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횡단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횡단
  • 경남일보
  • 승인 2016.02.25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icasi-908-b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횡단

누군가는 돌다리를 건너고

어떤 이는 눈길을 걸어가고

또 누군가는 설상가상을 넘는다



세상의 모든 횡단이여

이곳보다 저곳이 더 아름답기를



-조영래(시인)



바람이 불 때마다 나는 몹시 휘청거렸다. 먹구름이 몰려올 때면 비 오는 거리를 우산도 없이 내달렸다. 앞이 보이지 않았다. 하도 캄캄해서 주먹을 불끈 쥘 때가 많았다.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 때도 더러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 생사의 갈림길에서 어린것들의 눈망울을 부둥켜안고 발버둥 칠 때도 있었다. 삶! 쉽지가 않았다. 남은 돌다리 건너는 동안도 결코 쉽지 않을 듯하다. 아무래도 그렇다. 당신도 그런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사람은 ‘설상가상’으로 눌린 저 발자국을 바라보는 순간 심장이 울컥했으리라. 그러고 보면 우리는 저곳, 소망의 나라로 횡단 중인 것이다. 끝없는 고난을 건너고 역경을 맞서 싸워가면서 말이다. 그런데 뒤돌아 멀리서 보니 뉘 발자국이 저리도 아름다운가. 당신도 그런가!/ 천융희·《시와경계》편집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