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in 풀스토리]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직장 in 풀스토리] 경상남도농업기술원
  • 정희성
  • 승인 2016.01.26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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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농업 지키는 파수꾼이자 농민들의 버팀목
▲ 류재산 농업연구사와 함께 근무하는 동료 연구사, 실험실 연구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아마 다시 태어나도 농업연구사에 도전할 겁니다.”

진주시 초전동에 위치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경남 농업을 지키는 파수꾼이자 농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 곳에서 20년 간 근무하고 있는 류재산 농업연구사(48)를 만났다. 그는 농업연구사를 천직이라고 여겼다.

경상대학교 농화학과 출신(88학번)인 그는 15년째 버섯 곁에서 연구하고 생활하고 있다. 1994년 졸업을 앞둔 재산씨는 대학원(카이스트) 진학과 취직, 갈림길에서 고민했다.

고민 끝에 그는 농업과 농업현장을 지키는 농업연구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교수의 추천도 한 몫 했다. 재산씨는 1995년 시험에 합격했다. 공부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이다.

“전공과목이야 4년 내내 공부한 것이고 영어, 국사 등도 대학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틈틈이 했다. 농업연구사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은 후 3개월 동안 하루 10시간 이상씩 공부했다. 그 때는 7과목을 봤다. 지금은 제한경쟁으로 바껴 3과목만 치지만…책을 달달 외웠다”고 회상했다. 재산씨는 함양 안의 약초시험장에서 10개월을 근무하다 농업기술원으로 발령이 났다. 농산물가공센터를 거쳐 지금의 친환경연구과(생명공학담당)로 옮겼다.

 
▲ 류재산 농업연구사는 15년째 버섯 곁에서 연구하고 생활하고 있다.


그의 일과는 오전 8시부터 시작된다.

재산씨는 “연구원들과 미팅을 자주 한다. 데이트를 분석하고 연구 계획을 짜기 위해서다. 품종개발, 귀농상담, 버섯농가 현장 방문이 주된 일과”라며 “최근에는 잎새버섯 간편 발아법을 연구하고 있다. 잎새버섯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재배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기술원은 농민들을 위해 존재한다. 버섯품종은 일본에서 많이 수입되는데 농민들이 로열티를 지불한다. 그래서 품종개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농가 의뢰를 받아 새송이 버섯 육종도 연구하고 있다”며 “버섯재배는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힘들지만 귀농상담이 꾸준히 들어온다”고 전했다.

재산씨는 연구사라는 직업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물론 근무환경도 만족하고 있다. “일반직 공무원들에 비해 부서이동이 많지 않다. 전공분야에서 오래 일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농업기술원 분위기도 자유스럽고 격식이 없다”

재산씨의 부인 역시 거제농업기술센터에서 농업연구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경상대 컴퍼스 커플이다. 부인도 농화학과를 나왔다. “아내는 거제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고 있다. 4년 전에 합격했다. 옆에서 격려를 많이 했다. 마음 같아서는 딸도 농업연구사를 시켰으면 하는데 다른 분야를 좋아해 쉽지 않을 것 같다(웃음)”

재산씨는 “우리가 개발한 품종으로 농민들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농민이 웃어야 우리도 웃는다. 농업기술원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 궁금한점이 있으면 언제나 찾아오면 된다”고 말했다.

정희성기자


 
류재산 농업연구사
 

 

경상남도농업기술원 류재산 농업연구사 인터뷰
"다시 태어나도 이곳에서 일할 것"

-언제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나.

▲대학에서 농화학을 전공하고 미생물학을 부전공했다. 대학에서 익힌 학식을 어떻게 사회에서 활용할까 고민했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적인 면보다 농촌과 농업현장을 지키는 농업연구사가 되기를 결심했다. 교수님의 권유도 있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버섯을 재배하는 농업인이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연구를 통해 풀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버섯의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육종연구, 버섯재배법 개발도 하며 버섯유전체연구 등도 한다.

-공무원으로서 어떨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나.

▲농업연구사로 직접 개발한 기술이 농업현장에서 활용되어 농가에서 인정받을 때 가장 보람이 든다. 제가 육종한 ‘애린이3’(버섯)을 재배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한 농민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지난해 버섯영농자단체에서 ‘버섯인상’을 받았는데 농업들인이 인정해서 주는 상이라 자부심을 느꼈다.

-면접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한 비법이 있다면.

▲비법은 모르겠다.(웃음) 제가 1995년도에 합격했는데 당시에는 ‘왜 공무원이 되려 하는가’, ‘합격하면 어떤 연구를 할 것인가’를 물었던 것 같다. 진실성과 자기 PR(홍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몇 년전부터 연구원이나 기간제 직원을 뽑을 때 면접관으로 참석하는데 면접자의 대답을 들어보면 ‘이 사람이다’라고 ‘필’이 딱 온다.

-취업준비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소질과 적성에 맞는 직장을 선택하여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하면 아무리 높은 취업문도 언젠가는 열린다. 취업을 준비함에 있어 왕도는 없다고 생각한다. 공무원 시험에 떨어지고 취업에 몇 번 실패하다 보면 회의나 좌절감 등이 올 수 있다. 이 때를 잘 극복해야 한다. 집사람도 공무원 시험에 몇 번 낙방해 힘든 시기를 겪었다. 하지만 옆에서 끊임없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줬다. 그래서 4년 전에 합격했다. 모든 취준생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

정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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