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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58>전남 목포심야기차타고 무작정 떠났던 추억의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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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05  21: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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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출
   
▲ 남농기념관



새로운 희망을 갖고 병신년을 맞아보기 위해 사천 대가연을 찾았다. 장독대와 아궁이 등 향토적인 분위기와 함께 장작불로 고아만든 곰탕은 일미였다.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남해고속도로를 달려 한걸음에 목포로 향했다.

목포하면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로 시작하는 흘러간 옛노래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로 유명한 도시다. 학창시절부터 심야 기차를 타고 새벽에 목포역에 내려 유달산과 삼학도를 찾았던 추억의 고장이기도 하다다.

문일석 작사 손목인 작곡 목포의 눈물은 1935년 초 조선일보에서 실시한 향토노래 현상 모집에 당선된 가사에 곡을 붙여 9월 신보로 발매되어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애상적인 멜로디는 당시 일본인에게도 적지 않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오히려 포근하게 느껴지는 산야를 가로질러 달리는 차안에서 한마음이 되어 즐겁게 흥얼거리는 사이 영산호 하구언을 지나 목포시내로 들어 남농기념관을 먼저 찾았다.

남농기념관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 여행지로 손꼽을 수 있다. 남농 허건 선생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운림산방의 주인인 소치 허련에서부터 이어지는 남종화의 작품 세계를 근대화시킨 남농 허건 선생이 세운 미술관. 자신의 작품을 비롯해 함께 교류했던 김은호 김동리 화백의 그림 등 수준 높은 근대 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볼거리가 많다. 우리가 잘 아는 조선시대의 유명한 글과 그림들도 만날 수 있다. 흥선대원군과 민영익의 그림을 비롯해 추사의 글도 만날 수 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작품을 그린 역사 속 유명한 인물들을 만나는 재미도 있지만, 작품의 내용이나 수준도 정말 보물 같은 소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곳을 관리하며 안내해주시는 어르신에게 도움을 청하면, 그림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전시 작품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 남농기념관 전시그림


갓바위권 목포문화거리에는 남농기념관과 목포문화예술회관, 목포자연사박물관, 문예역사관, 목포해양유물전시관, 목포문학관 등 문화공간이 밀집되어 있는 예향 목포의 대표적 문화공간이다. 입안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앞으로는 목포 앞바다가 펼쳐진 가운데 개항 100주년 기념탑이 우뚝 솟아있다. 목포의 문화를 알고 싶다면 이곳은 반드시 둘러봐야 하는 장소이다. 그 중에서 목포자연사박물관은 남도스탬프 투어의 필수코스이기도 한데, 자연사관과 문예역사관으로 이루어진 연면적 9200㎡ 규모로 소장품은 화석 광물 조류 포유류 곤충 식물 어류표본 지역문예사료 등 총 3만 6000점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입구에는 다양한 동물조형물들이 눈길을 끈다.
 
   
▲ 국립해양유물전시관


건너편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난파선 박물관으로 화물을 싣고 거친 바다와 겨루며 항해하다 수장된 배와 그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물살에 닳고 펄에 삭아 요점만 간추려진 유물들이 수 백 년 세월을 뛰어넘어 다가와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삭아 문드러진 갑판 나무판자 위의 부러진 수저와 깨진 밥그릇에는 선원과 그 가족의 눈물이 묻어 있다. 캄캄한 바다 밑에서 오랜 세월을 켜켜이 쌓아 한이 서린 유물들로 가득한데, 배와 화물, 뱃사람들의 생활용품, 아름다운 공예품, 무역상들의 거래 내역 등이 생생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이런 문화재가 발견된 지역은 230여 곳. 이 가운데 15곳에서 대대적인 발굴 작업을 거쳐 선박 건조기술 발달과정과 각 계층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 목포자연사박물관
   
▲ 현 부잣집


수중고고학 박물관인 해양유물전시관을 나서니 벌써 해거름이다. 저녁식사를 위해 삼학도 맞은편 목포항동시장을 찾았다. 목포항동시장은 영암 해남 진도 신안지역의 특산물과 목포앞바다에서 잡히는 수산물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목포여객터미널 이용객들이 많이 찾는 시장이다. 부산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한 시장 구경을 하며 찾아간 중앙민어횟집은 신안 임자도에서 잡은 민어를 취급하는 민어 요리 전문식당이다. 소박한 상차림이었지만, 민어회무침 민어회 민어전 민어부레와 뱃살 껍질 아가미 등에 이어 민어찜과 탕까지 차례로 음미하며 민어의 전부를 맛볼 수 있었다. 민어의 찰진 맛에 푹 빠져 새해 설계도 곁들이니 오늘 목포여행은 최고의 시간으로 자리매김하는 느낌이다. 목포대교의 야경을 잠시 즐기다가 새벽에 유달산을 오를 계획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 목포대교의 야경


이른 아침 아리랑고개 쪽으로 오르니, 산동네를 지나고 유달산둘레길을 만나 일등바위로 오르는 길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어둠 속에서 애기바위와 입석바위를 지나고 마당바위에 올라 일등바위를 바라보며 일출을 기다렸다. 끝내 일출은 허락하지 않았지만 유달산의 추억을 되새기며 서둘러 하산했다.
 
   
▲ 갓바위
   
▲ 일등바위



오랜만에 찾은 유달산을 다 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목포시티투어노선을 지나 갓바위를 찾았다. 목포시 용해동에 자리 잡은 천연기념물 제500호인 갓바위는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영산강 하구에 자리하여 풍화작용과 해식작용의 결과로 형성된 풍화혈이다. 삿갓을 쓴 두 사람이 특이한 형상을 하고 서있는 것처럼 보인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나가야 갓바위를 볼 수 있었지만 이제 해상에서 직접 조망할 수 있는 보행교를 바다위에 설치하여 편안하게 산책하며, 영산강하구언과 목포 춤추는 바다분수를 뒤로한 해역의 풍화환경에서 자연적인 과정으로 빚어진 자연 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다.

기이한 모습만큼 갓바위와 관련된 전설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아주 먼 옛날 병든 아버지를 모시고 부지런하게 살아가는 젊은이가 아버지의 약값을 벌려고 집을 떠나 아버지를 잘 돌보지 못해 그만 돌아가시게 되자, 사죄하는 마음으로 몇날 며칠을 굶어가며 삿갓을 쓰고 하늘도 보지 않고 용서를 빌다가 돌이 되었다는 얘기에 숙연한 마음으로 목포를 떠났다. 다시 남해고속도로를 달려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주요 무대인 보성군 벌교읍 회정리 태백산맥 문학관을 찾아 소설 첫 장면에 등장하는 현 부잣집을 둘러보며 잠시 문학기행을 했다. 남도 최고의 맛집인 정가네 원조꼬막회관을 찾아 꼬막정식을 주문했다. 야채를 듬뿍 넣어 매콤새콤하게 무쳐 낸 꼬막무침을 비빔그릇에 넣어 쓱쓱 비벼, 아삭아삭한 야채와 함께 쫄깃한 꼬막을 먹으며 임금님 수라상의 8품 중 1품 맛의 식감을 즐겼다. 꼬막찜 꼬막구이 꼬막탕수 꼬막된장 등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목포여행을 마무리했다.

/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 대가연 곰탕
대가연 곰탕
대가연 곰탕

중앙민어횟집
중앙민어횟집
무침과 회 그리고 전
무침과 회 그리고 전
특수부위
특수부위

꼬막정식
꼬막정식
   
▲ 목포항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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