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와 랜서
프리와 랜서
  • 경남일보
  • 승인 2016.03.0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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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중소기업진흥공단 홍보실장)
이창섭
매년 봄비가 내릴 때면 과거 크게 유행한 TV드라마가 생각납니다. 저도 당시에 즐겨 보았는데 드라마 종영 후 한 배우가 복잡한 심경으로 인터뷰를 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드라마라는 무대 위에서 찬란했던 만큼 무대를 내려온 후의 공허감을 이야기하더군요. 비단 배우의 무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도 각자의 무대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몇 개월 단위로 작품을 바꾸어가며 무대를 옮기는 배우만큼 많은 무대를 경험하진 않지만, 살아가며 우리도 크게 몇 번씩 무대를 바꿔가며 살아갑니다. 또 사람에 따라 그 무대도 다양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무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먼저 가족이란 든든한 무대가 있겠네요. 또 고등학교나 대학교처럼 학창시절이 하나의 큰 무대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밥벌이 하는 직장이라는 무대도 있습니다. 평생 한 직장을 다닌다면 개인에게는 큰 무대일 것입니다. 최근에는 ‘직장’보다 ‘직업’이 중시돼 능력에 따라 직장을 옮겨가는 사람이 많아 몇 번씩 직장이란 무대를 바꾸는 경우도 흔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샐러리맨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끝에는 ‘프리랜서’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자유를 뜻하는 영단어 ‘free’와 창을 든 사람을 뜻하는 ‘lancer’의 합성어인 프리랜서는 중세 유럽에서 어느 국가, 당파에 소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보수를 받고 창을 들고 싸우던 사람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요즘에는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계약을 통해 일하는 사람을 칭하는 말로 널리 쓰입니다.

프리랜서를 이루는 말 중 ‘프리’라는 말에는 무거운 책임감도 담겨 있지만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장점도 담겨 있습니다. 특히 연륜과 지식이 축적된 노년에 맞는 ‘프리’는 제2의 인생을 열어가는 ‘재밌는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자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어떠한 창을 든 사람 즉 ‘랜서’가 될 것인지 하는 문제입니다.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전파하는 ‘부드러운 창’을 든 사람이 된다면 보다 의미 있는 ‘프리랜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어디에 속하지 않고 자기 일을 해서 작은 벌이가 된다는 것은 큰 행복일 것입니다. 배우가 무대를 떠나 살 수 없듯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프리랜서로 맞이하는 마지막 무대는 더없이 큰 행복일 것입니다.
 
이창섭 (중소기업진흥공단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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