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바람은 잘 가꾼 숲, 돈 되는 숲이다
국민의 바람은 잘 가꾼 숲, 돈 되는 숲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12.3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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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시인)
2015년 산림당국은 ‘산림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산림정책은 ‘숲 가꾸기’였다. 국민의 약 77%는 산림이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38%의 국민은 노후생계유지를 위해 기회가 되면 산림 일자리에 종사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산림의 공익적인 가치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산화탄소 흡수 및 대기정화이며, 이에 응답한 국민은 29%에 달했다. 산림이용의 바람직한 방안은 휴식공간 이용과 목재생산이라고도 했다. 산림정책 가운데 가장 잘한 것은 국민의 약 75%가 자연휴양림 조성을 꼽았다. 산림을 이용하는 바람직한 방안으로는 휴식공간 이용, 산림개발 억제, 목재생산 등을 꼽았다. 산림당국이 10년 내 우선 시행해야 할 정책으로는 숲 가꾸기가 25%로 가장 많았고, 경제림 조성, 산림생태계 보전, 산림치유 활성화가 그 다음이다.

이러한 국민의 의식을 살펴볼 때 국민들은 우리 산림의 현주소를 직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숲이 잘 가꾸어진 듯 보이는 숲들은 도로변이나 가시권 내에 존재하고 있고, 숲 깊숙이 들어가면 빽빽하게 들어찬 나무들로 한 발도 더 들어갈 수 없는 밀림과 같은 숲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 뿐인가. 오래 전에는 비가 적게 내려도 계곡에 물이 마르지 않았는데, 비슷한 강우조건에서 열심히 심어 빽빽하게 자란 숲에서는 계곡에 물이 말라버린 것도 알고 있다. 가장 절실한 것이 숲 가꾸기란 것이다.

경제가 최악으로 끌려가던 IMF구제금융 시대에 가장 잘 한 정책 중 하나는 ‘숲 가꾸기 사업’이었다. 퇴직하고 나이 들어 고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과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급여를 주고 숲 가꾸기를 실시했던 것이다. 일자리를 잃었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게 되었고, 숲에서 일을 하면서 건강을 되찾았고, 숲은 잘 가꾸어 더욱 더 볼륨이 큰 나무로 자라게 되었다. 더욱이 숲이 적절한 밀도로 자라면서 가뭄을 극복하기 위한 산림토양의 물 보유도 증가하게 되어 계곡물도 마르지 않게 되고, 그로 인해 계곡들이 합류하는 다목적 댐에도 충분히 지속적으로 물이 흘러들어가게 되었다. 그로부터 얼마나 흘렀는가. 10년이 안 지난 현실은 그보다 더한 경제악화상황이라는 말이 수시로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들은 산림당국에게 숲 가꾸기를 바라고 있다. 숲은 공공재 성격이 매우 강하므로 숲 가꾸기는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유림과 공유림은 물론 개인 산이라고 산을 가꾸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과거 IMF를 슬기롭게 극복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한 숲 가꾸기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복지와 여러 예산으로 분산된 것들 중에 산림당국 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한 예산의 배정에 힘을 써 숲 가꾸기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는 일석오조를 넘어서는 일이기 때문이다. 청년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데 지급하는 돈보다 숲에서 건강을 찾고 일을 하며, 미래의 동력을 얻을 수 있는 대가를 지급하는 것, 그리고 일자리를 잃고 낙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과 활력 그리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그것이 새로운 숲 가꾸기의 패러다임 아닐까. 2016년을 원년으로 우린 다시 숲을 적극적으로 가꾸어야 한다. 
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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