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겨울나무의 의지
[월요단상] 겨울나무의 의지
  • 곽동민
  • 승인 2016.01.1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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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봄눈을 틔우기 위해 아름다운 빛깔을 간직한 단풍잎들도 한잎 두잎 떨어질 수밖에 없는 가을이 있는가 하면, 강한 추위와 눈보라를 맞으면서도 죽지 않고 고통의 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겨울나무의 의지는 놀랍기만 하다. 된서리 내리고 북풍의 모진 바람에도 발가벗은 채 자신의 깊고 옅은 흔적까지 하나의 거짓됨 없이 다 보여주면서도 차가운 바람에 떨고 선 저 겨울나무들을 보아라.

무성한 푸른 잎도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으로 생명의 찬가를 엮어나가는 겨울나무의 끊임없는 끈기는, 봄을 준비하는 계절이 아닐 수 없다. 실로 감탄해야 할 건 그토록 질긴 생명이 저 하찮은 나무의 가지에서도 활동을 멈추지 않으며 오직 자신만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의지와 인내가 없다면 어찌 우리 인생에도 따뜻한 봄날이 있을 수 있으랴. 봄과 여름을 거처 잘 익은 열매 빛나는 가을이 있는가 하면 시련과 추위를 견뎌야 하는 겨울도 있는 것.

인간이 살면서 하고자 하는 일에 실수와 실패도 하지만, 그것으로 인하여 더 많은 지혜를 얻고, 강한 힘을 키우게 되는 것도 인생의 겨울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더 넓게 배우고 익히고, 겸허해진 그 다음에야 비로소 힘찬 활동으로 발전을 가져오는 게 아닐까? 힘든 겨울이 있어 누구에게나 좋은 발전을 위해 발돋움할 용기를 가지게 하여, 땀 흘린 대가로 당당하게 꿈의 결실을 얻어 행복한 생활을 이어나가라고 겨울나무는 말해주고 있다.

겨울은 깊어만 가고, 울부짖는 바람소리에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 저 나무들. 살을 에는 고독에 아픔을 겪으면서도 발가벗은 맨몸으로 차가운 겨울을 견디며 자신의 성장에는 멈춤이 없다. 겨울을 이겨내야 꽃을 피우고 아름다운 열매를 거둔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 또한 우리가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길목에서 보여주는 지혜일지도 모른다. 겉으로 보자면 덤덤한 표정으로 서 있는 겨울나무 같지만, 속으로는 자신이 해야 할 임무와 찾아올 새봄 맞을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리라.

모름지기 우리의 인생을 풍요롭고 빛나게 해주는 건 겨울나무의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시련을 이겨낸 겨울나무에게 봄의 따뜻한 영광이 있는 것처럼 우리 역시 미래를 위한 소중한 꿈을 이룰 수 있길 바라자. 소망이 간절한 기다림이라고 한다면 세월에는 멈춤이 없고 바라는 바 꿈 또한 인간의 삶에 최고의 가치일 수 있다. 겨울나무처럼 우리도 끊임없이 변신해가며 새롭게 자신을 창조하는 과정이 되길 바라자.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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