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음악도시 통영과 브랜드 이미지
[경일시론] 음악도시 통영과 브랜드 이미지
  • 경남일보
  • 승인 2015.12.1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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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규 (객원논설위원·한국국제대학교 교수)
유네스코는 지난 12일 통영시를 ‘음악 창의도시’로 선정했다. 통영시가 음악 창의도시로 선정된 것은 국가 지정문화제인 승전무, 통영오광대, 남해안 별신굿과 같은 민속문화유산이 그 바탕이 됐다. 그 바탕이 작곡가 윤이상을 길러냈고, 그의 음악적 자산이 축제화된 통영음악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통영시의 창의도시 선정은 앞으로 ‘통영하면 음악도시’라는 도시를 대표하는 브랜드 이미지로 적지 않은 효용과 가치를 만들어줄 것이다.

과연 통영이 앞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무엇일까. 당장에는 음악관련 행사를 개최할 때마다 유네스코 이름과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유엔의 교육·문화·예술분야의 협력과 발전을 이끄는 유네스코가 통영의 도시를 홍보해 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앞으로도 누구나 통영하면 음악도시를 연상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음악도시 통영의 브랜드 가치는 교육, 문화뿐 아니라 관광분야에서도 다양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큰 이득은 앞으로 도시브랜딩을 실천해 나가는데 큰 동력으로 작용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 동력은 윤이상의 음악만으로 도시발전을 이끌어 나가는데 걸림돌이 됐던 장애를 걷어내는 데 쓰일 것이다. 가령 윤이상의 생가터를 보전할 것인가, 길을 낼 것인가 하는 고민도 쉽게 해소될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는 앞으로 음악도시 통영의 도시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음악이라는 브랜드를 중심에 두고 문화콘텐츠를 실천해 나가는 데도 강력한 추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얼핏 살펴보면 작곡가 ‘윤이상’을 빼고 나면 음악도시로 선정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통영의 자연과 민속 문화유산에는 작곡가 윤이상이 그만의 음률을 만들어 내게 한 혼이 들어 있다. 다시 말해 남해안 별신굿이나 통영 오광대라는 고유의 실체적인 자산이 오늘날 음악도시 통영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그들만이 지닌 문화유산 가치를 소흘히 하지 않으면서 문화적 소산들이 주는 편익들을 엮어 내려는 진정성이 있는 안목의 결과물인 셈이다.

음악도시 통영의 도시 브랜딩은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브랜드라는 말은 ‘벽돌공이 품질에 책임진다’는 이집트 피라미드에 새겨진 상형문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음악도시 통영의 브랜딩에도 영원히 부서지지 않는 하나의 벽돌을 만들어내는 벽돌공의 마음이 필요하다. 그러한 진정한 정신은 음악을 향한 마음을 어떻게 음악도시에 담아낼 것인가와 결부된다. 통영의 음악도시의 실천은 외부세계를 향해 명품 음악이 있는 명소라는 이미지를 탄생시켜 나가는 일이나 마찬가지여야 한다.

음악도시로서 통영의 브랜드화는 슬로건과 같은 상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국한된 좁은 안목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그런 차원에서 음악도시 통영은 음악이라는 문화 브랜드들의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관리할 필요가 제기된다. 그것은 도시가 지향하는 음악 콘텐츠와 스토리가 될 문화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고 조화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과제와 연결된다. 그러한 과제는 지방정부와 몇몇 전문가의 기획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시민들의 삶속에 녹아들어 일상화돼 가는 진화과정을 거쳐야 생명력을 가진 도시브랜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고국을 떠나 평생 작곡가로 살아가며 통영의 바다를 그리며 살아간 윤이상의 혼이 음악도시 통영 브랜딩의 그 씨앗이다. 그 씨앗을 제대로 키워낼 수 있는 밭을 일구는 일이 ‘음악도시 통영’의 도시브랜딩의 과제인 셈이다.


고원규 (객원논설위원·한국국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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