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화가·송아미술음악영재교육원 원장)
<행복한 동행>
‘동행’. 언제 들어도 참 편안한 느낌이 드는 단어이다. 혼자가 아닌 그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것은 참 가슴 설레는 일이다. 가족과의 동행은 가슴을 더 따뜻하게 적시는 느낌을 갖는다.
필자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고, 딸아이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화가의 길에 동행하였다.
지난해 9월 나의 분신인 딸아이와 함께 그동안 작품활동한 것들을 모아 창동아트센터에서 모녀전(초대 개인전)을 가졌다. 혼자가 아닌, 둘이라는 넉넉함 때문인지 전시회 시작하는 날부터 마치는 날까지 필자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주는 시간들을 보냈다.
‘각기 다른 작품들을 어떻게 전시할까’ 하는 것이 가장 고민되는 일이었다. 걱정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막상 그림을 걸고 나니 딸아이도 그렇고, 엄마인 내 자신도 서로 만족감을 느꼈다.
관객들의 반응도 ‘모녀전’이라는 타이틀에 더 많은 관심과 호감을 보였다. 이 또한 두 사람이 함께 품어내는 사랑의 에너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나하나의 작품들은 독창성과 개성을 강조하고 작가 내면의 정서적인 부분들이 표출되는 평면작품들이었다.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시작했던 전시회가 두 사람의 ‘동행’이라는 따뜻함 때문에 관객들로 하여금 많은 호응을 얻었다.
“세상은 참 삭막하다. 좋아도 그만 싫어도 그만이다.” 남들의 시선, 체면, 그리고 주변의 압박 등으로 자기 상실감과 수많은 갈등 속에서 좌절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세상이 정해 놓은 일정한 틀 속에서 허우적대며 나아갈 방향조차 정하지 못하는 조직사회 속에서 험난한 일상생활들은 우리에게 직면한 현실이다.
어느 책 속에서 “창의적이려면 어린아이의 감탄사가 필요하다”라는 문장이 기억난다. 우리 어른들도 아이들의 순수함 속에 내재되어 있는 흡수력을 배울 필요가 있다. 따뜻한 가슴을 배워야 한다.
나보다 잘난 사람, 너무 완벽한 사람은 나에게 적이 되고, 자신보다 부족한 사람은 친구로 남아 있기 쉽다. 이제 우리가 동행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 가며 살아가면 어떨까.
정현숙 (화가·송아미술음악영재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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