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논개작전'이라니…
[특별기고] '논개작전'이라니…
  • 곽동민
  • 승인 2016.03.09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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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 (진주논개제 제전위원장·진주향교 전교)
흔히들 진주를 충절의 고장이라고 말한다. 이유는 임진왜란 3대첩지 중의 한 곳이요, 7만 민·관·군이 순절한 호국의 성지이기 때문이다. 나라가 일제에 합병됐을 때 조국독립을 위해 기미독립운동이 일어나자 일반 백성들은 말할 것도 없고 걸인들이나 홍등가의 기생들까지 걸인독립단, 기생독립단을 조직해 맨주먹으로 왜경의 총칼에 맞섰던 의로운 호국정신을 가진 백성들의 고장이 이곳이다.

걸인들의 절규는 굶어 죽을지언정 왜놈들에게는 빌어먹지 않으며, 하찮은 기생으로 살아갈지언정 왜놈들의 청을 들어 호의호식하느니 차라리 굶어죽는 것이 낫다며 대한독립만세를 목청껏 외치던 호국의 성지가 이곳이요, 이것이 바로 진주정신이다.

소수 병력으로 진주대첩을 이루고 그것도 잠시, 계사년(1593)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대대적인 왜군의 침입으로 진주성이 풍전등화에 처했을 때 기꺼이 목숨을 바쳤던 진주목민들. 이왕 무너지는 성이라면 성문을 열어주고 항복했더라면 굴욕적이긴 하지만 목숨은 부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진주목민들은 구차하게 사느니 죽음을 선택했다. 논개의 의로운 죽음은 위대한 구국정신의 발로였다.

계사년 제2차 진주성 전투에서 진주성이 함락되고 7만 민·관·군이 산화하자 왜장을 유인해 남강에 투신한 논개의 숭고한 구국정신은 만고에 빛나는 위업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공덕은 나라에서 사당을 내리고 의기(義妓)라 칭하고 치제케 했고,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얼을 되새기며 논개제를 봉행하며 만민의 본보기로 숭앙하고 있는 것이다.

목숨에는 직위가 높건 낮건 귀인이건 천민이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가녀린 여인으로서 조국과 민족을 위해 적장을 끌어안고 기꺼이 목숨을 바친 이 숭고한 여인을 지금 이 시대에 폄훼하는 무리들이 있으니 실로 통탄할 일이다. 소위 정치와 언론계에서 친박이니 비박이니 논쟁을 하면서 ‘논개작전’ 등의 이름으로 함부로 논하고 있으니 도대체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정예부대 장군들도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더러 도주하는 상황에서 여인의 몸으로 나라에 몸 바친 숭고한 업적을, 철새처럼 지조 없는 일부 정치세력들의 공천싸움에 비유한다는 것이 정녕 올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 할 수 있겠는가. 경고하건대 더 이상 논개를 논하지 말라. 이미 그들에게 항의서한을 보낸 바 있으니 지금 당장 이성을 되찾기 바란다.

우리 진주시민은 논개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계승·발전시키고자 논개제와 남강유등축제를 열어 그 정신을 되살리고 그 얼을 기리며 수백 년을 이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정치싸움에 ‘논개작전’이라는 이름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는 것에 대해 몹시 분노하고 있다. 다시 말하건대 이제 썩은 정치싸움에 더 이상 논개를 거론하지 말라. 또다시 애국충절의 거룩한 논개정신을 폄훼하는 발언을 한다면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구차하게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했던 진주정신과 진주사람들을 더 이상 자극하지 말라. 지금 중단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심각한 난관에 부닥칠 것이다.

 
심동섭 (진주논개제 제전위원장·진주향교 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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