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공룡알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공룡알
  • 경남일보
  • 승인 2016.02.18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룡알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공룡알


겨울 들판에 웬 공룡알

공룡시대가 다시 도래하나

들판에 가득한 공룡알

죄다 부화하면 어찌되나

쥐라기공원에 애들은 신나겠다



-김윤숭(지리산문학관장)



정체불명의 물체를 두고 백악기를 거슬러 쥐라기로 이동하는 시인의 순간포착이 흥미롭다. 일명 공룡알로 불리는 곤포 사일리지(Bale Silage). 축산농가의 사룟값 급등 대안으로, 추수 후 볏짚을 원기둥 모양으로 묶은 뒤 흰 비닐 랩을 피복하여 자체 발효시키는 소의 조사료다. 한 개의 무게가 약 500kg으로 소 한 마리가 50일 동안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각설하고, 머릿수건을 풀어 온몸에 달라붙은 피로를 퍽퍽 털어내며 겨우 허리를 펴는 듯한 겨울 들판이 허허롭기만 하다. 그 복판에 비로소 ‘휴(休)우--!’ 기나긴 쉼 호흡 뒤에 찍혀 있는, 문장 부호 같은 공룡알들. 여기저기 부화할 공룡알 둥글이는 아이들 웃음소리로 잠시 이국적인 풍경이다. 부디 곤포가 공포가 되는 날은 도래하지 않기를. /천융희《시와경계》편집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