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잔디 '깎고', 나뭇가지 '꺾고'
◈말숲산책-잔디 '깎고', 나뭇가지 '꺾고'
  • 허훈
  • 승인 2016.03.14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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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숲산책-잔디 '깎고', 나뭇가지 '꺾고'


‘깎다/깍다, 꺾다/꺽다’. 받침에 ㄱ[기역]을 붙여야 할까, 아니면 ㄲ[쌍기역]을 붙여야 할까. ‘ㄲ’인 ‘깎다, 꺾다’가 맞다. “사과를 깎다./봉순이는 들고 온 보자기 속에서 깎은 날밤을 꺼내어 오독오독 씹는다.”와 같이 ‘깎다’는 ‘칼 따위로 물건의 거죽이나 표면을 얇게 벗겨 내다’의 뜻을 지닌다. ‘꺾다’는 ‘길고 탄력이 있거나 단단한 물체를 구부려 다시 펴지지 않게 하거나 아주 끊어지게 하다. 또는 경기나 싸움 따위에서 상대를 이기다’의 의미다. “꽃을 꺾다./우리 팀은 결승에서 상대를 2 대 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처럼 쓴다.

또 받침이 ‘ㄲ’인 낱말이 있다. ‘늦깎이, 손톱깎이’ 등이다. ‘늦깎이’는 ‘나이가 많이 들어서 어떤 일을 시작한 사람’을 일컫는데, “그는 회사 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한의학을 배운 늦깎이 한의사다.”와 같이 쓴다. 고령사회를 치닫는 오늘날, 인생 2막 황혼의 삶을 성공적으로 이끈 ‘늦깎이들’이 적지 않아 귀감이 되고 있다. ‘손톱을 깎는 기구’인 ‘손톱깎이’도 받침에 ‘ㄲ’이 들어간다. “아이의 손톱이 길면 얼굴에 상처를 낼 수 있으니 손톱깎이로 수시로 잘라 주어야 한다.” 등처럼 쓴다.

그런데 ‘콩깍지, 깍듯이’처럼 ‘ㄱ’ 받침이 들어가는 단어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콩깍지’ 하면 앞이 가리어 사물을 정확하게 보지 못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인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가 떠오른다. ‘예의범절을 갖추는 태도로’의 뜻인 ‘깍듯이’는 “손님을 깍듯이 대접하다.”와 같이 쓴다. 정리하면, 받침 ‘ㄲ’인 단어는 ‘깎다, 꺾다, 늦깎이, 손톱깎이’ 등이고, ‘ㄱ’ 받침 낱말은 ‘콩깍지, 깍듯이, 깍두기’ 등이다. 나열한 단어만 잘 기억한다면 ‘ㄱ과 ㄲ’의 혼동에서 벗어날 수 있다.

허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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