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in 풀 스토리] 진주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직장 in 풀 스토리] 진주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 김귀현
  • 승인 2016.02.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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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현장 대하는 마음 "First in, Last out"
진주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전성민 구급대원이 구급차량에 탑승해 응급처치 시범을 보이고 있다. 중앙119안전센터는 구급대 출동시 운전자를 제외한 2인 1조로 움직이고 있다.
진주 관내 장대·봉곡·인사·상봉동 등 지역을 관할하는 중앙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이 구급차량 앞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몇 해 전 설문조사에서 국민 신뢰도 1위를 차지한 직업이 소방관이었다. 그만큼 믿는 사람도, 찾는 사람도 많다. 인터뷰 대상자인 전성민 반장의 말을 빌리자면, 자녀의 물음에도 언제고 자랑할 수 있을 법한 직업이자 직장이다. 퍼스트 인 라스트 아웃(First in, Last out), 누구도 손 쓰지 못하는 상황에 가장 먼저 진입하는 119구급대원을 진주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에서 만났다.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 아들 딸에게 ‘아빠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자랑할 수 있을 만한 직업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구급대원을 선택했다.”

전성민 소방위(48)는 대학 학번이 두 개다. 대학 졸업 직후 다른 직장에 3년 정도 머물다 소방관 임용을 위해 다시 대학에 입학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 창녕소방서에 첫 발을 내디딘 이후 직장 경력이 어느덧 11년 차에 접어들었다. 누구나 꺼리는 현장이 그에게는 일터다.

전 소방위에 따르면 경남은 아직 정식으로 구급대가 구성되지 않았다. 타 부서와 구급대의 차이점은 현장에서 구조한 인명을 살려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장에서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환자를 이송하기까지 가능한 응급처치와 치료를 하는 것이 이들의 몫이다. 출동 수가 절대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다. 관내 일 출동건수는 평균 50건. 구급 출동이 40여 건 이상을 차지한다. 겨울철은 만성질환자 등 비응급 출동이 잦지만 상대적으로 출동은 적다. 대신 여름에는 풍수해 급수지원이나 벌집 제거 출동으로 배는 더 바쁘다. 비중으로 따지자면 열 중 일곱이 응급이고 셋이 주취자 등 비응급 신고다. 현재 중앙119안전센터는 21일 주기로 24시간 근무 중이다. 1팀 당 6명에서 최대 10명의 인원이 교대로 관할 및 인근 지역을 살피고 있다.

“화재같은 재난상황이 없어도 바쁜 건 매한가지다. 환자 발생이나 신고자 본인이 건강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이전에 비해 긴급전화번호 119를 인식하는 이들이 많아 신고 분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화재대응팀은 현장에서 불이나 재난 상황을 상대하지만, 구급대는 민원인 대응이 주요 업무다. 현장 출동은 물론 대민 업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단연 신고자와의 소통이다. 신고 내용을 꼼꼼히 듣고 이송자의 몸에 어떤 이상이 있는지, 부상 정도에 따라 이송이나 타 기관 인계를 판단한다. 특히 환자를 어느 기관에 이송해야 할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는 구급대원의 몫이다. 전 소방위는 “인명을 다루는 특성상 응급구조사 자격증이나 간호사 자격증 등을 갖춰야만 구급대원으로 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까다로운 대민 업무와 바쁜 현장 활동에도 전 소방위는 “구급대원으로 일 할 맛 난다”고 했다. 베테랑인 그지만 현장에서 순간 경황이 없기는 타 대원과 같다.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광경을 감내하는 것도 이들의 과제. 하지만 가슴 뿌듯한 순간이 생긴다고 했다. 전 소방위는 “몰래 음료수를 두고 가시는 민원인이 있는가 하면 고마운 마음을 전하려 현장에 남았다가 인사를 남기신 어머니도 계셨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험한 말도 듣고 드물지만 폭행을 행사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언뜻 감당하기 힘들 것 같지만 내부에서 이를 소화시킬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고 있고, 같은 짐을 진 동료들끼리의 우애가 대단하다. 보람이 훨씬 큰 직업이니 도전하는 분들은 너무 겁내지 말라”고 조언했다.


 
▲ 올해로 근무 11년차에 접어든 진주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전성민 소방위.



진주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전성민 소방위 인터뷰
“어떤 현장도 여느 현장과 같다”


올해로 근무 11년차에 접어든 진주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전성민 소방위.




-직업 입문에 계기가 있다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4년 가량 다른 직장에서 사회 경험을 쌓았다. 불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직업적 고민이 생겼었다. 누군가를 돕는 것이 일인 직업은 없을까 고민했다. 간호학과, 응급구조학과 등 관련 학과를 졸업하면 특채 임용에 응시할 수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히 합격하게 됐다.



-구급대원의 고유 업무를 설명한다면

▲환자 발생시 상황을 판단해 응급처치나 이송 여부를 결정한다. 기본적인 사무업무도 당연히 겸하고 있다. 또 우리 센터에서는 소방시설 점검이나 소화전 작동확인 처럼 예방업무라든지, 기동순찰 통해 소방 통로를 확보하는 등 업무도 맡고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현장은

▲교통사고 등 피해자 신체가 훼손된 외상사고. 현장을 경험하다 보면 이것도 일종의 ‘내성’이 생겨 견딜 수 있게 된다. 이보다는 원룸이나 단독주택서 홀로 돌아가신 분들을 발견할 때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안타까운 마음 때문인지 잔상도 오래 남는 것 같다. 그 외에도 멀리 타지에 계신 딸이 어머니와 연락이 안된다고 해 문을 부수고 들어간 일이라든지, 서울에서 가출한 딸이 진주에 있으니 찾아달라는 신고를 받고 새벽 내내 수색에 나선 일 등 특이한 에피소드도 무척 많다.

-급박한 순간에 가장 의지가 되는 직업군인데, 반대로 구급대원이 민원인에게 부탁하고 싶은 점

▲경광등이나 사이렌 켜지 않고 급히 지나가는 구급차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동안 ‘급한 일도 없으면서’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많았을 것 같다. 사실 환자가 탑승해도 편안한 상태에서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이를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자주 있다. 119구급차가 기기 작동 없이 급히 움직이더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달린다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구급대원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구급대원을 거창하게 설명할 만한 말은 없다. 비단 구급대원 뿐만 아니라 모든 소방공무원에게 해당되겠지만, 위험한 현장에서도 자기 자신만 위험한 현장에서 보호할 수 있다면 어느 현장도 여느 현장과 같다. 무엇보다 서러운 일보다는 보람찬 일이 많은 직업이라는 점을 꼭 강조하고 싶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진주 관내 장대·봉곡·인사·상봉동 등 지역을 관할하는 중앙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이 구급차량 앞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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