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아침 까치소리 들으면 복이와요
설날아침 까치소리 들으면 복이와요
  • 김지원·박현영미디어기자
  • 승인 2016.02.0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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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궁금했던 열두가지 설 이야기
 


원단(元旦) 새해 첫번째 아침이 밝아옵니다.

우리 민족의 큰 명절 설날은 왜 설날일까요?
새로운 한 해가 ‘낯설다고 해서 설’이라거나 ‘한 살 더 먹게 되니 서럽다’고 설이라고도 해요. ‘새로운 한 해를 세운다는 뜻의 서다’에서 왔다는 설 등 다양한 유래가 설왕설래 합니다. 설레는 설날 명절을 맞아, 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볼까요?

 

이중과세라니요...
우리민족을 박해하며 설도 못쇠게 했던 일제강점기, 광복후에도 신정과 구정을 쇠는 일을 '이중과세'라고 하며 설 휴일을 줄이며 설을 못쇠도록 하기도 했죠.
설날의 악몽은 광복 후에도 계속됐습니다. 나라에서 양력설을 고집하는 바람에 설을 두번 쇠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중과세라며 오히려 전통의 설날을 쉬지 못하게 했죠.  휴일도 없어져 차례상을 들고 출근한 경남일보 에나가 선생의 한탄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것 같네요.

세배와 묵은 세배 

세배 다녀오셨나요. 차례를 마치면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죠. 세뱃돈 생각이 나겠지만 절값은 덕담이 우선이랍니다. 세뱃돈 풍습은 일본에서 들어왔다고 해요. 설날에는 조상의 묘에도 성묘를 다녀오죠. 성묘는 초 3일까지 다녀와야 한다는군요. 거리가 멀다면 보름까지는 다녀와야 한다고 해요. 
섣달 그믐엔 한 해동안 무사히 보낸 것을 감사하며 묵은 세배를 드리기도 해요. 
아참, 절 할 때 헷갈리는 손! 경남일보가 딱 정해드립니다.‘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을 위로!’

 

 

척사광은 알아도 척사희(擲柶戱)는 모른다고요?
척사희는 윷놀이의 한자이름이에요. 설날 노는 대표적인 민속놀이입니다. 윷놀이는 ‘육룡이 나르샤’에 등장한 고려시대 학자 이색선생의 목은집에도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 
4개의 윷을 던져 도개걸윷모따라 말을 옮겨 4동이 나면 이기는 윷놀이는 원래 한해의 농사를 점치는 의례에서 전해져왔습니다. 마을 대항의 게임으로 이기는 마을에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있었죠.
윷판과 윷말 없이 머리속으로 게임을 진행하기도 한다는군요. ‘건궁윷말’이라고 한다는데 이제 휴대폰을 내려놓고 건궁윷말 한게임 해볼까요?

 

 


한땀한땀 손수 지은 오방색 고운 설빔
설날엔 새옷 한벌 지어입는 풍습이 있었죠. 새해에는 지난해의 묵은 것을 모두 벗고 새 옷을 입고 새출발 하자는 의미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오방색 색동이 들어간 ‘까치저고리’를 한땀한땀 정성껏 지어주었습니다. 오방색은 청, 적, 황, 백, 흑의 다섯가지 기본 색깔입니다. 청은 동쪽, 적은 남쪽, 황은 중앙, 백은 서쪽, 흑은 북쪽의 기운을 의미하죠.

 


육수는 꿩 대신 닭          
설 차례상엔 밥(메) 대신 떡국이 올라갑니다. 
길고 하얀 떡은 순수와 무병장수를, 동전모양으로 썬 모양은 부귀를 의미한다고 하죠. 
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먹는다는 뜻으로‘첨세병’(添歲餠)이라고도 불러요. 

