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설날은 지나갔지만 우리의 효(孝)는 우리 곁에
[경일칼럼] 설날은 지나갔지만 우리의 효(孝)는 우리 곁에
  • 경남일보
  • 승인 2016.02.1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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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설날은 우리 민족의 대명절로서 음력으로 1월 1일로 한 해의 첫째 날을 뜻한다. 고향을 떠나 흩어져 살던 혈육들이 한자리에 모여 조상들께 차례를 모시고 성묘를 다녀와 집안 어른과 마을 어른들께 세배를 하고 덕담으로 새해의 복을 빌어주는 아름다운 문화가 숨 쉬는 의미 깊은 날이다. 설날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빈부귀천 구분 없이 평일과는 달리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하여 특별히 조상을 숭배하는 날이다. 묵은 1년은 지나가고 설날을 기점으로 새로운 1년이 시작되는데 1년의 운수는 그 첫날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추석이나 설날이 되면 모두들 고향을 찾아가느라 민족 대이동이 시작된다. 명절이 되면 고달픈 객지생활을 하다가도 사랑하는 부모형제와 옛 친구들을 만날 수 있기에 마음이 들뜨고 즐겁다. 고향에 가면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모님과 친척 형제들과 선후배가 있다. 고향은 내 인생을 처음 시작한 곳이기에 늘 그리운 곳이고 사모하는 장소이다. 뿐만 아니라 고향은 행복한 추억이 있는 곳이기에 찾아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명절이 되면 힘들어도 모두 다 정들었던 고향 부모님이 계신 고향을 찾아가느라 분주하다.

설날과 추석날 우리 민족의 대이동은 농경문화에 뿌리를 둔 고향을 찾는 효심의 이동이다. 고향하면 조상이 살던 곳이고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며 부모님과 일가친척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어느 곳에 살아도 고향은 잊을 수 없는 곳이다. 설은 우리에게 복을 빌어주는 즐거운 날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낯이 설다’, ‘조심한다’, ‘삼간다’ 등의 여러 가지 의미로 쓰였다. 그러므로 설은 기쁜 날이기 전에 한 해를 조심스럽게 무사하게 보내야 한다는 엄숙하고 뜻 깊은 날이기도 하다.

사람이 태어나서 근본적으로 해야 할 것은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며, 교육이란 교(敎)자는 효(孝)+부(父)자가 합성된 글자로써 부모님께 효도하는 사람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됐으며 아무리 교육을 많이 받았어도 효도를 하지 않는다면 교육의 근본에 어긋난 교육을 한 것이다. 대가족제도에서 우리 민족의 효 문화는 세계 어느 민족보다도 앞선 자랑스러운 것이었으며, 이것은 살아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돌아가신 후에는 정성껏 제사를 지내는 것이며 조상의 묘소에 성묘하고, 명절 때면 차례를 지내며 조상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 풍속화돼 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핵가족시대가 되면서 전통적인 효도를 배울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우리나라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돼 대가족제도에서 핵가족제도로 주거형태와 환경이 바뀌면서 숭조사상과 전통의식이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잊혀져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아놀드 토인비 박사는 “21세기 세계를 살릴 정신문화는 한국의 대가족제도와 효 사상”이라고 했듯이 우리의 전통적인 효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데 힘써야 한다. 이에 교육의 근본인 효도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설날은 우리 민족의 자랑으로써 더욱 부각해야 할 것이다.
 
고영실 (전 진주외국어고교장·신지식인 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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