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역사기록, 컴퓨터 속으로
경남의 역사기록, 컴퓨터 속으로
  • 경남일보
  • 승인 2016.01.2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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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경상대학교 도서관 문천각 사서)
 이정희
고문헌은 수집·보존만 잘 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수집된 고문헌은 잘 보존하고, 또 활용할 때 의미가 더욱 커지는 것이다. 경상대학교 도서관은 경남 유일의 고문헌 도서관인 ‘문천각(文泉閣)’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4만 5000여 점의 고문헌을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를 잘 보존하되 내용을 더욱 잘 활용하는 방법으로 디지털화를 택했다. 경상대는 전국 대학 최초로 소장 고문헌을 디지털화한 ‘남명학고문헌시스템(http://nmh.gnu.ac.kr)’을 2011년에 개발하였다.

이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다른 대학 도서관 고서 담당자들이 의아해했다. “왜 힘들게 수집한 자료를 디지털화하여 전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하느냐?”는 것이었다. “지역민이 경남지역의 역사·문화 연구 활성화를 위해 무상으로 기증한 자료이니 원본은 우리 도서관이 잘 보존하고 내용은 지역민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하였다. 또 “나아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디지털화하였으니 전 국민이 열람할 자격이 있는 것 아니냐.”고 답변하였다.

경상대 도서관은 약 10년간에 걸쳐 남명 선생과 그 학파 관련 고문헌의 원문 6400만 자를 디지털화하였다. 팔만대장경이 4900만 자, 조선왕조실록이 5400만 자이니 그 분량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개통한 이래 현재까지 약 800만 건의 검색이 이루어졌다. 어떤 이용자가 무슨 목적으로 어떤 자료를 검색하여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는 모두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근래 많은 논문에서 ‘남명학고문헌시스템’이 인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경남의 역사자료가 전국화·세계화해 가고, 대학 홍보에도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경상대 도서관은 앞으로도 경남지역의 다양한 역사자료를 추가로 구축하여 ‘경남역사정보시스템’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경상대는 수집된 고문헌을 잘 보존관리하기 위해 전국 대학 최초로 고문헌 전문도서관을 건립하고 있다. 건립의 필요성을 주장한 시점으로부터 준공까지 대략 13년이 걸리는 것 같다. 수집한 자료와 데이터베이스가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라면, 고문헌도서관은 하드웨어를 갖추는 것이다. 두 시스템이 겸전해야 명실상부한 경남의 고문헌 거점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돌아보면 모든 일은 갑자기 저절로 이루어지는 법이 없는 것 같다.
이정희 (경상대학교 도서관 문천각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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