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농산물 제값 받기
[농업이야기] 농산물 제값 받기
  • 경남일보
  • 승인 2016.03.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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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작물연구과 경영정보담당자)
생산한 농산물을 어떻게 팔아야 할까?

농산물 포장지에 생산비를 표시해서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하면 가격의 안정화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농업인도 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농가의 수취가격(출하비용을 제하고 농가에서 받는 가격)이 높아지면 농업총수입이 늘어 농가소득이 증가하게 된다.

이처럼 농산물 공급량이 많아지는 현실에서 경영개선을 위한 수취가격 제고에 많은 농업인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나 가격이 어느 일방의 요구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가격결정에 대한 인식변화를 보면, 우선 가격이 생산비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믿었던 때가 있었다. 공산품 자체가 희귀하던 산업혁명 초기에는 손해보고 판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던 시절이라 투입된 비용을 바탕으로 가격이 형성된다고 생각한 것인데,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수요를 무시하고 공급측만 고려했다는 문제가 있다.

한편 투입된 노동의 크기에 의해 가치가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유재산과 시장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 체제 내에서는 시장과 가격은 존재할 수 없었고, 투입되는 노동의 크기가 가치판단의 지표가 된 것이다. 하지만 지식활동이 사회의 기반이 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투입되는 지식의 질이 중요한데 단순히 투입된 사람의 수나 노동시간으로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은 현대사회의 가치평가와는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가치가 소비자의 주관적인 만족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는데 이 부류의 사람들은 수요자 입장에서의 가격결정을 설명했다. 이후에는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고 인식하는 가격결정 이론체계가 등장했다. 요컨대 가격이 ‘공급자 → 수요자 → 공급자와 수요자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인식이 변해온 것이다.

농산물의 수취가격도 어느 일방이 아닌 공급자와 수요자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시장개방으로 수입농산물에 더 익숙해져 가는 소비자를 고려하면(최근 국민의식조사 결과 외국산보다 비싸더라도 국내 농산물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가 5년 사이 절반이상 줄었음), 농가가 원하는 적정 수취가격 실현을 위해서는 생산보다 오히려 소비자의 국내 농산물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생산된 농산물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도록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농업경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선진 농가들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처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생산과정의 세세한 부분까지 소비자와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내 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깨끗하고 안전한 것임을 알려 소비자와 신뢰를 쌓아 나가야 한다.

/최재혁 작물연구과 경영정보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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