떡국의 육수는 꿩고기를 으뜸으로 쳤습니다. 귀족들이나 즐기던 매사냥으로 얻을 수 있는 꿩이라 고급음식으로 대접받았지요. 서민들은 꿩을 구하기 어려우니‘꿩대신 닭’이 서민들의 떡국 맛을 내줬답니다. 
가래떡을 곱게 썰기란 정말 어려운데 요즘은 예쁘게 썬 떡국 떡을 마트에서나 시장에서나 쉽게 살 수 있죠. 
100년신문 경남일보도  첨세병 한그릇 먹고 한살 더 자란 신문이 되겠습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설이 있었을까요?
7세기 중국의 역사서 ‘수서’와 ‘구당서’ 기록에 신라의 설에 대한 기록이 처음 등장했어요. 하지만 설날이 농사에 사용된 역법체계를 따른 명절인 것을 보면 설의 역사는 훨씬 더 오래 전으로 올라갈거 같네요. 우리나라 문헌에도 고려시대 ‘9대 속절’중 원단을 처음 꼽고 있고, 조선시대의 4대 명절에도 원단이 들어가 있지요.

88년엔 응답해라 '민속의 날"
그 해 설날은 ‘민속의 날’이란 요상한 이름으로 불렸어요. 86년부터 88년까지 3년 동안이었지만, 구정도 아니고 설날도 아닌 어중간한 호칭은 1989년에 와서야 ‘설날’이라는 제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구정은 이제 안녕
설을 설이라 하지 못했던 80년 세월. 
일제 강점기 1896년 도입된 태양력 때문에 양력설을 신정으로 쇠도록 강제되고, 음력설을 구정이란 이름으로 천대받았습니다. 
몰래 설을 쇠는 사람들을 괴롭히려 떡방앗간도 못 열게 하고 설빔에 먹물을 뿌리기까지 했다는군요. 
설날이 제 이름을 되찾은지 벌써 27년인데 아직도 구정이라고 부르면 섭섭해요.
경남일보도 한 때 이름을 잃어버린 설움이 있어 구정이라 불리는 설을 보니 동병상련이 느껴집니다. 이제 구정이라 부르지 마세요.

복주머니 가득 행운을
열살배기까지 아이들에겐 복주머니도 만들어주었어요. 주머니 속엔 쌀이나 돈, 콩 같은 것을 넣어줬지요. 보통은 허리에 달아주지만 충남 당진에선 동전을 넣은 복주머니를 목에 걸어주기도 했다는군요.

다른 나라의 1.1, 새해 축하행사는?

태양력을 쓰는 나라는 양력으로 1월1일을 새해 첫날로 축하하고 있죠. 하지만 일본의 설날 이름 ‘오쇼가츠’의 뜻은‘음력으로 한해의 첫 날’이라는 의미라고 해요.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음력의 설 명절을 날짜만 양력으로 옮긴거죠. 중국은 우리와 같이 음력 1월1일을 ‘춘절’이란 명절로 쇠고, 태국의 ‘송크란’은 4월13일, 인도는 2월과 3월 사이 힌두의 달력으로 따진 ‘홀리’라는 새해 명절이 있다고 해요.

정월 첫 12지일(十二支日)
십이지일은 음력 정월 1일부터 12일까지를 말해요. 12간지에 따른 날입니다. 
새해 첫 십이지일이기 때문에 앞에 상(上)을 붙여서 의미를 부여한 것이지요. 간지동물이 털이 있으면 유모일(有毛日) 없으면 무모일(無毛日)이라고 하는데 설날이 유모일이면 풍년이 든다고 하네요. 올해 설날은 경신일 원숭이날로 유모일이네요. 

청참을 아세요?
설날 아침에 까치소리를 들으면 농사가 잘되고 좋은 손님이 오고 복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네요. 강원도 양양만 빼구요. 양양에서는 흉년이 든다는 설이 있다는군요. 설날 처음 듣는 짐승소리로 한 해의 운세를 점치는 일을 청참(聽讖)이라고 해요. 소가 울면 좋은 일이라는데 한해 농사가 바빠질 걱정에 소가 미리 한숨을 쉬는 것이라는 군요. 같은 동물이라도 지역에 따라서 정반대로 해석하기도 해요. 좋은 일을 기원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풍습입니다.

설 이야기 재미있으셨나요. 경남일보 페이스북에 신년인사를 남겨주시는 페친분들 중 33명을 선정해 복조리를 선물로 드려요. 경남일보 페이스북에 ‘좋아요’ 콕 찍어주시고 행운 챙겨가세요~ 

참고자료=국립문화재연구소 세시풍속(총괄편),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김지원·박현영미디어기자 webmast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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