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뜻있는 나무심기 행사를 위하여
[경일포럼] 뜻있는 나무심기 행사를 위하여
  • 경남일보
  • 승인 2016.03.1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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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창 (농학박사·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나무심기 좋은 시기가 다가왔다. 우리 지역에서는 올해 탄소흡수원인 산림에 총 99억원을 투입해 1320ha의 면적에 265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고 경남도가 밝혔다. 우선 도민의 나무심기 참여 분위기 확산을 위해 3월 1일부터 4월 15일까지 봄철 나무심기 중점기간으로 정하고 시·군별로 나무 나눠주기 행사도 실시한다. 이와 같이 매년 전국에서 전 국민이 동참해 나무심기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심고 있는 나무이름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안다면 더욱 뜻 있는 나무심기 행사가 되지 않을까.

먼저 꽃이 아름답게 피는 나무이름에 대하여 알아보자. 이른 봄, 봄소식을 전하는 목련은 연꽃처럼 생긴 꽃이 나무에 달린다고 하여 목련이다. 5월에 활짝 피는 철쭉은 한자 이름인 척촉이 변화된 것으로, 꽃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가던 나그네가 걸음을 멈춰 ‘철쭉 척’자에 ‘머뭇거릴 촉’자를 썼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조팝나무는 꽃이 피어 있을 때에 보면 좁쌀로 지은 조밥을 흩뜨려 놓은 것 같다 하여 조밥나무로 불리다가 조팝나무가 된 것이다. 배롱나무는 여름에 시작해 가을이 무르익어 갈 때까지 석 달 열흘도 넘게 꽃이 핀다. 그래서 백일홍이라고 부르는데, 처음에 백일홍나무로 부르다가 배기롱나무를 거쳐 배롱나무로 변화된 것이다. 박태기나무는 밥알 모양과 비슷한 꽃이 피어 밥떼기나무라 불리다 박태기나무로 바뀐 것이라 추정된다.

나무 모양에 따라 이름 붙어진 나무로 때죽나무는 가을에 수백, 수천 개씩 아래로 조랑조랑 매달리는 열매 머리가 회색으로 반질반질해서 마치 스님이 떼로 몰려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처음에 떼중나무로 부르다가 때죽나무가 된 것이라고 짐작된다. 화살나무는 나뭇가지에 화살의 날개모양을 한 얇은 코르크가 세로로 줄줄이 붙어 있어서 화살나무라 부른다. 층층나무는 나뭇가지가 층층계단을 이뤄 마디마다 규칙적으로 가지가 돌려나면서 가지런한 층을 이뤄 옆으로 뻗기 때문에 층층나무이다. 작살나무는 가지가 정확하게 서로 마주나기로 달리고 중심가지와 벌어진 각도가 작살모양과 매우 닮았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미선나무는 열매모양이 마치 부채를 펴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생겨서 미선나무라 한다.

다음으로 물푸레나무는 물을 푸르게 하는 나무이다. 어린 가지를 꺾어 껍질을 벗긴 다음, 그 껍질을 맑은 물이 담긴 하얀 종이컵에 살며시 담그면 가을 하늘이 연상되는 맑고 연한 파란물이 된다고 하여 물푸레나무이다. 뽕나무는 열매를 먹으면 소화가 잘 돼 방귀를 뽕뽕 뀌게 된다 하여 뽕나무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가죽나무는 가짜 중 나무로 채식을 하는 스님들이 절에다 참죽나무를 심고 그 잎을 먹었는데, 비슷하게 생겼으면서도 가죽나무 잎은 먹을 수 없었기 때문에 가짜 중 나무라 하여 이름 붙여졌다. 으름덩굴은 주로 차가운 물이 흐르는 계곡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데 새하얀 과육은 맛이 달콤하고, 씨앗이 씹히면서 혀끝에 전해져 오는 차가운 느낌과 색깔은 얼음을 닮았다. 그래서 이를 따먹던 아이들이 얼음과일이라고 부르던 것이 으름이 됐다고 한다.

겨울을 맞은 인동덩굴은 아주 추운 지방에서는 잎이 떨어지지만 따뜻한 곳에서 늦게 돋아난 잎은 파란 빛을 그대로 가지고 겨울을 넘긴다. 그래서 어려운 겨울을 참고 이겨낸다는 뜻으로 인동(忍冬)이란 이름을 붙여 주었다. 이와 같이 자신이 심고 있는 나무이름에 대한 유래를 알면서 나무를 심는다면 더욱 뜻 있는 나무심기 행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남창 (농학박사·남부산림자원연구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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