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성장과 분배
[경일시론] 성장과 분배
  • 경남일보
  • 승인 2016.03.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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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숙 (객원논설위원·인제대 응용수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009년 이후부터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원인 중 자살이 1위, 자살 이유는 성적 및 진학문제, 경제적 어려움, 직장문제 등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데이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는 문제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의 문제’에 극심한 부담감을 갖고 있으며, 특히 청소년이 남의 눈치를 보면서 경쟁력을 키우기보다는 경쟁을 하며 미래의 삶에 불안해 한다는 사실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한 금수저, 흙수저는 경제불황과 가계 부채, 고용 불안 등으로 중산층이 사라지고 사회계층이 양극단으로 몰리는 자산 및 소득 양극화와 청년층 실업과 실질소득 감소, 주택가격 고공행진에 따른 결혼 및 출산의 포기가 더욱 심화되고, 사회적 계층에 따라 인생의 출발지점이 달라지는 현실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표현하는 유머러스한 용어이다.

세계적으로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럴수록 무역 활성화로 자본집약적 제조업 성장, IT산업이나 한류산업의 기술집약적 발전, 서비스업 부문을 중심으로 저부가 가치형 자영업 성장 등의 청신호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어른들이 절망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세상은 각박하다. 하지만 봄에는 새싹이 돋듯이 그래도 우리의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라는 희망을 전하고 또 보여줄 의무와 책임을 가져야 한다.

사람이나 동식물이 자라서 점점 커지거나 사물의 규모나 세력이 점점 커짐을 표현한 성장은 인간과 사회에 각각 존재하면서 더불어 공존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한 생명체가 성장만을 계속하면 괴물이 된다. 그래서 인간은 나이가 들면 성장을 멈추고 개인화보다는 사회화를 추구한다. 어른들이 할 일은 더 이상 욕심내지 말고 지금까지 성장과정에서 받은 혜택이 있다면 젊은이들이 마음껏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해 베푸는 일이다. 사회나 경제 또한 성장은 물론이고 성장의 반대개념인 정체, 쇠퇴, 수축상태가 항상 나타난다. 만약 성장을 멈추었다면 그때 사회가 할 일은 바로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생산의 결과물을 생산과정에 참여한 노동, 자본에게 나눠주는 것을 분배라고 하며, 예전에는 빈부 격차를 개인의 책임으로 생각했지만 오늘날에는 빈부 격차를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지 않고 정부나 사회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나아가 소득이나 재산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세금을 거둬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비나 의료비, 교육비를 지원하는 소득의 재분배를 많은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제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는 양극화 현상과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이들 사이에 팽배해 있는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라는 화두를 성장과 분배 측면에서 생각해 보자. 성장을 하고 분배할 것인가. 분배를 하면서 성장할 것인가. 어느 것이 위의 화두를 해결하기 더 효율적인가.

필자는 해결책으로 ‘성장 후 분배’를 제안한다. 즉 개인, 기업은 복지 및 교육면에서최대 성장을 위한 다양한 도움을 받고, 그런 후 성장에서 얻은 생산물을 사회에 분배하자. ‘성장 후 분배’라는 사회적 혁신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식 속에 뿌리 깊이 자리 잡혀 의식을 행동으로 바꾼다면 우리는 언제나 희망을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며, 결국 성장한 후에도 분배를 하지 않는 개인, 기업과 사회는 싹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김향숙 (객원논설위원·인제대 응용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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