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연탄은 서민들의 애환과 같이했다. 22개의 구멍에서 뿜어나오는 열기는 서민들의 고달픔과 추위를 녹였다. 새벽 어머니의 연탄 가는 소리에 잠을 깬 적도 한번 두번이 아니다. 연탄불에 밥과 국을 해 먹었으며, 대야에 물을 데워 세수나 목욕물로 사용했다. 뽑기와 고구마를 구워먹기도 했다. 연탄보일러가 기름과 전기보일러로 넘어가면서 연탄의 인기도 식어갔다. 지금은 달동네나 포장마차 등지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냥 버려지던 연탄재가 지금은 논밭의 토양 개선비료로 쓰이고 있다. 죽어서까지 아낌없이 인간들에게 주고 간다. 안도현 시인은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에서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너는 누구에게/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우리에게 묻고 있다. 나도 한번은 남들에게 뜨거운 사람이 되고 싶다.
박도준 편집부장
박도준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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