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진주시와 사천시 리더들을 위한 고언(苦言)
[경일시론] 진주시와 사천시 리더들을 위한 고언(苦言)
  • 정영효
  • 승인 2015.11.29 11: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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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을미년 양띠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을미년에는 유난히도 충돌, 대립, 갈등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많이 회자된 한해였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협력과 화합, 통합’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난지도 꼭 한 달이 지났다. 최근 잦은 충돌로 삐꺽거림을 보이고 있는 진주시와 사천시에 YS가 던진 화두 실천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진주시와 사천시간에 갈등과 충돌은 더러 있어 왔다. 그런데 최근에 발생한 일련의 사태를 보면 그 정도가 심하고, 그 양상도 이전의 충돌 성격과는 달리해 심히 우려스럽다. 공생의 길을 모색하기보다는 공멸의 길을 자초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게다가 소통과 화합, 통합으로 양지역의 동반성장을 이끌어야 할 지역의 리더층들이 이를 조정·화해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조장하고 있어 더 더욱 걱정이 앞선다.

지난 10월 ‘우주탐사 R&D센터’ 진주 설치 사업과 관련해 진주시·사천시·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충돌했다. 사천시는 “우주탐사 R&D센터 진주 설치와 관련해 처음부터 소통을 안했다”며 KAI에 행정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KAI는 “사천시의 항공MRO 사업 협력 중단에 따라 사업유치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며 본사 이전도 검토하겠다고 반발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이 같은 충돌은 자칫하면 ‘우주탐사 R&D센터’ 유치를 어렵게 하는 빌미가 될 뻔해 MOU 체결이 연기되는 등 난항을 겪었다. 또 11월에는 ‘항공 극한전자기사업 인증센터’를 진주에 건립하기 위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에 요청된 예산을 인근 지역구 국회의원이 반대하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더 심각한 것은 최근 충돌이 이전에 일어났던 충돌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데 있다. 이전의 충돌은 지역간 소갈등에 그쳐 유치된 국가사업에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 발생한 사태는 조기에 해결되지 않았다면 자칫하면 국가사업 자체가 무산되거나, 진주나 사천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었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모두 공멸할 뻔했던 것이다. 지역개발 과정에서 진주시와 사천시의 충돌은 필연적이다. 이럴 때마다 ‘우리가 할 수 없으면 너희들도 할 수 없다’식으로 딴지를 걸면 그 결과는 눈에 보듯 뻔하다. 공멸이다. 충돌을 진주와 사천, 나아가 서부경남권, 더 나아가서는 경남권, 더 멀리는 국가 전체가 동반성장하는 ‘협력과 화합, 통합’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 역할을 지역의 리더층들이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지나온 과정을 보면 리더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 충돌을 부추기고, 오히려 심화시켰다.

진주시와 사천시 등 서부경남권은 광복 이후 줄곧 성장엔진이 멈춰 있었다. 그래서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지고 있다. 항공국가산단 지정을 비롯해 경남도청 서부청사 개청, 경남진주혁신도시 건설, 경남도의 서부대개발 추진 등 성장 동력이 비약적으로 가동되는 신성장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진주시와 사천시는 서부경남 전체의 성장을 주도하는 주축인 만큼 양지역 리더층들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10일 후면 희망의 새해다. 내년에는 진주시와 사천시 리더층들이 YS가 던진 화두를 다시 가슴에 되새겨 실천함으로써 동반성장과 함께 지속발전가능한 진주시와 사천시 건설에 역할자가 됐으면 한다.

 
정영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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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2015-12-22 18:03:16
진주, 사천시는 일개 중소 도시 일수도 있지만 지역민과 지도자들이 뜻을 모아 진력한다면 머지않아 세계적 첨단 항공, 우주, 해양, 관광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경남 서부청사 개청, 국가산업단지 지정, 혁신도시 개발 등 도약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는 시점에 지역 지도자의 실책으로 다시없는 좋은 기회가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지도력을 보여 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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