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기후변화 대응 틈새시장 확보
[경일포럼] 기후변화 대응 틈새시장 확보
  • 경남일보
  • 승인 2016.02.1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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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창 (농학박사·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많은 사람들은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온난화 현상을 일반적으로 기후변화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UN 기후변화협약에서는 온난화와 기후변동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기후변화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인류가 체감하고 있는 기후변화는 점진적인 기온상승보다는 폭염, 혹한과 같은 극한 기온변동 현상이나 가뭄, 홍수, 태풍 등 기상이변이라는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가 빈발하고 그 피해규모도 급증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 위협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부, 개인 및 지역사회, 기업에 리스크가 되고 있어 이제부터는 기후변화 위협에 대하여 정부뿐만 아니라 개인과 지역사회 및 기업에서 공동으로 인식을 확산해 대응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적극적인 대응방법으로 기후변화와 관련된 틈새시장 확보를 위한 상품개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후변화와 관련된 틈새시장 상품 중 날씨파생상품이란 것이 있다. 갑작스레 일어나는 기상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온 금융상품으로 기온이나 강우량ㆍ태풍ㆍ폭우ㆍ폭염 등의 기상현상과 관련된 자료를 수치화해 이를 바탕으로 거래자들 간에 미래 일정시점을 기준으로 수치화된 값의 범위를 벗어날 때에 보상을 약속하는 일종의 보험계약을 말한다.

이것은 1997년 당시 뉴욕 전기공급업체인 콘솔리데이티드 에디슨(Consolidated Edison)사가 한 에너지 회사와 전력 매입계약을 체결한 것이 최초의 거래였다. 이후 날씨파생상품은 옵션과 스왑 등의 형태로 장외에서 활발하게 거래됐고, 1999년 시카고 상업거래소(CME)는 세계 최초로 기온에 대한 옵션계약을 상장했으며 이후 시장규모는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날씨가 세계경제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0년 동남아시아에 폭우가 내렸을 때 전 세계적으로 고무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타이어 가격은 물론 콘돔 가격까지 올랐다. 또 2010년 브라질에 극심한 가뭄을 겪은 탓에 설탕 가격이 치솟아 올랐고, 그 여파로 옥수수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한 변화 속에서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날씨와 관련한 금융상품도 출시됐다.

이 분야의 선구자로 불리는 미국은 1980년대부터 농업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에서 날씨보험을 일반화시켰으며, 현재 전 세계 날씨 관련 상품의 80%가 시카고 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날씨 리스크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과거에는 기상이변이 농업에 미치는 피해와 복구에만 집중했다면, 지금은 여러 산업과 기업의 손실 예방 등 좀 더 선진적인 방향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다양한 금융상품이 일찍부터 자리 잡은 미국이나 유럽 등과 비교해 시작은 늦었지만, 정부와 민간기업이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는 점은 다행이다.

이제부터는 대보름에만 무더위 팔란 법 없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9년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은행과 증권사 등의 날씨파생상품 판매가 허용됐다. 민간 보험사들도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실용적인 상품을 개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 역시 국내 실정에 맞는 금융상품을 도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최근의 기후변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긍정적인 마인드로 전환한다면 이러한 기후변화에 대응해 틈새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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