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희망메시지
[경일시론] 희망메시지
  • 경남일보
  • 승인 2016.02.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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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숙 (객원논설위원 ·인제대 응용수학과 교수)

봄은 계절의 주기로 볼 때 새로움의 시작을 의미하고 한 해의 계획은 봄에 세운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따뜻한 봄이 올 때까지 ‘견디고(堪) 참고(忍) 기다리면(待)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감인대(堪忍待)의 마음으로 각자의 역할과 노력에 최선을 다하며 내공을 쌓고, 사회적 문제를 내 것으로 받아들여 함께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며 희망을 논할 때이다. 절대적 빈곤인 시절에도 조상들은 행복과 여유가 있었음에 비해 우리는 지금 혹시 상대적 빈곤으로 불만, 원망으로 스스로를 옥죄며 상대적 박탈감에 힘들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며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자세를 지키자.

물론 현재 정부가 지난 12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결정하자 북한은 아예 폐쇄조치로 맞서 남북한 대립상태에 놓여있고, 저유가로 산유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큰 타격을 입은 영향으로 전체 수출 중 신흥국 비중이 50%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조선·건설·플랜트 등 주력 수출분야에서 직격탄을 맞았으며, 중국의 경기둔화로 중국 수출의존도가 25%가 넘는 우리 경제의 어려움으로 1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현실을 서민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무엇보다도 온기가 필요하다. 사람다운 살가운 냄새를 느끼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잡으려 가까이 다가가면 더 도망가는 무지개를 쫓거나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진리를 가르쳐 주는 파랑새의 교훈을 무시한 채 사회와 국가야 어떻게 되든지 내가 속한 집단의 이익과 내 밥그릇 불리기에만 혈안이 된 사람들에게 ‘세상에 어머니 없는 자식은 없으니 어머니를 실망시키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어머니 미소 속에 신비가 있는 까닭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 속에 희생이 있기 때문이며, 어머니는 ‘어머니, 어머니, 나의 어머니!’라고 부르고 싶은 가슴 울컥한 그리움, 못난 나를 보고 웃으시며 세끼 밥은 꼭 챙겨 먹으라고 당부하시던 깊은 주름살의 따스함과 잘못된 길로 갈 때 회초리를 드셨으나 뒤돌아 눈물 훔치시는 위대함을 떠올리게 한다.

1910년 2월 14일 안중근 독립운동가가 사형선고를 받은 후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가 그에게 보낸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라고 쓴 편지가 보여주는 어머니로서의 아픔과 아들의 행동에 의지를 심어주는 결연함을 되새겨보면서, 어머니의 따뜻한 품과 같은 희망 가득한 사회를 꿈꾼다.

지난 14일 발표에 의하면 2014년 세계수출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우리나라 제품은 64개로 품목수 기준 세계 13위이며, 이들 1위 품목들의 총수출액은 1118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9.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확대되고 있는 시기임에도 우리나라가 선두 수출품목 혁신을 통해 세계 경쟁력 확보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민족시인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중 ‘지금은 남의 땅/…/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라는 구절은 기다려도 오지 않는 봄을 애타게 기다리던 암울했던 일제 식민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래도 봄이 왔듯이, 우리에게는 언제나 봄이 어김없이 찾아옴에 감사하며, 올 봄은 아주 따뜻하기를 기대한다. 만약 기다려도 봄이 오지 않는다면 준비하고 쌓아 놓은 개개인의 내공의 힘을 모아 봄을 찾으러 가자.

김향숙  (객원논설위원 ·인제대 응용수학과 교수)

김향숙 인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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