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쌍살벌의 비행(천융희 시인)
한낮 방죽을 따라 서성이다
마른 허공에서 추락한 쌍살벌 한 마리 본다
수면 위 허우적대는 동안
절대 소멸하지 않은 물의 과녁
일순간 파동 치는 저 목숨 부지한
죄다 매순간 필사적이지 않은 생이 어디 있을까
결국 제 몸이 과녁일 수밖에 없는 날生 것들
빠져드는 몸이 주검을 밀어내느라
비껴가느라
절체절명 앞에서 소용돌이치는 비명은
곧잘 둥근 물결로 확장되어 사라지고 만다
불문하고, 죽을 힘 다하는 저것
물가로 겨우 기어오르는 저것을
때론 물의 안쪽으로 더 깊숙이 밀어넣고 싶어질 때
누군가 내 날개 죽지를 자꾸만 지우는 것 같다
사방, 생의 솔기에서 터져 나오는
이 땅 족속들의 비명이 어김없이
저기 저 환한 밤을 건너고 있다
--------------------------
*세상의 수령에서 허우적일 때 나는 과녁이 된다. 퍼덕일수록 커지는 파형, 체념과 저항의 부호 같은 처절한 몸짓과 그 생존의 비명. 시방 사람과 사람들이 이 어둠의 바닥을 치며 질곡한 과녁 속에 갇히고 있다. 삶의 그 경계와 명제. (주강홍 진주예총회장)
마른 허공에서 추락한 쌍살벌 한 마리 본다
수면 위 허우적대는 동안
절대 소멸하지 않은 물의 과녁
일순간 파동 치는 저 목숨 부지한
죄다 매순간 필사적이지 않은 생이 어디 있을까
결국 제 몸이 과녁일 수밖에 없는 날生 것들
빠져드는 몸이 주검을 밀어내느라
비껴가느라
절체절명 앞에서 소용돌이치는 비명은
불문하고, 죽을 힘 다하는 저것
물가로 겨우 기어오르는 저것을
때론 물의 안쪽으로 더 깊숙이 밀어넣고 싶어질 때
누군가 내 날개 죽지를 자꾸만 지우는 것 같다
사방, 생의 솔기에서 터져 나오는
이 땅 족속들의 비명이 어김없이
저기 저 환한 밤을 건너고 있다
--------------------------
*세상의 수령에서 허우적일 때 나는 과녁이 된다. 퍼덕일수록 커지는 파형, 체념과 저항의 부호 같은 처절한 몸짓과 그 생존의 비명. 시방 사람과 사람들이 이 어둠의 바닥을 치며 질곡한 과녁 속에 갇히고 있다. 삶의 그 경계와 명제. (주강홍 진주예총회장)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