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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플러스 <136> 옹성산태초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듯한 바위지대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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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0  16: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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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마이산은 말의 귀를 닮아 그렇게 부른다. 산 중턱에 위치한 탑사의 돌탑은 불가사의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마이산의 ‘마’자가 우리말로 ‘마법’의미로 들려 더욱 신비롭게 느껴지는 산이다.

그런데 전남 화순에도 이에 버금가는 산이 있다. 이 산은 옹기를 엎어놓은 것처럼 보여서 옹성산이다. 한자 항아리옹(甕)을 쓴다.

옹성산이 마이산과 공통점이 있다. 규모와 형태가 약간 차이가 날 뿐 마이산은 말귀처럼, 옹성산은 옹기를 엎은 것처럼 하늘로 불쑥 치솟아 있다. 여기에다 마이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타포니현상까지 나타난다. 암벽에 움푹 움푹 파인 모습이 보이는데 이는 추위로 인해 암벽내부의 수분이 동결과 해빙을 반복하면서 압력을 받아 터져, 파인 자연현상이다. 2개의 산 모두 중생대 백악기 비슷한 시기에 지하 마그마의 활동으로 인해 역암이 급격하게 융기하는 지각변동을 일으켜 탄생했다. 전남에서 전북까지 서로 떨어져 있어도 한반도 서해 내륙의 형성과정과 괘를 같이하는 것은 특이하다. 또한 산 중턱에는 우리고장 고성의 상족암처럼 켜켜이 쌓인 고대지층을 볼수 있다. 쌍문바위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이 지층은 검은빛을 내는 상족암과는 달리 회색빛 혹은 누런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옹성산은 572m에 불과한 낮은 산이라도 다양한 형태의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아 등산인들 사이에는 신비의 명산으로 통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동복호와 화순적벽을 조망하거나, 선인들이 나라를 위해 몸 바쳐 싸웠던 흔적인 석성 길을 걸어볼 수 있는 특권도 누릴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 등과 함께 한번쯤 찾아보기를 권하고 싶은 산이다.

 
   
▲ 화순 옹성산 쌍문바위, 자연과 바람 세월이 빚은 신비의 지층바위다. 메인


▲등산로, 전남 화순군 동복면 동복유격대주차장→안성저수지 옆 갈림길→옹암바위→옹암삼거리→독채가옥→쌍문바위→옹성산정상→산성→쌍두봉→구룡사주차장→안성저수지→동복유격대(원점) 6km, 4시간 소요.

▲오전 10시 10분, 화순군 동복면에서 15번 지방도를 타고 북쪽으로 6km정도 가다보면 왼쪽에 옹성산이 눈에 들어온다. 도로를 벗어나 왼쪽 유격대표지석을 따라 들어가면 된다.

훈련장으로 쓰이고 있는 옹암바위 일부에는 한자로 극기(克己)라는 글씨를 새겼는데 워낙 커서 2km밖에서도 보일 정도다. 감정과 충동을 이성적 의지로 이겨내 훈련병들의 정신력을 신장하려는 목적에 새긴 것이다.

훈련장 군부대 정문에서 오른쪽 담장을 따라 안성저수지로 간다. 저수지 중간쯤 갈림길에서 큰길에서 벗어나 왼쪽 산길로 들어갈 수 있다.

 
   
▲ 통나무집과 독아지봉


숲길을 벗어나면 오른쪽에 로프가 있을 정도로 경사가 큰 암벽 유격훈련장이다. 보통 산꾼들은 그냥 오를 수가 있지만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아이들이 있다면 우회해야한다.

20여분 만에 옹암바위 정상 독아지봉(408m)에 올라선다. 이 둥근 봉우리로 인해 옹암산으로 불린 것이다. 실제 정상은 이곳에서 1.8km를 더 올라야 있다.

북쪽에 백아산, 남쪽에 모후산, 서쪽에 무등산이 보인다. 백아산은 본보 명산팀이 2013년 초가을에 찾았던 곳. 흰 거위들이 모여 앉아 있는 것 같아 백아산이다. 한국전쟁 전후에 빨치산 전남총사령부의 근거지로 활용되면서 군·경연합군과 치열한 살육전쟁을 벌였던 피의현장이다. 미군이 이들을 소탕하기위해 전투기까지 띄웠다가 험난한 지형 때문에 역습을 받아 혼쭐이 났다. 최근에는 이 산에 하늘다리가 완공돼 등산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말등같이 옹암정상 독아지봉에서 빠져나오면 우회해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합류한 삼거리와 산소를 만난다. 다시 오름길을 10여분 정도 오르면 안부에 통나무집이다. 50여년 전 10가구가 집성촌을 이룬 월봉마을이었다는데 지금은 모두 떠나고 집 한 채만 덩그러니 남은 것이다.

주변에는 칡 등 늙은 넝쿨식물이 동그마니한 더미를 군데군데 만들었다. 옛 집터 사이를 걸어 올라가면 작은키에 비썩 마른 대밭이다. 이곳에서 뒤돌아보면 기이한 형상의 정상 독아지봉의 형태를 볼수 있다.

