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청춘] 청춘 복학생의 즐거운 인생
[영원한 청춘] 청춘 복학생의 즐거운 인생
  • 강민중
  • 승인 1970.01.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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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 시간을 되감는 백운성씨
▲ [노병은 죽지 않는다] 두바퀴로 시간을 되감는 백운성씨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30~40년을 직장과 가정에서 최선을 다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그러나 ‘은퇴’를 기점으로 살아온 날을 뒤돌아보며 ‘열심히 잘 살았다’고 응답하는 부모님은 많지 않다. 앞만보고 달려왔지만…. 이제 몸도 쇠약해지고 마음도 여유롭지 않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그래 나머지 인생 후반을 맘껏 즐겨보자’

백세를 앞둔 열혈청년(?)들을 보면 젊은 우리들도 힘이 솟는다. ‘노인들이 갈 곳이 없다’는 말이 거짓말 같다.

인생 후반에 발견한 에너지. 자전거, 색소폰, 인라인 등 혼자 또는 동호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젊은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에너지를 발산하는 어르신들이 있다.

본보는 자신만의 취미로 새로운 인생을 즐기고 계신 다양한 어르신들의 취미, 놀거리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열정의 모래시계를 거꾸로 돌려 보시길 기대한다. /편집자주



"젊은층과 소통하기위해 100km를 달렸어… 열정을 찾았지"

환갑 지나 입문해 지금은 프로수준…진주시 중앙동 자전거 동호회 활동


 

건장한 청년인줄 알았다.

전문 자전거 안전모에 노란색 자전거 전문의상, 프로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카본 소재의 산악자전거까지, 말그대로 자전거 전문 장비를 풀장착하고 자전거 도로를 빠르게 질주하는 모습은 고희를 넘겼다고 볼 만한 이유가 없었다. 안전모와 스포츠 터틀넥 사이로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 생각과는 다른 오랜 연륜이 묻어났다. 반전이었다.

젊은이 못지 않은 당당한 체격의 이 주인공은 올해 74세를 맞은 백운성씨. 자전거에 내려서는 백씨의 모습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진주시 퇴직 공무원인 백씨는 8년전 취미로 자전거를 택했다. 그의 나이 환갑이 훨씬 지나서다.

“오래전에 차를 처분했어. 평소 생활형 자전거를 즐겨 탔는데 옥봉동 통장 시절에 옥봉동 자전거 동호회가 처음 생겼지. 자연스럽게 가입했고 지금까지 타고 있는 거야. 진주시내 어디든 자전거로 30분이내면 충분하거든. 시에서 보험도 들어주잖아”

옥봉동 자전거 동호회가 현재 중앙동 자전거 동호회와 통합이 되면서 현재 중앙동 자전거 동호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23명의 회원이 활동하는데 백씨가 최고령이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50~60대로 구성됐지만 그에게는 모두 젊은이다.


“늦게 시작한 만큼 처음에는 젊은 친구들과 자전거를 함께 타는게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었어. 오래 활동을 해와서 거의 전문 프로 선수들 같더라고, 혼자서 체력을 키우기 위해 연습도 많이 했지. 일주일에 2~3번은 자전거를 탔으니까. 지금은 왠만한 곳은 다 함께 할 만큼 체력이 올라왔어. 적게는 40km에서 80km, 100km이상을 타기도 하니까”

백씨에게는 이제 진양호 일대를 도는 40km코스는 그냥 몸풀기에 불과하다. 지난해 초 동호회 사람들과 2박 3일에 걸쳐 제주도를 일주했다.

매주 토요일 스마트폰 동호회 밴드를 통해 번개라이딩을 즐긴다는 백씨는 덕분에 스마트폰 활용도 또래 어르신들과는 다르게 잘 한다.


 

▲ [노병은 죽지 않는다] 두바퀴로 시간을 되감는 백운성씨



“젊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 정말 좋아. 밴드와 카카오톡으로 서로 좋은 글귀도 나누고 소통도 하고, 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들과 얘기할 기회도 적어지거든. 집사람이 맨날 전화기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핀잔을 주기도해(웃음)”

처음 시작한 자전거는 행사에서 받았던 사은품이었다. 하지만 계속 타다보니 욕심이 생겨 바꾼 것이 벌써 4번째다. “계속 업그레이드를 시켰지. 지금타는 자전거가 보물 1호야. 최근에 장만했는데 구입을 미뤄오다 언제 살지 몰라 조금 투자했어. 가격은 집사람에게도 비밀이야.”

백씨는 자전거의 매력으로 건강을 들었다.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무릎과 허리가 아파왔는데, 자전거를 타고 나서 싹 없어졌지. 그러면서 더 애착이 가더라고. 한겨울에는 두달 정도 쉬지만 그외에는 일주일에 한번은 꼭 타려고 해.”

특히 그는 “함께 달려 더 좋다”며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이 가능한 동호회 활동을 더 권장했다. 중앙동 동호회의 연회비는 10만원으로 3월 안으로 입금해야 한다. 월 3번째 토요일 정기라이딩도 갖는다며 홍보도 덧붙였다.

“한달에 한번하는 정기라이딩은 보통 50~60km 짧게 달려. 전체가 참여하니까 먼거리는 체력적으로 힘든 분들도 있거든. 나머지는 밴드에 정기 라이딩 댓글 달리면 8시30분부터 점심 식사할때까지 타. 위치는 모르겠어, 그냥 운동한다고 생각한다고 계속 따라가 그러다 보니 산청 밤머리재까지 다녀왔어. 참 좋더라고. 상대방 줄지어 오면 서로 손인사하고 잘 몰라도 서로가 마음을 교환하는 거야.” 첫 입문을 고민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안전교육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브레이크를 잘못 잡아 크게 3번 다쳤어 정말 큰일날 뻔 했지. 다행이 뼈를 안다쳐 큰 부상은 없었어. 하대동에 진주시 자전거 교육장이 있을거야. 나이가 들어서 시작할 수록 브래이크 사용과 자전거 매너 등 안전교육을 먼저 받는게 좋아.”

백씨는 ‘어른들이 놀게 없다’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 저었다. 그러면서 꼭 자전거가 아니더라도 등산 등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취미를 권했다.

“취미는 자기가 개발하고 즐길거리를 찾아야 돼. 우리나이 친구들 보면 보통 동창회 사무실에서 바둑두거나 고스톱을 치는 게 대부분이거든. 물론 그것도 좋지만 나이가 들수록 야외로 나오는게 좋아. 좋은 공기도 마시고 운동도 하고 특히 젊은이들과 소통함녀서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취미를 찾아, 나이가 들수로 건강은 자기가 챙겨야 하는거야.”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언제까지 타실 거냐는 질문에 “언제까지 가 어디있어. 그냥 계속 타는거지. 분명한건 아직까지는 끄떡없어”라며 자전거를 번쩍 들어보였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 [노병은 죽지 않는다] 두바퀴로 시간을 되감는 백운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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