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응답하라 2016!
[경일시론] 응답하라 2016!
  • 박도준
  • 승인 2016.02.0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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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수필가)
최근 인기리에 종방된 ‘응답하라 1988’에 가장 공감한 연령대는 극속의 가장인 성동일의 연령대인 70대와 성덕선,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인 40대 중반들일 것이다. 그때는 메이커가 아닌 운동화라도 감지덕지했고 곡간에 쌀과 연탄만 있어도 푸근했다. 극중 선우엄마가 친정엄마가 방문한다는 전갈을 받고 라미란의 집에 있는 쌀과 연탄, 그리고 화장품을 긴급 공수해 엄마의 눈을 속인 장면을 보면서 우리의 어머니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나이든 사람들은 지금도 배고팠던 시절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있다. 월요일마다 방영되는 KBS 가요무대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세대들은 우리들의 어머니들이 얼마나 눈물겨웠는지를 이제야 알고 후회한다. 어머니들은 뒤주와 땔감이 비어가는 것을 가장 걱정했다. 보리쌀 섞는 비율이 늘어나고 죽과 칼국수, 수제비, 고구마가 식단에 올라오는 횟수가 잦아져 자식들은 밥투정이 심해져도 어머니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다가올 공납금과 명절 제사상 차리기에도 급급한데 돈 나올 구멍은 없어 긴축재정을 쓸 수밖에 없었는데도 그때는 몰랐다. 유행가 가사처럼 내가 부모가 돼서야 비로소 어머니의 고충을 알고 가요무대를 보며 눈물을 흘리지만 이미 때는 늦다.

대통령의 생각도 그럴 것 같다. 더구나 우리의 대통령은 여자다. 아마도 어머니의 심정일 것이다. 국회를 향해 경제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하더니 이제는 거리로 나섰다. 서명운동에 참여한 것이다. 옆에서 보다 못한 관료들이 함께 나섰고 일부 측근은 그녀가 격한 감정에 국무회의에서 울까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경제부총리는 경제가 어려운데 대통령이 힘이라도 써볼 수 있도록 국회가 관련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하는 지경에 다다랐다.

그러나 국회의장은 우리의 경제상황에 대해 위기라는 데 부정적이고 최근 야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경제학자는 관련 법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곡간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미래의 성장동력이자 고용창출의 기간산업이라고 믿었던 철강과 조선, 그리고 자동차산업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고 수출로 먹고살고 있는데도 지난해 수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시대에 접어들었고, 중동특수도 유가하락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안보상황은 북한의 핵위협으로 국방예산을 늘려야 하는 형편이다. 누가 보아도 경제위기이다. 국민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국민이 나서 심판할 것은 심판해야 한다. 올해는 총선이 있는 해이다. 지난 4년간 국민들을 힘들게 했던 국회의원들을 철저히 심판하고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 자리지키기에 급급해 이 당 저 당 기웃거리고 낮에는 이 계파, 밤에는 저 계파 넘나든 정치모리배들을 철저히 심판, 단 한명도 20대 국회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해야 한다. 4년마다 등장하는 정치설계꾼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낡은 이론과 정치기술로 우리의 정치를 재단하는 한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 지난날 폐해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대통령이 국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국회의원과 선출직 자치단체장들에 대해서는 주민소환제를 더욱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정치가 국민들을 피로하게 만들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절실한 것은 지난 19대 국회가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이다. 이제는 유권자들이 응답하고 봉기할 때이다. 새 판을 짜기 위해서는 유권자 혁명이 필수적이다. 우리 모두 응답하자. 응답하라 2016!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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