하여 4만㎡ 정도 되는 제법 넓은 규모의 장미공원을 만들어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게 되었다. 걷기와 레일바이크를 하면서 힐링을 하러 오는 사람이 4계절 붐비고 있다.

 
   
▲ 아름다운 힐링 숲길로 이어주는 나무계단 길


◇아름다운 풍경이 결 고운 서정을 가꾼다

숲길과 옛 추억이 묻어나는 철길, 그리고 맑은 골짝 물이 흐르는 강길이 어우러진 풍경이 걷는 이로 하여금 아름답고 결 고운 서정을 가꾸게 하는 것 같다. 속세를 떠나 별천지에 온 기분이랄까, 탐방객들 모두 아름다운 풍경에 도취되어 마음 또한 아름다워지는 것 같았다. 숲길과 철길 옆에는 감을 비롯한 많은 농작물이 아주 탐스럽게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어느 누구도 농작물에 손을 대거나 탐을 내는 사람이 없었다. 그것은 아름다운 풍경이 탐방객들의 마음과 정서를 아름답게 가꿔 놓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람이 환경을 바꾸고 다시 환경이 사람을 바꿔 놓는 이치처럼, 참되고 올바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자연과 생태를 아름답게 가꿔 놓으면 그러한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한 사람은 자기도 모른 채 아름다운 정서를 기르게 되는 것 같다. 힐링이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아름다운 마음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자연을 아끼고 사랑할 때 마침내 자연은 우리에게 엄청난 혜택을 선사해 주는 것이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말 그대로 자연을 사랑하는 작은 실천 하나가 ‘아름다운 풍경’과 ‘힐링’이라는 엄청난 혜택을 자연으로부터 선물받을 수 있음을 깨달은 힐링여행이었다.


박종현(시인)

섬진강, 국도, 힐링길, 철도가 어우러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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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객들의 땀을 씻게 하는 맑은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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