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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플러스 <138> 감암·부암산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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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26  00: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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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바위를 닮은 화강암지대


감암·부암산(甘闇·傅岩山 834·695m)은 합천 가회면 둔내리와 중촌리에 있는 산이다. 쉽게말하면 산청 황매산 옆에 있다. 황매산과 모산재 못지않은 아름다운 조형성을 갖고 있으나 명성에 가려 등산인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부분이 있다. 황매산(1113m)에서 남으로 배내기봉, 천황재 등 오르내림을 반복해 감암·부암산으로 연결된다.

모산재처럼 화려한 암릉을 자랑하는 구간이 있는가하면 황매평원처럼 덕스러운 육산의 기운을 풍기는 곳도 있다.

이른바 감암·부암산은 두 가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누룩덤∼칠성바위구간 거대한 더미바위는 광장처럼 드넓어 암릉의 절정을 이룬다. 그 끝 먼당에는 일곱개의 별을 상징하는 칠성바위가 버티고 있다. 이 외에도 하트바위 거북바위 촛대바위 암수바위 등 기묘한 바위가 산객을 숨 가쁘게 한다. 특히 술을 빚을 때 쓰는 발효제 누룩을 닮아 ‘누룩덤’이라고 부르는 바위는 생경한 이름만큼 눈길을 끈다. 이 바위군은 사실 집 채만한 크기부터 빌딩크기의 바위더미 수 십개가 차곡차곡 쌓여 거대한 피라미드처럼 보인다.

하늘에서 떨어진 칠성바위를 지나 이 산군의 남쪽 3km지점에 있는 부암산구간은 육산과 암산이 고르게 어울려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 거북바위


▲등산코스, 대기마을회관→묵방사 앞 갈림길→밤색 목교→누룩덤→암괴류·칠성바위→828봉갈림길→감암산→촛대바위→암수바위 바람흔적 미술관갈림길→열병산성→부암산(반환)→동곡마을 하산→대기마을 원점회귀. 약 10km, 5시간 30분소요.

▲9시 30분, 대기마을 경로당 앞에서 출발한다. 마을 뒤편에 펼쳐진 다락논 사이에 등산로가 열려 있다. 중간에 위치한 몇 채의 현대식 전원주택은 그야말로 목가적 (牧歌的)이다. 멀리 산 마루금에 이 마을 사람들이 누룩덤이라고 부르는 피라미드형 바위 군이 보인다.

5분 만에 만나는 묵방사 입구 갈림길에선 오른쪽으로 올라야한다. 왼쪽이 묵방사 방향이다. 5분여 더 걸어올라 가면 왼쪽 계곡 숲속에 짙은 밤색 목교가 나타난다.

주변에는 등산로를 안내하는 산뜻한 입간판이 새로 세워져 위치를 파악하기가 용이하다.

산객이 군립공원에서 지켜야 할 금연, 꽃과 나무의 보호, 취사 야영 쓰레기 투기를 금지하는 알림글을 새겨놓았다.

목교를 건너 숲으로 들어가면 토종 소나무군락지가 나오고 곧이어 바위벼랑이 앞을 가로막는다. 다행히 로프가 설치돼 있어 한결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

이 오름길 끝에 첫 전망대다. 좌측 20여m 앞 산등성이에 거북을 닮은 바위가 산 아래를 굽어보고 있다. 뒤로는 누룩덤에서 갈래를 쳐 흐른 또 다른 산줄기에 설악산 못지않은 거대한 암반덩어리가 박혀 있다.

장인의 조경수가 등산로를 꾸미기라도 해 놓은 걸까. 키 작은 토종소나무와 바위가 조화를 이뤄 품격 있는 정원처럼 보인다. 이 아름다운 길을 비켜 오르면 경사 50도가 넘는 본격적인 암반지대다. 큰 경사도 때문에 몸을 가누기가 쉽지 않은데 숨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여간 힘 드는 게 아니다. 바위에 꽃처럼 피어난 소나무가 그 마음을 달랜다.

10시 33분, 누룩덤 아래를 지난다. 누룩덤은 직접 오르지 않고 돌아가도록 있도록 돼 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그늘진 암반 곳곳에 잔설이 남아 주행이 쉽지 않다.

