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삶속에서 화가의 길이란
소박한 삶속에서 화가의 길이란
  • 경남일보
  • 승인 2016.02.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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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화가·송아미술음악영재교육원장 )
정현숙
며칠 전 잘 알고 지내는 화가들 셋이 모여 모처럼 식사하는 자리를 가졌다. 오랜만에 만나 가슴과 가슴을 맞대고 마음속의 응어리진 것들을 서로 토로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의 꽃을 피웠다.

사람들은 화가의 이미지를 ‘자유로운 영혼 속의 화려함’을 먼저 떠올린다. 화가의 내면 세계는 때로는 화려함도 있었지만, 오히려 가슴 아픈 추억들도 너무 많았다.

필자는 20여년 전 화가의 길에 입문하여 제5회 개인전을 열기까지의 힘겨웠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세차게 밀려 왔다. 하지만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위침(磨斧爲針)의 자세로 창작활동에 매진해 왔다.

개인전을 준비할 때마다 자신의 끼를 발산하고, 집중력을 갖고 붓끝 하나하나 섬세하게 그려 나갔다. 1인 4역의 균형을 잘 유지하며 생활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일들이 많았었다.

낮에는 사회교육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에 거의 밤 10시경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어쩌다 시계를 보면 새벽 3~4시를 가리킬 때가 허다하였다. 힘들기는커녕 오히려 행복하기까지 하였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오직 그림 그리는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던 필자의 모습에서 한없이 카티르시스를 느끼곤 했다.

작가로서 철학이 있다면 현대적인 회화기법을 이용하여 인간과 공존하는 자연과 함께 꾸준하게 의미 있는 희망의 대화를 하는 것이다. 그 대화 속에서 자연의 향기를 음미하고, 형상들을 노래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감수성을 예술성으로 승화시켜 창작활동이라는 제2의 작업을 통해 나 자신을 표현하며 작품 깊숙한 곳에 작가가 살아온 삶의 흔적들을 또 다른 무언의 형상들로 만들어내곤 했다.

오늘도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며 아름답고 싱그러운 자연과의 대화 속에서 삶의 진정성을 찾아가며,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 깊이 기억되는 의미 있는 작가로 영원히 남아 있고 싶다.
정현숙 (화가·송아미술음악영재교육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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