 
   
 


오전 10시 55분, 백련암 터와 쌍문바위 갈림길, 백련암 터에는 향을 피운 향로와 촛불, 기도한 흔적이 남아 있다. 취재팀은 오른쪽으로 꺾어 쌍문바위로 방향을 잡았다. 이 바위는 높이 20여m의 거대지층에 암문 2개가 열려 있다. 고성 상족암과 남해 금산의 쌍홍문을 닮았다. 누렇게 보이는 것은 오래된 이끼가 암벽에 달라붙어 있기 때문. 자연과 바람 세월이 만든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길은 쌍문 속으로 열려 있다.

육산의 오름길 후에 또 한 차례 지층바위지대다. 이 곳을 걷다보면 오래된 과거, 태초의 시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오전 11시 22분, 무덤군 옆으로 난 길을 따르면 어느새 정상이다. 안개 속 동복호와 희끄무레한 작은 섬들이 보인다. 동복호는 댐 건설로 생겨난 경관이다. 댐 건설 전에 화순적벽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반쯤 물에 잠겨버렸다. 그 아름답다는 호반전경을 볼수 없는 것은 아쉬움이었다.

이로 인해 과거 마을사람들이 적벽에서 실시했던 불꽃 낙화의 아름다운 풍습은 사라졌다 한다.

 
   
▲ 옹성산성


정상에서 되돌아와 옹성산성(전남기념물 제195호)으로 향한다. 이때부터 길은 야트막한 산허리를 돌고 돌아 산성으로 이어진다.

오후 1시, 철옹성(鐵甕城)으로도 불리는 산성은 고려 말 왜구의 침입을 방비하기위해 쌓았다. 5400m 길이의 자연지형을 최대한 이용한 포곡식 산성이다. 입암·금성산성과 함께 전남 3대 산성으로 불린다. 임진왜란 때 이 고을 현감을 지낸 뒤 진주성전투에서 싸우다 순국한 황진장군이 군사를 훈련시켰다 한다.

동복면과 북면의 경계지점인 지리적 요충지에 자리 잡아 유사 시 즉시 입성해 방어나 역습 등의 전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내부에 계곡을 포함해 수량이 풍부하고 활동공간이 넓을 뿐 아니라 외부의 노출도 쉽지 않다.

등산로 상에 있는 성터는 오랜 세월 닳아서 무뎌지고, 또 흘러내려서 지금은 철옹성이라기보다는 정감 있는 마을의 골목길 돌담처럼 보인다.

 
   
▲ 가지많은 나무


산죽밭을 더 걸어 들어가면 절벽 위 양지바른 곳에 규모가 큰 산소가 나온다. 산소 옆 가장자리에 나서면 지나온 독아지봉과 통나무집 등 아름다운 산세가 펼쳐진다.

이 지점에서 간단한 점심을 해결하고 쌍두봉으로 향한다. 길은 절편처럼 쌓인 바위 아래로 나있다.

오랜 세월 사람의 흔적이 닿지 않은 원초적인 속살을 볼 수가 있다. 쌍두봉을 지나면 급격한 하산 길이다. 계단을 비롯해 부분적으로 로프가 깔려 있어 이에 의지해 내려갈 수가 있다. 전체적으로 산이 아니라 거대한 바위사이 굴곡진 틈을 따라 내려가는 형국이다. 왼쪽 바위는 양파껍질처럼 벗겨지고 있는 모습인데 거대한 암괴가 일정한 선을 따라 탈락해 그 바위 조각들이 계곡에 쏟아져 있다.

내림길에 이어 구렁과 안부를 지나고, 작은 다랑이 논두렁을 타고 나오면 민가터와 탁 트인 공간이 나온다. 그 공간 위에 군계일학 우뚝 솟은 옹성암봉이 다시 등장한다. 암벽에 타포니 현상이라고 하는 포탄 맞은 듯한 모습을 뒤로하고 구룡사주차장과 안성저수지→동복유격대에 돌아온 시간은 오후 2시였다.

 
   
▲ 쌍두봉아래 속살을 보여주는 암벽


이곳에서 유명한 화순적벽은 화순군 이서면 장항리 창랑천 일대 7km에 걸쳐 있는 암벽으로 무등산 원류의 신령천이 자연적으로 만든 적벽이다. 조선 중종 신재 최산두(1483∼1536)가 이곳을 보고 소동파의 황주 적벽에 버금간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따왔다. 방랑시인 김삿갓도 이곳에서 13년간 머물다 생을 마감했다. 댐건설로 동복호가 생기면서 노루목·물염·보산·창랑적벽 일부가 수장됐다. 적벽을 수장시킨 이 후 뒤늦게 훼손된다며 이곳을 통제했다.

30년만인 2014년 가을 재개방했지만 이도 인터넷 예약해 셔틀버스로 접근해야하기 때문에 통행이 자유롭지 않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 옹기를 엎은 것 같이 보이는 옹성산 독아지봉. 마이산처럼 하늘로 치솟았고 타포니현상도 나타난다.
 
   
▲ 동복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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