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한의학박물관은 종합선물세트입니다.”
김요한 산청한의학박물관 학예사는 산청한의학박물관을 종합선물세트라고 소개한다.
그의 말처럼 산청한의학박물관은 박물관의 주요 기능인 교육의 기능뿐만 아니라 산청한방테마파크 동의보감촌 내에 위치하고 있어 체험, 힐링, 먹거리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또 이 박물관은 국내 최초로 한의학이라는 테마로 관람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박물관을 찾기 위해 동의보감촌에 도착하면 방문객을 가장 먼저 맞아 주는 것은 불로문(不老門)이다. 찾는 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이 문을 지나 엑스포 주제관에서 매표를 한 후 박물관으로 향하게 되는데 박물관을 가는 길에는 허준 선생의 동상과 유의태 선생의 동상을 만나 볼 수 있다.
허준 선생과 류의태 선생은 드라마 속에서 자주 캐릭터화 돼 다른 설명이 필요없겠지만 그들의 웅장한 동상을 바라보고 있으면 당시 백성들의 건강을 위해 노력한 모습이 드라마 속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다시 한 번 상기된다.
동상이 있는 산책로를 지나면 산청한의학박물관에 도달하게 되는데 박물관은 1층과 2층으로 구성돼 있다. 한의학박물관답게 1층 전시실에는 허준 선생의 저서 ‘동의보감’에 대한 소개와 편찬 과정 등 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전시돼 있고 2층 전시실은 다양한 약재 전시와 함께 놀이를 통한 체험관 등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김요한 학예사는 “어린 아이들도 이 곳을 많이 찾는데 놀이로 체험하는 곳이 인기가 많다. 하지만 박물관은 교육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1층 전시실에서 교육을 통해 지식을 함양하고 이동 후 2층 전시실에서 놀이를 통해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박물관 1층 전시실은 4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는데 제1공간은 기획전시실로 기증유물과 선정유물을 중심으로 동의보감 등 한의학 저서들이 전시돼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진주시 동성동에서 남성당한약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장하 선생이 기증한 동의보감 25권이다.
이 책은 1814년 전주 감영에서 찍어 낸 판본으로 역사적인 가치가 크다고 한다. 김요한 학예사는 “진주에 있는 김장하 선생이 기증한 이 도서는 1814년에 찍은 판본으로 연도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역사적으로 가치가 크다”며 “동의보감은 국가판, 감영판 등과 필사본이 있는데 기증받은 이 동의보감은 감영판으로 의서를 통해 병영의 치료 목적으로 제작됐다”고 전했다.
제1공간을 지나 제2공간은 한의학의 역사를 조명해 한의학의 역사적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공간으로 허준 선생이 집필한 서적들을 전시하고 허준의 일생과 동의보감의 제작과정을 보강, 전시해 한의학역사를 더욱 정밀하게 설명했다. 특히 제2공간은 전국에서 보기 어려운 구조로 천장에서 내려온 기둥을 통해 전시해 멋스러움까지 연출하고 있다.
제3공간은 과거 산청지역인 산음의 한약방을 그대로 복원해 진료부터 치료까지 과정을 인형과 유물 등으로 재현했다.
제4공간은 유네스코 기록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과 유물 등의 소개와 더불어 혈압측정, 반사신경 측정, 악력, 사상체질 측정까지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1층 전시실 관람을 마치고 2층으로 향하는 길에는 계단 벽면에 실제 약초를 압화(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해 액자로 만들어 놓았는데 이는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이 계단을 통과 한 후 박물관 2층 전시실에 도착하면 3개의 전시 공간을 만나게 된다.
제1공간은 발 아래에 강화유리를 놓고 그 밑에 미니어쳐를 전시해 산청의 효자 갑동이의 효와 약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2공간은 약초표본을 통해 사상체질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을 알게 함으로써 약식동의(藥食同原)의 이치를 통해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첫 걸음이 되도록 했다.
제3공간에서는 의녀복과 어의복을 착용하고 즉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산청한의학박물관 방문의 기념으로 삼도록 했다.
특히 2층 전시실은 절반을 각종 체험용 화면과 게임을 준비해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놀이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끝으로 놀이를 즐기고 복도로 나가게 되면 기증전시와 한의학용구들이 전시돼 있어 각종 용구들을 통해 선조들의 생활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또 2층에 마련된 전망대에서는 산청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폭의 수체화처럼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한편 산청한의학박물관은 엑스포 주제관을 부속동으로 변경해 1박물관 2건물체제로 박물관을 확대 운영해 4월 초 새 단장을 통해 관람객을 맞이할 계획이다.
김영훈기자 hoon@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