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토종’ 카페, 더웨이닝커피·반반스프링스
진주 ‘토종’ 카페, 더웨이닝커피·반반스프링스
  • 김귀현
  • 승인 2016.03.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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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대형 프랜차이즈 맞서 경남부터 차근차근
우리는 한 손에는 휴대전화, 다른 손에는 커피를 든 인파 속에 섞이곤 한다. 성인 한 명이 소비하는 원두 양이 1년 3.38㎏, 커피 잔 수로는 484잔에 이른다고 한다. 일주일 평균 12.3회를 마신다고 하니, 종류를 막론하고 하루에 커피 한 두잔을 꼬박 마시는 셈이다. 커피 한 잔을 만드는 카페는 일상 곳곳에서 숨쉰다. 카페는 직장 생활을 헤쳐나갈 생존형 카페인을, 시험과 과제와 싸울 전투장을, 나른한 오후에는 대화 시간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렇게 바쁜 카페, 진주에서 움튼 곳도 있다. 지역에 뿌리를 둔 반반스프링스와 더웨이닝커피다.

◇반반스프링스 양영식 전무

 
반반스프링스 프랜차이즈 사업 담당 양영식 전무


낯선 이름으로 시선 끌기…탄탄한 지역 기반으로 전국 넘본다

반반스프링스 간판은 언뜻 대형 프랜차이즈를 연상하게 한다. 개점 초기만 해도 이름이 낯설어 발길을 멈추고 쳐다보는 사람도 있었다고. 하지만 이제 진주 지역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는 브랜드다. 반반스프링스에서 프랜차이즈 사업 전반을 맡고 있는 양영식 전무는 “(반반스프링스는) 지인들과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 끝에 나온 이름”이라며 “호주에 있는 마을 이름으로 중간 지점이라 어디를 향해도 들렀다 가게 되는 장소라고 한다. 이 마을을 거치듯 손님이 편안히 쉬고 가기를 바라는 뜻에서 지었다”고 설명했다.

매장 내부를 둘러보자 녹색이 눈에 띈다. 매장마다 중앙에 커다란 나무 조형도 세워져 있었다. 양 전무는 “눈의 피로감을 덜어주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했다”며 “카페는 커피를 마시는 곳이자 휴식 공간이다. 반반스프링스는 더운 날씨에 찾는 그늘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 반반스프링스 매장 내부 사진
 
▲ 반반스프링스 진주 평안동점 매장 내부 사진


막연히 커피에 대한 관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양 전무와 강근모 대표는 진주에서 나고 자란 오랜 동네 선후배 지간이다. 두 사람은 대형 프랜차이즈 창업을 알아보기도 했지만 이내 발길을 끊었다. 당시에도 커피숍 창업은 차고 넘치던 시기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역 내 수요와 발전 가능성을 보고 팔을 걷어 붙였다. 양 전무는 “진주가 좁다면 좁은 지역이지만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며 “예전 같으면 ‘이 돈에 겨우 커피 한 잔’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요즘은 밥 한끼 가격이라도 기꺼이 투자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반반스프링스는 타 브랜드에 비해 음료 양은 많고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아메리카노 메뉴만 7가지에 달할 정도니 선보이는 메뉴도 다양하다.

이같은 기세를 타고 반반스프링스는 진주를 포함해 총 10곳에 자리잡았다. 개점 예정인 사천·삼천포 점을 제외하면 진주 곳곳에만 8개 지점이 문을 열고 있다. 평안점을 개점한 지 4년 째, 손님은 그 사이 배 이상으로 늘었다. 진주 지역에서 태어난 브랜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반스프링스만 고집하는 단골도 늘었다. 지역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듯 했다.

양 전무는 “지역 주민에게 인정을 받는 것 같아 뿌듯하다”며 “경남 전 지역에서 창업 관련 문의도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 지역에서 탄탄히 자리 잡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면, 국내 커피 브랜드 중 선두 계열에 당당히 진입하는 것이 향후 목표다. 1등 브랜드가 된다면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더웨이닝커피 윤기남 대표

 
더웨이닝커피 윤기남 대표

8년 만에 노점에서 중국까지 “지역에 오랫동안 남고 싶다”

‘커피를 찾는 사람들의 길잡이’. 당찬 브랜드명에 걸맞게 일을 냈다. 윤기남 더 웨이닝 커피 대표가 겁 없이 노상에서 커피를 팔고, 지인이 운영하던 중소 브랜드를 빌리던 때가 어느덧 8년 전이다.

윤기남 더 웨이닝 커피 대표는 “노점 시절부터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와 함께했으니 지역의 쓴소리와 단소리를 먹고 자란 것”이라며 “카페 이름도 공모전을 통해 선정했다. 옛날 하늘의 별자리가 나그네의 길잡이지 않았나. 원래는 ‘DW’였는데 ‘W’가 들어간 상표가 이미 많다고 하더라. 그래서 지금의 이름이 탄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담겨있었다. 윤 대표는 “어느 지역이나 그렇겠지만 진주 사람들은 고향에 대한 애착이 유난히 강한 것 같다”며 “수 년 일해온 지금도 진주에서 커피를 선택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듣는다. 그저 내 고향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 더 웨이닝 진주본점(경상대점) 매장 전경
 
▲ 더웨이닝커피 진주 초전점 매장 내부 사진

골목마다 카페 한 곳 없는 곳을 찾기 힘든 때다. 커피숍은 특유의 세련된 이미지와 시장 규모 때문에 창업 업종 선호 순위에 손꼽힌다. 부산·경남 지역에서 우위를 선점한 브랜드인데 비해 의외로 지점 수는 20곳 남짓이다. 지점 확대에 집중할 만도 하지만 윤 대표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유행 따라 ‘한 방’에 집중하다 보면 무너지기 십상”이라며 “지역에서 교육에 나서고, 사업 영역도 넓혔지만 선뜻 창업을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자본력을 무기로 덤비는 기업과 시시때때로 바뀌는 유행에 당해내기 힘들다는 것이 이유다.

윤 대표는 “여전히 진주에 본사를 둔 데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다”며 “소도시인 진주에서 문을 연다는 것도 그래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며 “카페는 사람이 만든 커피를 사람들의 일상에 배게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표는 “당장은 산청에 새 지점을 열 예정이고 부지런히 해외 진출로를 닦는 중”이라면서 “광저우를 기반으로 늦어도 내년 초엔 중국에서 더 웨이닝 커피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더 웨이닝 커피는 부산지사를 세웠다. 그는 회사 규모가 커져도 바탕은 진주에 둘 것이라고 했다. 뿌리를 고장에 두고 싶다는 그는 “크고 복잡한 곳은 체질상 안 맞는다”며 웃었다.

3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외국에 나설 때면 수십, 수 백년씩 시간을 보낸 카페에 들리곤 한다”며 “더 웨이닝 커피의 꿈은 지역에 오래 머무는 것이다. 10년 20년이 지나도 언제나 그 자리인 카페였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귀현기자 k2@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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