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첫 민간 클래식공연장 ‘VK아트홀’ 개관
진주 첫 민간 클래식공연장 ‘VK아트홀’ 개관
  • 곽동민
  • 승인 2016.02.01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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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관 기념공연…5월 ‘세빌리아의 이발사’ 공연
“콩쿨 참가차 함께 수학하는 친구들과 몬트리올에 잠시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홈스테이 집주인이 ‘주말에 지인들을 초청할 생각인데 연주해 줄 수 있느냐’고 부탁해 흔쾌히 허락했지요. 그저 노래 한곡 정도라 생각했던 저는 집주인의 ‘피아니스트를 불렀으니 리허설이 필요하면 하라’는 말에 살짝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건 초대 당일 5~6명의 방문객이 모두 정장에 나비넥타이를 메고 참석한 것이었습니다. 마음가짐도 준비도 정식 클래식 공연을 즐기러 온 것이었습니다. 문화적 충격 이었어요. 그 때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홈파티 느낌의 클래식 공연이 필요하겠구나 라구요. ‘지겹다. 어렵다’고 생각하는 클래식·오페라가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작은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연주자의 악보 넘기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만큼 무대와 객석이 가깝다. 객석 수는 50여석. 무대 위에는 공간을 충분히 울려줄 만한 그랜드피아노 한 대가 말끔한 모습으로 서 있다. 공연장 곳곳에는 베토벤, 모짜르트 등 위대한 음악인들의 얼굴을 담은 석판 장식과 흉상 등으로 클래식한 느낌을 살렸다. 공연장 옆에는 언제든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법 널찍한 카페도 마련돼 있다.

진주시 내동면에 위치한 ‘VK아트홀’은 모두를 위한 작은 공연을 지향하는 오페라 전문 예술단체 ‘폭스캄머 앙상블(대표 최강지 경상대학교 음악교육학과 교수)’과 사단법인 경상오페라단이 만든 소규모 클래식 전문 공연장이다. 소규모지만 전문 음향시설은 물론 관람에 방해되는 요소를 차단할 수 있도록 곳곳에 설계자의 배려가 스며 있다. 독일어로 ‘모두를 위한 작은 공간’이라는 뜻을 가진 폭스(volks) 캄머(kammer)의 앞글자를 따 명명했다.

‘VK아트홀’은 진주지역 민간단체가 정식 음악 공연장으로 등록한 첫 번째 사례다. 소규모 공연장 형식으로 운영되는 카페나 음악학원 등은 몇 있지만 정식 음악 공연장으로 등록된 곳은 없다. 예술 공연장으로 극단 현장의 ‘현장아트홀’ 정도가 거의 전부다. 그동안 소규모 공연장에 대한 지역 예술인들의 니즈가 컷던 만큼 정식 개관 전임에도 불구, 음악인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최강지 교수는 2월 중 정식 발족 예정인 사단법인 경상오페라단과 함께 다양한 기획공연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미 준비된 공연으로는 3월 8일 지역의 신인 음악가들을 초청하는 ‘신인 음악회’가 있다. 특히 5월 14~15일에는 이탈리아 현지 지휘자를 초청해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도 무대에 올린다. 이외에도 3월부터는 경상대 음악교육과는 물론 지역 음악인들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최강지 교수는 “음악가들이 활동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 한가지는 공연을 열 때 대부분 지인들만 온다는 것이다. 그래서는 제대로 된 비평도 들을 수 없고, 더 성장하기도 힘들다”며 “특히 지역의 경우에는 1000석 이상 대규모 공연장 밖에 없어 공연을 여는 것 자체가 부담인 경우도 많다. 소규모 공연장의 존재는 음악가는 물론 애호가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와 지역 음악가 분들 위주로 공연장 오픈 소식을 알리고 있다. 벌써 많은 분들이 공연 알림 메세징 서비스에 가입해 주셔서 힘이 난다”며 “앞으로 음악 공연 뿐 아니라 연극,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려 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VK아트홀은 진주시 내동면 신율리 470-1번지에 자리잡고있다. 자세한 문의는 폭스캄머앙상블 010-7533-6208로 하면된다.


글·사진=곽동민기자



 
폭스캄머아트홀 최강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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