 

   
▲ 미끄러운 눈길에선 로프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누룩덤을 뒤로 하고 오르는 등산로 주변 역시 오래된 장인의 정원처럼 고풍스럽다. 이어, 이 산의 절정인 거대한 암반지대가 눈앞에 펼쳐진다. 자그마치 100m가 넘는 자연 암괴류가 산맥을 이룬다. 갈라진 틈에는 소나무와 철쭉이 뿌리를 내려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끝에 천상의 별, 칠성바위가 히어로처럼 버티고 섰다. 비스듬하게 누운 너럭바위에 자동차만한바위 7개가 얹혀있는 형상인데 기묘하다 할 밖에 이를 말이 없다. 흔한 사연하나 없는 것은 의외다. 위험하기 때문에 출입을 삼가하는 것이 좋다.

뒤로는 위엄 있는 황매산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이어 육산의 오름길을 지나 11시 20분, 828봉 갈림길에 닿는다. 오른쪽이 천왕재와 비단덤을 통해 모산재로 가는 길, 왼쪽이 감암산 가는 길이다. 들머리 대기마을서 3km지점이며 부암산까지 잔여거리는 3km다.

갈림길에선 고도를 낮아지면서 주행시간이 짧아진다. 11시 35분, 감암산 정상에 닿는다. 예상보다 큰 정상석은 주변에 널린 화강암과는 다르게 누런빛을 띠었다. 듣던대로 사방의 조망이 화려하다. 국립공원 덕유산과 지리산을 비롯해 철쭉의 산 황매산이 코앞이다.

 

   
▲ 누룩덤


감암산의 원래지명은 두루뭉슬 해 ‘두리봉’이라고 불렀으나 어느 시기부터 감암산으로 바뀌었다. ‘감바위’라는 지명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감바위는 현재 산아래 영암사 주변에 있다.

하지만 감암의 암자는 바위암(巖)을 쓰지 않고 ‘숨을 암’(闇)을 쓴다. ‘숨은 산’이 산의 성격에 부합한다.

부암산까지는 두세번의 오르내림을 감수해야한다. 바위 사이를 연결하는 나무계단을 미끄러지듯 내려서면 중간에 촛대바위가 나온다. 이 부근에서 아스라히 보이는 2개의 암봉이 부암산영역이다.

12시, 고도를 떨어뜨려 마사토지대 암수바위에 닿는다. 바위 하나에 남근과 여근바위가 뭉쳐져 있는 형상이다. 왼쪽은 묵방사, 오른쪽은 상법마을 하산길이다. 이어, 느리재 부근 갈림길에서 바람흔적 미술관으로 하산하는 길이 또 나온다.

1시까지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열병산성을 넘어간다. 산성이라기보다 돌담처럼 허술해 보이는데 신라와 백제 간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격전지였다고 한다. 당시 군사들이 도열해 훈련을 받던 장소였다고.

 

   
▲ 거대한 암괴류 뒤로 하늘에서 떨어진 일곱개의 별을 이고 있는 칠성바위가 보인다. 메인


이 길에서 두평 남짓한 산짐승의 놀이터를 만날 수 있었다. 구렁 물구덩이에 산돼지가 드러누웠던 흔적이 뚜렷했는데 손을 담그니 신기하게도 물이 따뜻했다. 대개 이런 물은 여름에는 얼음처럼 차갑게 마련인데 천혜의 산돼지 목욕탕(?)인 셈이다.

부암산 오르는 길에선 지나온 길을 돌아볼수 있는 전망대가 두세곳이다. 부암산(傅岩)은 한자 스승부(傅)를 써 ‘스승바위산’이라고도 한다. 부암산에선 이교마을로 바로 내려가는 갈수 있지만 취재팀은 반환해 동곡마을로 하산 길을 택했다.

부암산이 속한 신등면의 원래 이름은 단계이다. ‘단계’는 고려 초 540년 단읍현을 현청소재지인 단계현으로 바꿔 부르면서 지금까지 1000년 동안 내려온 지명이다. 현재의 신등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저들의 편리대로 만든 지명이다.

500년 전 백의종군하던 이순신장군은 단계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그는 정유년 6월1일 하동군 옥종면 정수리에서 출발해… 2일 아침나절, 권 도원수영인 단계천변에 도착했다. 취재팀이 동곡마을에 닿은 것은 오후 3시였다.

최창민기자 cchangmin@gnnews.co.kr

 

   
 
   
▲ 마사토지대 암수바위
 

 

▲ 828봉까지 고도를 높이면 잔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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